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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한전, 8월 밀양 송전탑 공사재개 명분쌓기?

윤상직, 밀양 방문 .. 조환익 '7월 공사 재개 없다' ... 주민, 공개서한

등록|2013.07.18 16:55 수정|2013.07.18 16:55
밀양 송전탑 공사는 재개될 것인가.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7월 공사 재개는 없다'고 하고,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가 적극 나서 해결하겠다'는 가운데, 밀양 주민들은 "8월 공사 재개를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밀양구간 공사'와 관련해 대화와 소통을 강조하면서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권고했다. 전문가협의체가 40일간 운영되었지만 원만한 합의가 이루지지 않자 국회가 정부, 한국전력, 주민 측에 권고한 것이다.

▲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3일 밀양을 방문해 송전탑 갈들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산업통상자원부


윤상직 장관과 조환익 사장은 최근 잇따라 밀양 송전탑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윤 장관은 지난 13일 밀양을 방문한 자리에서 "밀양 송전탑 갈등 문제를 정부가 적극 나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장관은 "7~8월 시간 나는 대로 밀양을 자주 찾겠다"면서 "올해 여름휴가도 밀양에서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전력과 밀양 주민간 갈등이 초기 단계에 해결됐어야 했는데, 8년 동안 지속되는 등 너무 오래 끌었다"며 "갈등이 더 이상 증폭되거나 악화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정부가 일찍 나섰어야 했는데 오늘에야 장관이 내려와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송전탑 건설 예정지의 마을을 하나씩 찾아 현지 주민한테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상황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번 주말에도 밀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1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에 참석했다가 기자들을 만나 "7월은 장마철이라 바로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말씀 드리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에서 요구하고 있는 '사회적 공론화 기구' 구성에 대해서는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명분쌓기 위해서라면 밀양에 오실 필요 없다"

밀양 주민들은 윤 장관의 밀양 방문과 조 사장의 발언을 '공사 재개를 위한 명분 쌓기'로 보고 있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와 경과지 주민들은 18일 윤 장관 앞으로 "공사재개를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서라면 밀양에 오실 필요 없다"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밀양 송전탑 공사 갈등을 중재할 자격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산업통상자원부는 명백히 주민과 한국전력의 갈등을 해결할 '제3자'가 아니고, 공기업 한국전력을 산하기관으로 거느린, 한국전력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정부 부처"라며 "당연하게도, 정부 중재의 당사자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밀양 765kV 송전탑 백지화 및 공사중단을 위한 경남공동대책위’는 10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밀양송전탑대책위는 "지난 12일 국무총리실에 '밀양 송전탑 갈등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론화 기구' 구성을 제안했고, 대통령도 지난 5월 28일 '사회 갈등을 해결할 기구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며 "우리가 제안한 사회적 공론화 기구가 바로 국회 권고안에도, 대통령의 말씀에도 전적으로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의 밀양 방문에 대해, 이들은 "한국전력은 지금 여러 개통으로 8월중 공사재개를 흘리고 있고, 저희들한테도 경찰 계통으로 한국전력측의 8월중 공사 재개 사실이 전달되었다"며 "장관님의 거듭관 밀양 방문이 공사 강행의 명분쌓기용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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