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병캠프 유족들 "요구사항 수용 안하면 장례 연기"
20일 오후 기자회견 열고 입장 밝혀... 책임자 엄벌 등 4가지 요구안 발표
▲ 지난 19일 실종자 수색 당시 한 실종 학생의 어머니가 아들을 찾겠다며 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바다로 뛰어가고 있다. ⓒ 김동이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다가 실종된 공주사대부고 2학년생 5명 모두 시신으로 발견돼 현재 태안보건의료원 상례원 안치실에 안치된 가운데 지난 밤을 애통함으로 지샌 유족들이 입을 열었다. 유족들은 20일 오후 3시 태안보건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유족들은 기자회견에서 "꽃다운 나이 열일곱에 구명조기조차 입지 못하고 억울하게 바다에서 참사를 당한 우리 아이들의 시신은 지금 차가운 냉동고에 안치되어 있다"며 "공주사대부고에 진학하기 위해 오로지 공부밖에 모르던 우리 아이들은 다시는 살아 돌아올 수 없다"고 현재 심경을 밝혔다.
이어 "망연자실과 비통함, 애통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고 자식들 먼저 보낸 우리 부모들은 이제 더 이상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다"라며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유족들은 ▲이런 비극적인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병대를 사칭한 모든 캠프를 중단할 것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관련 책임자를 엄벌할 것 ▲죽은 아이들에게 사죄하고 아이들의 원한을 풀어줄 것 ▲교육부는 사고수습 처리에 책임있는 태도를 보일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 네가지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기 바라며,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아이들의 장례는 무기한 연기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 한 유족이 19일 수색이 진행되던 백사장해수욕장 수색현장에서 한숨을 내쉬고 있다. ⓒ 김동이
유족들은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인권이 유린된 상태에서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비난한 뒤 "이것은 인권문제로 아이들은 꽃다운 나이에 인권이 유린된 상태에서 죽음을 당했다, 지금유족들은 외롭고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국민들이 도와주시고 인권단체든 누구든 지금 우리들을 도와주시기 바란다"며 회견을 마쳤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유족들을 비롯해 공주사대부고 교사 등이 참석해 유족들의 입장을 들었다.
한편 현재까지 합동분향소 등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사본부를 꾸려 이번 사고를 주도적으로 지휘한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이에 하루 앞선 19일 5명의 시신이 모두 인양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캠프 훈련본부장 A(44)씨와 훈련교관으로 참여했던 B(30)씨, C(37)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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