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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주민단체 "생명 위협, 원전 추가유치 반대"

일부 주민단체의 신고리 5·6호기 자율유치에 반대 "극소수 동의, 원천 무효"

등록|2013.07.23 15:40 수정|2013.07.23 15:40

▲ 울주군의회(의장 이순걸)가 7월 19일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 동의안을 가결시키고 있다 ⓒ 박석철


올해 가동될 신고리원전 3·4호기가 있는 것을 비롯해 주변에 10기의 원전이 있고, 최근 원전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울주군 서생면 일부 주민단체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자율유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알려진(관련기사: '원전비리' 잇따르는데, 자율유치 나선 주민들?') 가운데, 이 지역 여러 주민단체가 원전 자율유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원전 및 고리원전 농업인 대책위원회, 고리와 신고리 원전건설 어업인 피해대책위원회, 서생면 농촌지도자협의회, 선주협의회, 농업경영인협의회, 어업경영인협의회, 서생농협 주부대학 총동창회 등 7개 단체 회원들은 23일 오전 울주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자율유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자율유치가 원천무효라고 밝혔다.

앞서 울주군 서생면주민협의회라는 단체는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자율유치 건의서와 서명운동지를 모아 울주군에 제출했고, 울주군은 이를 군의회에 상정, 울주군의회는 지난 19일 열린 제139회 울주군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요청 동의안'을 원안 가결하는 등 일사천리로 원전 추가건설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울주군은 8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설 요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새누리당 울주군수, 주변에 원전 10기 있는데도 추가 유치 나서

이처럼 울주군 서생면 주변에 여러 원전이 있는데도 또다시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 신장열 울주군수가 지난 2009년 인센티브를 이유로 유치를 천명하고 나서면서다. 그는 울산시 건설국장 출신으로, 2008년 울주군수 재선거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후 취임 1주년 때 추가 유치를 들고 나왔다.

이후 환경단체의 반발에도 지난해 공청회가 강행되면서 5·6호기 건설은 일사천리도 진행됐다. 이런 와중에 원전비리가 터졌고, 이후 일부 주민단체가 '자율유치'라는 방법을 들고 나온 것.

이에 따라 신고리원전 5·6호기는 오는 9월 전에 실시설계 승인이 나고, 올해 가동 예정인 3·4호기가 있는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에 2018년과 2019년 각각 완공될 예정이다.

울주군에 따르면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공사비 7조 6000억원의 1.5%인 1140억 원의 지원금(울주군 770억 원, 기장군 370억 원) 외에도 0.5%인 약 380억 원(울주군만 해당)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이외 특별 인센티브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3일 서생면 주민단체들이 자율유치 반대를 천명하고 나서면서, 원전 추가 건설이 순탄치 않게 됐다. 주만단체들은 "서생면 주민은 인근 고리 원자력발전소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원전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5·6호기 자율유치는 원천무효"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 주민단체들은 "극소수 주민의 동의로 원전 자율유치 안건이 울주군의회에서 가결됐다"고 성토하고 "현재 원전 부품비리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이며, 신고리 원전 1·2·3·4호기 건설 당시와 5·6호기 건설을 위한 그동안의 약속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주군에 원전이 추가 유치되면 울주군과 인근 주민들은 인센티브를 받게 되지만, 나머지 울주 주민과 117만 울산시민들은 위험 요소만 더 떠안게 되는 셈이다.

민주당 울산시당 김태남 주민자치위원장은 "결국 짬짜미로 원전을 추가 건설하려는 계획이 지역 주민단체들의 반발로 그 전모가 드러났다"며 "잇따른 원전 비리 사건속에서도 자율이라는 명분으로 원전을 추가 건설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의아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주군은 대다수 울주군 주민은 물론 전체 시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원전 추가 유치와 건설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이런 가운데서도 계속 원전건설을 강행한다면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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