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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실무회담 재개... 북측 제안, 전향적"

북측, 8월 14일 개성에서 회담 열 것 제안

등록|2013.08.07 18:28 수정|2013.08.07 21:00
[기사 보강 : 7일 오후 7시 48분]

폐쇄 수순으로 가는 듯했던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기 위한 7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다시 열리게 됐다. 합의 도출을 낙관하기에는 이르지만 북측의 입장에 변화가 있고, 이를 "전향적"이라고 평가한 정부 태도에서도 변화 가능성이 엿보인다.

정부는 7일 오후 6시 15분께 열린 김형석 대변인을 브리핑을 통해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당국 간 대화 제의에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온 것으로 평가한다"며 "남북 당국간 회담은 북한 측 제안대로 8월 14일 개성공단에서 개최하기로 하며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 문제 해결과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합리적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날 오후 4시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를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7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14일 개성에서 열 것을 제안했다. 북한 제안 내용 그대로 남측이 수용한 셈이다.

"남북이 정상운영 보장"... 정부 "전향적 제안"

조평통의 이날 담화는 ▲ 4월 8일 선포한 개성공단 사업 잠정중단조치 해제 및 남측 기업의 공단 출입 전면 허용 ▲ 공단 내 설비점검을 허용하고 가동 준비된 기업에 대한 북측 근로자 정상출근 보장 ▲ 개성공단 내 남측 인원들의 신변안전 담보 및 기업 재산 철저 보호 등을 약속하면서 "북과 남은 공업지구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도록 한다"고 천명했다.

이 담화는 이어 "우리의 이상과 같은 대범하고도 아량 있는 입장 표명에 호응한다면 남측 당국이 거듭 요청하고 있는 7차 개성공업지구 실무회담을 8월 14일 공업지구에서 전제조건 없이 개최하도록 하며, 그에서 좋은 결실들을 이룩하여 8·15를 계기로 온 민족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자"고 제안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이 건설적인 제안에 남조선 당국이 적극 화답해나오리라는 기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담화는 "내외 여론의 기대와 염원에 맞게 위임에 따라 엄숙히 천명한다"라면서 회담 제안이 북한 최고지도부의 결정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이런 내용의 담화에 대해 정부는 "전향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어떤 면에서 그런 평가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6차 실무회담에서 북측이 제안한 합의서안과 이번 조평통 담화를 통한 제안이 '재발 방지 약속' 면에서 북측 기존 입장과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정부 판단의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실무회담 제안 '남북 이행조건' 빠져... 정부 '북측 책임·보상' 입장도 변화?

지난 7월 25일 6차 실무회담에서 북측이 최종 제안한 '재발 방지 약속' 조항은 "북과 남은 개성공업지구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며 그에 저해되는 일을 일체 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것과 "이를 위하여 남측은 공업지구를 겨냥한 불순한 정치적 언동과 군사적 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담보하며, 북측은 이상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 한 출입 차단·종업원 철수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담보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조평통 담화에서는 기존 '재발방지 약속' 조항 전반부만 남기고, '남측이 불순한 정치적 언동과 군사적 위협을 하지 않으면 북측은 출입 차단, 종업원 철수와 같은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재발 방지 남북 이행 조건'이 빠졌다. 이 부분은 6차회담 결렬 당시 남측이 '군사훈련하면 공단 중단시키겠다는 말이냐'며 반발했던 부분이다.

일단 정부가 북측 제안을 전향적으로 평가한 만큼, 이번 회담에서 양보 지점을 제시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 여섯 차례의 실무회담에서 남측은 '북측의 재발방지 보장, 북측의 피해 보상'을 고수했다. 그러나 북측의 이번 제안을 정부가 전향적으로 평가하고 회담에 응하는 만큼, 여기서 한 발 양보해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여전히 14일 회담이 중요하다"고 했다.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온다고 해서 실무회담의 합의를 보장할 수 없고, 회담 결렬 요소는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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