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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만 바다에 두고... 혼자 돌아와 미안하다"

[현장] '해병대 캠프' 사고 겪은 공주사대부고 '침울'

등록|2013.07.19 15:26 수정|2013.07.19 15:26

▲ 텅 빈 교실에 사고 학생의 자리에 화환이 놓여 있다. ⓒ 김종술


▲ 사고가 난 충남 공주에 있는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 김종술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다가 바다에 빠져 실종된 고등학생들에 대한 수색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캠프에 참석했던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와 집으로 귀가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큰 충격을 받은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9일 충남 공주에 있는 공주사대부고를 찾았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이 공부하던 교실에는 국화꽃이 놓였다. 학교는 침울한 분위기다. 교직원들은 가슴에 '謹弔' 리본을 달았다. 캠프에서 돌아온 학생들은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일부 학생들은 부모님을 기다리며 삼삼오오 학교에 모여 있다. 

침울한 학교... 돌아온 학생들은 '눈물'

사고를 겪은 2학년 교실에 물건을 챙기러 온 한 학생은 "이런 일을 처음 겪어 지금도 얼떨떨하고 정신이 없다"며 "(실종된) 친구만 남겨 놓고 돌아서려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걱정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 배를 탈 때는 구명조끼를 다 착용하고 나갔다, 돌아와서 구명조끼를 벗고 다시 물에 들어갔는데 너무 깊은 곳까지 가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며 "(사고를 당한 친구는) 공부를 참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 11시경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이 귀가를 서두르고 있다. ⓒ 김종술


▲ 교장실에 꾸려진 사고대책본부 ⓒ 김종술


학교장실에 설치된 대책본부를 찾아 관계자를 만났다. 학교 관계자는 "오늘부터 학교가 방학이라 해병대 캠프에 참여하지 않은 1학년과 3학년 학생들을 아침에 집으로 귀가시켰다"며 "캠프에 참여한 2학년 학생들도 태안에서 전원 철수시켜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부모님을 기다리느라 일부 학생들만 학교에 남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극기체험을 통한 리더십 배양을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2학년 학생은 여름에 태안에 있는 해병대캠프에 참석하고, 겨울에는 공주 계룡산 극기체험을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극기 체험을 하면서 사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교장을 비롯해 40여 명의 교사들이 사고 현장으로 갔고, 나머지 직원은 학교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며 "교기를 조기 게양했고, 아직 논의 단계는 아니지만 실종 학생들을 다 찾는대로 유가족과 상의해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취재 기자들이 몰리자 오전 11시 40분경 학교 관계자들이 謹弔 리본이 달린 화환을 가지고 왔다. ⓒ 김종술


한편, 사고가 발생한 태안 해병대 캠프는 정부의 청소년 체험활동 인증을 받지 않은 미인증 캠프인 것으로 드러나 학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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