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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은 땅콩형, 김연아는 고구마형

[아름다운 얼굴 이야기] 한국인의 얼굴은 어디서 왔는가

등록|2013.07.31 20:25 수정|2013.08.01 09:40
우리는 한국인이 '한민족'이라는 단일민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해왔다. 이런 '단일민족'개념은 역사적으로 위기가 있을 때마다 단합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문화가정이 늘어나고, 국제교류가 잦아지면서 점차 희석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단일민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국 사람들이 모두 다 똑같이 생긴 것은 아니다. 필자처럼 홑꺼풀인 사람도 있고, 타고나면서 쌍꺼풀이 있는 사람도 있다. 얼굴형이 둥그런 사람도 있고, 갸름한 사람도 있다.

1987년 미국의 유전학자 리베카 칸은 사람들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조사해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인류의 조상은 동북아프리카에서 출현해서 아프리카에 퍼져 살았다. 지금으로부터 7~8만 년 전 인도 서북부로 이동하였고 여기서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전 세계에 퍼졌다.

이 중 아시아로 퍼진 사람들이 다시 동북아시아, 티베트, 중앙아시아 등으로 이동했다. 동북아시아로 간 사람들은 인도를 지나 동남아시아를 거쳐 한국에 왔다. 일부는 북서쪽으로 올라가면서 몽골과 시베리아로 향했다. 동북아시아로 가던 일부는 북쪽으로 향해 티베트를 거쳐 몽골과 시베리아로 향했다.

가장 늦게 인도로 이동한 사람들 일부는 5만 년 전쯤에 아프가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을 거쳐 바이칼호와 시베리아로 향했다.

몽골, 시베리아로 이동했던 사람들을 북방계라고 하고, 남쪽의 순다열도 쪽에서 올라온 사람들을 남방계라고 한다. 남방계는 따뜻한 기후에 적응해서 살았고, 북방계는 추운 기후에 적응해서 살았다. 그런데 2만5천여 년 전에 있었던 빙하기가 북방계 사람들에게 큰 변화를 일으킨다. 수천년간 극한의 추위 속에서 생존하면서 북방계는 체질이 바뀌고 외모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바이칼호의 동쪽에서 빙하기를 지낸 퉁구스 북방계가 1만여년 전부터 한반도로 이주해 왔으며, 바이칼 호의 서쪽 알타이 산맥에서 빙하기를 지낸 알타이 북방계는 2500년 전 무렵부터 이주해왔다. 그들이 남방계와 어울려 살면서 한국인의 조상이 되었다.

남방계는 '땅콩형', 북방계는 '고구마형'

▲ 김연아 선수 ⓒ 권우성

이들은 각각 다른 환경에 적응해 살면서 얼굴도 다르게 생겼다.

남방계는 두상에 굴곡이 있고 납작해 '땅콩형'이며 턱선이 각진 편이다. 눈썹이 진하며 눈이 크고 쌍꺼풀이 져 있다. 코는 약간 짧고 코끝이 뭉툭하다. 입술이 두껍고, 귀에는 귓볼이 있다.

반면, 북방계는 두상이 길고 둥글어 '고구마형'이며 턱선이 부드럽고 발달한 편이다. 눈썹은 흐리고, 눈이 작고 홑꺼풀이다. 이는 북방계 아시아인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하다. 코는 약간 길고, 코끝이 좁다. 입술이 얇고, 귀에는 귓볼이 없어 칼귀에 가깝다.

여성 연예인을 예로 들면 한가인은 남방계이며, 김연아는 북방계라고 볼 수 있다. 남성 연예인 중에서는 비는 북방계, 장동건은 남방계라고 볼 수 있다.

남방계는 전체적으로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얼굴형이 입체적이라 활달하고 시원해 보이는 느낌이다. 반면, 북방계는 전체적으로 이목구비가 작고, 얼굴형이 매끄러워서, 지적이고 단정한 느낌이다. 

각자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완전한 북방계나 완전한 남방계는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랜 역사동안 북방계와 남방계가 같이 살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북방계 요소와 남방계 요소를 같이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의 얼굴은 오랜 세월에 걸쳐서 형성된 흔적이다. 우리의 조상들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얼굴을 보면서 알 수 있다. 타고난 얼굴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아름다움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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