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방학은 다 어디로 갔을까?
19일에 방학했지만, 22일부터 보충수업... 고등학생에겐 방학이 없다
▲ 고등학생에겐 방학도 없는 건가요. ⓒ sxc
지난 19일,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종업식을 했다. 학기중 각종 시험과 수행평가, 대회에 시달린 학생들은 찌는 더위에도 방학을 맞을 준비에 신이 났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방학은 고스란히 학교에 헌납되었다.
'방학 잘 보내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무색하게도, 22일 아침, 우리는 다시 교실로 모였다. 방학 보충 수업 때문이었다.
우리가 하는 하루 보충 수업 시간은 5시간. 학기 중 수업시간이 7시간이니, 적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보충수업은 국어·수학·영어 중심의 수업이라 7시간 수업을 듣는 것만큼이나 지친다. 국·영·수 위주의 수업이다 보니 어떤 반은 5시간 수업 중 4시간을 영어만 듣기도 한다.
고등학생의 방학은 방학이 아니라고?
1학년 학생들은 보충 수업 때 임시로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 수업을 들었다. 그러나 1학년은 아직 과가 나눠지지 않은 데다, 공통과정이라 진도를 나갈 수가 없는 상황.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문제풀이 등 심화학습만 계속 해야 해서 힘들다.
더구나 내가 다니는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달리 보충 수업을 격주로 진행한다. 다른 학교의 경우 종업식을 한 뒤 대략 2주 정도 방학을 주고 8월 둘째 주 정도부터 개학할 때까지 보충 수업을 한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학교는 보충수업을 격주로 진행하는 탓에, 연달아 쭉 쉴 수가 없다.
학교는 보충 수업을 자율적으로 시행한다고 했지만 '보충에 나오지 않은 학생 중 대학을 잘 간 학생을 본 적이 없다'며 우리를 정말 '자율적'으로 오게 하였다. 게다가 아침마다 오르는 오르막길은 항상 우리를 애먹였다.
고등학생의 방학은 방학이 아니라고 한다. 다들 남들을 앞지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방학 때 남들보다 열심히 하면 반드시 앞지를 수 있을 거다",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하지만 나는 거침없이 달려온 고등학생들이 방학 때마저 편하게 쉴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그 많던 방학은 다 어디로 갔을까?
덧붙이는 글
서해든 기자는 고등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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