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세계3대 음식맛과 8색조 파묵칼레에 빠져볼래요?

[서평] 장은정의 <언젠가는, 터키>

등록|2013.07.19 16:27 수정|2013.07.19 16:27

책겉그림〈언젠가는, 터키〉 ⓒ 리스컴

교회 선교센터에서 성지순례자들을 위한 세미나가 6주째 진행되고 있다. 9월 중에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둘러보는 10박 11일 여행 일정을 위한 사전 공부다. 그곳의 지리와 문화, 역사와 언어, 그리고 음식 등 여러 가지 것들을 익히기 위한 시간이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자답게 오부영 목사는 재미나게 강의한다. 예루살렘에서 공부할 겪은 경험담이라든가, 여러 목사들을 데리고 한 달 가량 이스라엘 구석구석을 더듬던 배낭여행도 소개한다.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실제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면서 설명을 곁들이니 그야말로 현장감이 생생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 여행가면 김, 고추장, 컵라면을 가져가죠? 제발 그것들 가져가지 마세요. 외국에서는 그 나라 음식을 먹어보려고 노력하세요."

사실이 그렇다. 목사든 사업가든 그 누구든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외여행 어느 곳을 가든지 꼭 우리나라 반찬과 컵라면을 가져간다. 그곳 음식이 짜고 맵다는 것쯤은 미리 염두에 두고서 챙겨가는 것이다. 하지만 오부영 목사는 될 수 있으면 그 나라 음식 맛을 봐야 훗날에도 기억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장은정의 <언젠가는, 터키>에도 맛있는 현지 음식들이 소개돼 있다. 쇠고기와 양고기와 닭고기 등을 꼬치에 꿰어 구워낸 터키의 대표음식인 '케밥', 쇠고기와 양고기를 잘게 다져 동그랗게 뭉쳐내 구운 '쿄프테', 터키식 피자의 일종인 '피데', 얇게 민 밀가루 반죽 안에 채소와 고기를 넣어 만든 '괴즐레메' 등이 그것. 세계 3대 음식으로 손꼽힐 정도니 그 맛이 얼마나 일품이겠는가?

물론 터키 여행이 굳이 음식을 맛보고자 가는 건 아닐 것이다. 그곳에 한국공원이 있고 또 우리나라 여의도에 '앙카라 공원'이 있듯이, 우리와 형제애가 돈독한 터키에 여행하는 건 그곳의 남다른 매력 때문일 것이다. 동서양 만남의 도시, 도심 속 바다의 도시, 인류 문명의 축소판, 도시 전체에 널려 있는 유적지와 관광지,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로 가득 찬 그 매력들 말이다.

그녀는 터키 여행의 발걸음을 이스탄불에서 뗀다. 그곳에서 맛본 '고등어 케잡'이 특별한 맛을 선사했고, 서울의 명동을 빼닮은 젊음의 거리 '이스틱클랄'도 한층 흥을 돋우는 곳이었고, 또한 한국인이 운영하는 '동양호텔'이 있어서 더더욱 마음이 편한 곳이었다고 기억한다.

그곳에서 12시간을 달려 도착한 카파도키아. 그곳은 '요정의 굴뚝'으로 불리는 기암괴석들이 즐비한 곳인데, 종교적으로 탄압받던 기독교인들이 그곳에 숨어살면서 지하도시가 발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곳 카파도키아 하늘 위에서 즐긴 '벌룬투어'는 그야말로 요정 마을을 둘러보는 것과 같은 색다른 즐거움이었다고 한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 물러나고 작은 시골 마을에 붉은빛 노을이 내려앉을 무렵, 나는 그의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눈부시게 하얗던 석회붕이 붉은 노을빛을 그대로 받아들여, 때로는 오렌지 빛이었다가 잠시 보랏빛이었다가 다시 붉은빛으로 물드는 모습은 그 어떤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158쪽)

이른바 8색조로 변하는 파묵칼레에 관한 이야기다. 석회암 사이로 흐르는 온천수는 심신이 지친 사람들에게 너무 좋은 명약이라고 한다. 물론 지금은 그 양이 적어 파묵칼레에 몸을 담그진 못하지만 물장난은 칠 수 있다고 한다. 반면에 히에라폴리스의 클레오파트라 목욕탕에선 헤엄까지 칠 수 있다고 하니 수영복을 꼭 챙겨 가길 당부한다.

마치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주어지는 하늘의 선물 같았다. 생명줄을 부여잡듯, 캐노피와 연결된 줄을 꼭 부여잡았던 두 손을 날개처럼 펼쳐보았다. 하늘 위는 생각보다 고요하고 잠잠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푸르디푸른 지중해와 아름다운 욀류데니즈 해변, 저 멀리 보이는 블루 라군. 그리고 늘 꿈꿔왔던 하늘을 나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그 순간만큼은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217쪽)

안탈리아에서 버스로 4시간 거리의 위치에 있는 '페티예'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곳 창공에서 즐긴 패러글라이딩 맛은 카파도키아에서 즐긴 열기구와는 또다른 맛이라고 한다. 해발 2천 미터 상공에서 갖는 그 여유로움은 거금 20만 원을 주고서도 꼭 사아야 할 행복이라고 한다. 물론 그곳 페티예에는 2만 원으로 호사스런 하루를 살 수 있는 '보트투어'도 있다고 한다.

올해와 내년을 보낸 3년 뒤. 나도 터키를 꼭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곳이 바울의 선교 유적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면도 없지 않지만, 이 책에서처럼 그리고 다른 여행가들처럼 그 어떤 곳보다도 아름다운 매력들을 지닌 곳이 바로 터키라고 하니 말이다.

이 책 제목처럼 '나도 언젠가는, 터키'에 꼭 가 볼 것이다. 그곳에 가기 전 그곳의 역사와 문화와 종교, 그리고 언어와 음식점까지 꼼꼼하게 소개해주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사전 답사하는 것도 꽤 좋을 것 같다. 마치 성지순례자들을 위해 세미나를 하듯이 말이다.
덧붙이는 글 <언젠가는, 터키> 장은정 씀, 리스컴 펴냄, 2013년 7월, 264쪽, 1만3000원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