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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저수지 연꽃 빠르게 확산... 철새 먹이활동 지장

환경단체 "제거작업 벌여야"... 창원시 "용역의뢰 결과 나오는대로"

등록|2013.08.01 16:03 수정|2013.08.01 16:03
철새 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에 연(蓮)꽃 군락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몸집이 큰 철새의 먹이활동에 장애를 준다며 연꽃을 제거할 것을 요구했다. 또 주남저수지를 관리하는 창원시는 연꽃이 철새 서식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용역조사를 의뢰했다.

창원의 3개 저수지(주남․동판․산남) 가운데 주남저수지에 유독 연꽃이 많다. 특히 주남저수지 탐조대 앞에 연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해마다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해엔 주남저수지 면적의 15%이던 것이 올해는 더 넓어졌다.

▲ 창원 주남저수지에 연꽃 군락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는 철새 먹이활동에 지장을 준다며 제거 작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사진은 2010년 주남저수지에 연꽃 군락지를 피해 새들이 모여 있는 모습. ⓒ 김용만


창원시 동읍에 있는 주남저수지는 철새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와 부리저어새, 고니 등이 찾아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다.

연꽃은 주로 물이 깊지 않고, 제방에서 가까운 곳에 자란다. 물이 깊은 곳에는 연꽃이 잘 자라지 않는다. 주남저수지는 다른 저수지와 달리 깊이가 일정해 수변 가장자리에서 중앙 쪽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환경단체는 연꽃이 철새의 먹이 활동을 방해한다고 보고 있다. 연꽃은 철새들이 쉬거나 먹이활동을 하는 곳에서 자란다. 이에 몸집이 작은 철새는 크게 상관없지만, 몸집이 큰 철새는 먹이활동에 장애가 된다는 것.

생태계특별보호구역과 국제습지조역보존습지로 지정되어 있고,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관리하는 우포늪(창녕)에도 2010년 5~7월 사이 연꽃 제거 작업을 벌인 적이 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정책실장은 "철새가 찾는 저수지에는 특히 생물종다양성이 필요한데, 한 가지 생물종이 이상 번식한다면 다른 생물종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주남저수지에 연꽃 군락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철새 서식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 창원 주남저수지에 연꽃 군락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는 철새 먹이활동에 지장을 준다며 제거 작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사진은 주남저수지 탐조대 앞에 올해 연꽃이 서식하고 있는 모습. ⓒ 마창진환경연합


그는 "연은 철새의 중요한 먹이도 아니다"며 "국제보호종인 노랑부리저어새나 큰부리큰기러기 등 몸집이 크고 부리를 저어서 먹이를 찾는 새들은 연꽃의 줄기가 부리에 걸리게 되면서 새들의 먹이 활동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주남저수지계 관계자는 "주남저수지는 연꽃 확산 속도가 빠른 것 같은데,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하고 연꽃이 철새 서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용역을 의뢰해 놓았다"며 "오는 10월경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철새는 연꽃잎이 다 떨어지고 난 뒤에 날아오고, 주로 연꽃 대만 남아 있게 된다"며 "연꽃도 하나의 자연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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