모든 시민은 기자다

흑인소년 총격 살해한 백인에 '무죄' 평결... 논란일 듯

짐머만, 정당방위 인정돼 석방... 불복종 항의 시위 예상

등록|2013.07.14 20:03 수정|2013.07.14 20:03

조지 짐머만의 무죄 판결을 속보로 보도하는 CNN. ⓒ CNN 갈무리


비무장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17)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조지 짐머만(29)에 대한 재판에서 짐머만이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CNN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13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제18순회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6명의 여성 배심원단은 마틴을 총격 살해한 짐머만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하고 2급 살인 등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26일 발생한 이 사건은 일단 짐머만의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쪽으로 일단락됐으나 향후 인종 차별 논란과 더불어 사회적 논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 사건은 지난해 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자경 대원으로 지역을 순찰하던 짐머만이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고 나와 귀가하던 마틴과 말다툼하던 과정에서 그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다.

당시 짐머만은 '마틴이 먼저 자신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후 바닥에 넘어뜨린 뒤 살해 위협을 가했기 때문에 정당방위 차원에서 사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현지 경찰도 이러한 짐머만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여 사건 발생 당시에는 체포나 기소를 하지 않았다.

이에 마틴의 부모는 '히스패닉계 백인인 짐머만이 인종차별적 동기로 마틴을 살해했으며, 경찰 또한 피해자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하면서 인종 차별 논란과 맞물려 파문이 확산됐다.

이후 해당 지역 흑인 사회와 인권 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항의 집회는 뉴욕 등 미국 전역으로 확대됐으며, 급기야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플로리다주 검찰은 올해 4월 짐머만을 2급 살인죄로 기소했다.

정당방위 인정 무죄 선고... 인종 차별 논란으로 불복종 항의 시위 예상

그러나 결국 이날 판결로 결국 짐머만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됨으로써 1년을 넘게 전 미국 사회에 파장을 몰고 온 이번 사건은 일차 종지부를 찍게 됐다.

하지만 재판 결과가 발표되자 법정 밖에 모여 있던 마틴의 유가족과 지지자들은 이번 판결에 분노를 표시하며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들이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고 외치며 불복 의사를 분명히 전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여성으로 선임된 배심원단 6명 중 1명을 제외한 모두가 백인으로 이뤄져 이번 재판이 인종 차별의 벽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짐머만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내려져 향후 더욱 사회적 파장이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지 시 당국과 경찰은 이번 판결에 따른 대규모 항의 사태 발생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짐머만의 이번 무죄 판결에 대해 흑인 사회 및 인권 단체가 어떠한 대응을 보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