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안동 모텔 여주인 살해사건은 예견된 보복살인?

경찰의 피해자 신변보호 소홀했다 비난 일어... 경찰 관계자 "범인 잡는 것이 우선"

등록|2013.08.02 16:30 수정|2013.08.02 17:03

안동경찰서 ⓒ 권기상


최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모텔 여주인 살인사건에 대해 경찰당국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대처했다면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예견된 보복범죄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사건 이후 해당 경찰서가 이러한 사실에 대해 명확한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22일 안동시 옥동 M모텔 주인 A(45)씨가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이를 단순치정사건으로 보고 내연의 관계로 알려진 50대 B(53)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현재 추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발생 10여일이 지난 2일 현재까지 용의자를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 주변지인들의 주장과 정황을 살펴보면 이번 사건이 단순 치정살인을 넘어 미리 예방이 가능했던 보복살인이었다는 의혹이 짙다. 피해자 A씨가 살해되기 전 수차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경찰당국은 단순한 부부싸움 정도로 여겨 적극적 범죄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용의자로 지목된 B씨와 피해자 A씨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하지만 2여년 전 서로 크게 다투는 과정에서 A씨가 얼굴 등을 심하게 다쳤고 A씨의 신고로 B씨는 지난 2011년 12월 8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과 상해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출소했다.

출소한 B씨는 자신을 신고한 것에 앙심을 품고 A씨를 수십 차례 찾아 공갈과 협박, 심지어 폭행까지 일삼았다. 당시 A씨는 이 사실을 경찰에 수차례 신고해 도움을 청했지만,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주변 지인들의 주장이다. 불안을 느낀 A씨는 주위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토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자신의 자녀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A씨의 지인 C(43)씨에 따르면 "오죽 불안했으면 A씨가 세 자식들에게 절대 떨어지지 말라고 했겠느냐"라며 "정말 분통이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관련 피해자가 사건 전 안동경찰서에 피해사실을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자, 경찰서 관계자는 "동거를 하거나 부부사이에 살다보면 싸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지금 범인을 잡는 것이 최우선이므로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말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