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저지른 애니 '마.마.마', 특별 개봉 전략 있었다
'극장 사이트 선구매' 차별화 전략, 예매율 90% 육박
▲ 애니메이션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포스터 ⓒ 애니플러스
"일단, 확보한 티켓은 다 매진될 걸로 보고 있어요. 어떤 면에서 큰 흥행은 아니지만, 그것만 해도 확실한 '족적'이 아닐까 싶은데. 시도한 만큼 수확을 얻은 거고요."
20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이하 <마.마.마>)의 홍보 관계자는 확신에 찬 목소리를 들려줬다. 이 같은 자신감엔 '극장 사이트 선구매'라는 파격적인 배급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여름방학 성수기를 맞은 극장가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마.마.마>의 수입사인 케이블채널 (주)애니플러스는 20~21일, 27~28일, 롯데시네마 서울 5개관(합정, 노원, 영등포, 가산, 네비뉴엘), 주요도시 5개관(인천, 대구, 대구롯데백화점, 부산, 광주)의 총 68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개봉 전 영화사 측의 티켓 구매는 개봉 전 프로모션(유료시사)나 시사회용으로 이뤄진다. 이와 관련, 18일 개봉한 또 다른 애니메이션 <토니스토리 : 깡통제국의 비밀>의 수입사 대표는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터보>가 "변칙적인 개봉인 유료 시사회 진행을 과도하게 진행했다"며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개봉을 1주일 앞둔 <터보>의 유료시사가 개봉 영화인 <토니스토리>보다 많은 주말 스크린을 확보한데 따른 반발인 셈이다.
치열할 수밖에 없는 여름방학 애니메이션 시장이기에 <마.마.마>의 특별한 개봉 전략은 더욱 주목된다. 이에 관련해 "이런 배급방식에 대해 무척 고민했다"는 (주)애니플러스 전승택 대표는 "일단은 <마.마.마>의 팬들이 제대로 영화를 볼 수 있기를 바랐다"며 "만일 팬들이 움직여 주시지 않는다면 이 모든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겠다는 각오를 했다. 열혈 팬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일단 해보는 거다"라고 밝혔다.
특별한 개봉 전략에 90% 육박하는 예매율로 화답한 팬들
이 같은 (주)애니플러스의 결단에 <마.마.마>의 팬들은 높은 예매좌석점유율로 화답하고 있다. <마.마.마>는 개봉 2일 전인 지난 18일 기준으로 평균 85%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했다. 개봉일인 토요일 예매율은 평균 90%가 넘는다.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화제작으로 분류되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개봉주말 좌석점유율이 77.7%(전국 8개 스크린/누적관객수 5만 7585명)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마.마.마>의 이 같은 수치는 분명 눈에 띄는 성적이다.
특히 토요일 좌석 매진을 기록한 영등포를 중심으로 합정, 에비뉴엘 등 서울 지역은 90%를 상회하는 놀라운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마니아 애니메이션의 최전선이라 일컬어지는 <애반게리온> 시리즈의 최신판인 <에반게리온 : Q>가 지난 2012년 개봉 당시 20~30%의 좌석점유율로 6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을 감안한다면, <마.마.마>의 개봉 전 수치는 분명 고무적이라 할 만 하다.
이에 대해 <마.마.마>측 한 관계자는 "최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등 전반적인 애니메이션 개봉 현황을 주시했다"며 "애니메이션 팬 층은 확실한데, 극장 환경은 그러한 관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팬들이 보기 좋은 시간 때, 주요 도시의 중앙 극장에서 볼 수 있도록 해 보자 싶었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또 "첫째로 좋은 극장 환경에서 상영하는 것이 관건이었고, 이를 계기로 차후 상영 일정이나 배급 조건에 우리 의지를 반영하고픈 마음이 컸다"며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러한 배급 방식으로 극장 측도 전혀 손해를 볼 이유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애니플러스가 일을 단단히 저질렀네요! 팬들은 필독!"
"애니플러스가 단단히 일을 저질렀군요! 마마마 극장판을 위해서 주말상영관을 통째로 사들였다는 소식입니다. 아울러서 마마마 팬들은 꼭 필독해달라는 요청입니다!"
<마.마.마> 개봉 전 SNS 상에 올라온 글이다. 이미 SNS 상에서 화제가 된 <마.마.마>의 특별한 개봉전략에 대해 마니아 팬들은 이미 상영 정보를 교환하고 티켓을 나누는 등 자발적으로 열성적인 관람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전통적인 가족 관객 층 외에 애니메이션의 마니아 팬 층이 꽤나 두텁게 형성돼 있다는 반증이다.
'마법소녀계의 에반게리온'으로 불리는 <마.마.마> 역시 애니플러스를 통해 방영을 마친 상태로 다수의 마니아 팬을 확보한 에니메이션이다. 미래를 고민하는 밝고 착한 15세 소녀 마도카가 신비한 전학생 호무라를 만난 뒤 마법소녀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세일러문'류의 평이한 애니메이션을 거부하고, 선과 악, 희망과 절망, 성장통에 대해 진지하게 다가선 애니메이션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10월 일본 개봉 당시 총 43개관으로 출발해 한화 10억 엔을 넘는 흥행 성적을 달성했으며, 제15회 문화청미디어 예술제 "애니메이션 부문 대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 바 있다.
'극장 사이트 선구매'란 신선한 배급 방식을 시도한 <마.마.마>가 과연 어떤 유의미한 족적을 남길지, 최근 <진격의 거인>을 인기로 주가를 올린 (주)애니플러스의 이러한 시도가 스크린 독과점이 절정에 치닫는 여름 극장가에 어떤 유의미한 균열을 낼지, 그 결과를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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