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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언행은 나라의 국격"... 귀태 발언에 유감

박정희 연관 막말 논란에 첫 입장 표명... "품격 높은 정치 시대 열어야"

등록|2013.07.15 11:44 수정|2013.07.15 14:19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홍익표 민주당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 발언 등 최근 '막말' 논란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그동안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정제되지 않은 말이 많은 사회 문제를 일으켰는데 여전히 반복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와 함께 호흡하고 살아가는 지금은 경제력뿐 아니라 문화·사회적 품격도 중요하다"며 "말은 사람의 인격을 나타내고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언행은 나라의 국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가 문화로 하나가 되고 서로 마음을 나누는 때에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정중한 배려심을 가져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국격과 직결되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익표·이해찬 발언 겨냥한 박 대통령

박 대통령은 이날 특정인의 발언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또 박 대통령의 발언은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각 부처 장관들에게 내리는 주문 형태로 나왔지만, 사실상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과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의 "박정희가 누구한테 죽었나"라는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연관된 '막말 논란'에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해찬 고문은 지난 14일 오후 세종시에서 열린 충청권 당원 보고대회에서 "옛날 중앙정보부를 누가 만들었나, 박정희가 누구이고 누구한테 죽었나"라고 말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고문의 발언을 겨냥해 ""국민 뇌리에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자리에서 활동을 한 사람들은 끝까지 말을 좀 잘 했으면 좋겠다"며 "대통령이 아닌 돌아가신 분하고 자꾸 싸우려고 하는 모습들이 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채널A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를 보도하면서 "사망자 2명이 중국인으로 파악됐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 한 방송사고에 대해서도 재차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언론사 논설실장 및 해설실장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한마디로 그동안 (중국 국민들이) 한국 국민에 대해서 우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것이 다 사라질 판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최근 말 한마디로 중국 국민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힌 일이 있다"며 "지금은 사이버상 실시간으로 모든 것이 알려지고 공유되어 상처가 오래가고 지우기 어렵다, 국격을 훼손하고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통합과 화합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그 위에서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잘못된 말로 국민통합과 화합을 저해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서로 상생하고 품격 높은 정치 시대를 열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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