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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청의 봉쇄행정, 저항에 직면할 것"

전북도청, 24일 규탄 기자회견에도 청사 문 봉쇄

등록|2013.07.24 20:11 수정|2013.07.24 20:11
전북도청이 전북지역 시민사회와 소통을 거부하는 일방행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오전 전북도청 앞에서는 김완주 전북도지사의 봉쇄행정을 규탄하는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 연명한 단체는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남원의료원 문제해결을 위한 남원시민사회대책위',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 등 20개 단체. (관련기사 :노동자 떴다하면 문 닫는 전북도청 )

▲ 24일,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김완주 전북도지사 '봉쇄행정'에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전북도청 앞에서 열었다. ⓒ 문주현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완주 지사가 노동계 및 시민사회에 대해 일명 '봉쇄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전북도청과 김완주 전북도지사에 대해 "노동,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 및 집회에 청사 문을 걸어잠그는 행위를 그만두고,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김완주 지사의 '봉쇄행정', 노동자들 고공농성하게 만들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2010년 버스파업과 최근 남원의료원 사태까지 지역 노동현안에 대해 김완주 지사의 행보는 언제나 '봉쇄'였다"면서 "이런 '봉쇄행보'에 노동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전북도청 앞에서 집회를 하게 만들었고, 많은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2010년 재임에 성공하고 전북지역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벌인 것은 모두 6번이다. 사례는 다음과 같다.

2010년 이후 전북지역 노동자 고공농성 현황
- 2011년 4월~5월 : 호남고속, 신성여객, 전북고속 노동자. 전주시 덕진구 종합경기장 앞 30미터 망루단식농성
- 2012년 3월 : 부안 새만금교통 버스노동자. 부안읍내 새만금교통 차고지 내에서 18미터 망루단식농성
- 2012년 3월~5월 : 전북고속 노동자.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앞 10미터 망루단식농성
- 2012년 12월 : 전북고속, 전일여객, 천일교통 노동자. 전주시 덕진구 야구장 40미터 조명탑 농성
- 2013년 1월~2월 : 천일교통 택시노동자. 전주시 덕진구 야구장 40미터 조명탑 농성
- 2013년 7월 : 남원의료원 노동자. 남원시 남원의료원 인근 공설운동장 30미터 조명탑 농성

이 중 부안 버스노동자와 천일교통 택시노동자 등 2건은 전주시청 및 부안군청에 대한 호소였고, 나머지 4건은 김완주 지사에 대한 호소였다. 상당히 많은 노동자들이 김완주 지사가 노동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행정을 펼칠 것을 호소하며 고공농성을 벌인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김완주 지사의 '봉쇄행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 2012년 5월 2일, 전북버스노동자 남상훈 씨가 전북고속 파업 해결을 촉구하며 49일째 고공단식농성을 벌이던 중 건강 악화로 단식을 중단하고 망루에서 내려왔다. 전북고속 파업 과정에서 버스노동자들은 회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전북도청이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다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해왔다. ⓒ 문주현


남원의료원 사태 해결 촉구하는 시민사회와 갈등 빚기도

시민사회단체가 김완주 전북도지사의 행정을 '봉쇄행정'이라고 규탄한 배경에는 최근 남원의료원 사태도 빠지지 않는다. 최근 전북도청은 남원의료원 사태와 관련하여 집회 및 기자회견이 청사 앞에서 개최하면 정문을 봉쇄해왔다.

특히 '남원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전북지역 시민사회대책위'가 지난달 24일 개최한 기자회견 과정에서도 전북도청은 출입문을 봉쇄했다.

이날 시민대책위는 "남원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기자회견이 끝난 후 대책위는 김완주 지사 면담을 비롯한 입장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전북도청 3층 도지사실에 제출하고자 했다. 그러나 전북도청은 정문을 봉쇄하고 이들의 출입을 막았다. 그러면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들어가면 '소란'이 예상된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책위 관계자들은 화를 냈고, 이 과정에서 작은 마찰이 발생했다. 이에 전북도청은 3일 후,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 시민사회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대해 24일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는 "당시 도청이 우려하는 '소란'은 전북도청이 시민사회단체들을 무시하고 '봉쇄'하면서 벌어졌다"면서 "김완주 지사가 '소통'보다는 '봉쇄'로 일관한 것이 원인"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 7월 4일, 로비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전북도의회 의원들을 만나려고 지인들이 찾았지만, 전북도청에서 문을 닫아 마찰이 일어났다. 당시 전북도청이 CCTV를 통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을 찍기 위해 조명을 손보고 있는 장면이다. ⓒ 문주현


또 지난 4일에도 전북도청사를 봉쇄하면서 소란이 벌어졌다. 이날은 8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남원의료원 새 원장 후보를 뽑는 날로 원장추천위원회가 비밀리에 진행되면서 시민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에 전북도의회 오은미, 이현주 도의원이 전북도청과 원장추천위원회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며 전북도청 로비에서 농성을 벌였다. 남원의료원노조도 비밀리 진행되는 원장추천위원회를 규탄하며 전북도청 정문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문제는 도청 후문을 통해 로비 농성을 벌이고 있는 두 의원의 지인 및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을 전북도청이 막아서면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지인 및 관계자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소란이 벌어졌다. 당시 소란 과정에서 공무원들은 현장을 취재하던 '참소리' 기자까지 내던졌다. 이에 대해 전북도청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급박하게 사람들이 밀고 들어오려고 해서 방호 차원에서 사람들과 얽혔고 참소리 기자가 회전문 사이에서 사람들 사이에 걸려 넘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오은미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공무원 중 한명이 기자를 뒤로 밀쳐서 넘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것에 대해 "착취 받고 차별받는 노동자·민중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일을 전북도청이 범죄시하며 그 목소리를 무시해온 결과"라면서 "이들과 적극 소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자치단체의 올바른 자세이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보건의료노조 전북본부가 전북도청 앞에서 매일 1080배를 올리며 남원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전북도지사가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39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에도 1080배를 중단하지 않고 있지만, 전북도청은 노동계의 요구에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24일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중에도 전북도청은 정문 출입문을 닫아 참가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시민사회단체는 대표단을 구성하여 전북도지사 비서실에 질의서와 면담요구서를 제출하려 했지만, 도청사 정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전북도청 정문을 밀어봤지만 굳게 잠겨 있었다. ⓒ 문주현


전북도경찰청 정보과 관계자에 따르면 전북도청은 "비서실은 질의서를 받지 않겠다"면서 "민원 접수는 고객만족센터를 통해 가능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지금 우리가 도청 정문이 잘 안 열려서 고쳐달라고 민원을 고객만족센터에 접수하겠다는 것이냐"면서 "전북도청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정문을 봉쇄하는 것에 대해 항의 서한을 전달하는 것인데, 이를 거부하는 것이 바로 봉쇄행정"이라고 강하게 발언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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