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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분리, 예산 통제로 국정원 개혁해야"

민주당 국정원 개혁 방안 토론회... 한쪽에선 '천막당사 중단' 맞불집회

등록|2013.08.09 17:42 수정|2013.08.09 18:18
민주당 정책위원회가 9일 오전 11시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연 '국가정보원 바로세우기 광장 토론회'에서 국정원 수사권 분리와 국회의 예산 통제, 언론과 기타 수사기관 개혁으로 국정원을 견제하자는 의견들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는 윤태범 방송통신대 교수, 이석범 변호사(전 국가정보원 법제관), 진성준 민주당 의원, 이경호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박주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이 참석해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다.

먼저 발제를 맡은 윤태범 교수가 국정원의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그는 ▲'통일해외정보원'으로 명칭 변경 ▲수사권 폐지 ▲국내정치 개입 차단 ▲타 행정부처에 행사하는 국정원의 기획조정권을 NSC(국가안전보장회의·대통령 직속 자문기관)로 이관 ▲의회의 국정원 예산 통제 강화 등을 국정원 개혁을 위한 제안으로 꼽았다. 윤 교수는 또한 "박근혜 정부가 '정부 3.0' 비전으로 '새정부'를 내세우고 있는데, 국정원도 '국가정보원 3.0'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범 변호사는 "해외부문과 국내부문, 정보수집권과 수사권은 다 나누는 게 원칙"이라고 주장하며 수사기관을 국정원에서 분리하고 국내보안부문은 국무총리 산하로 둘 것을 제안했다. 진성준 의원도 ▲국내 보안정보 수집권 폐지와 정보수집 범위 해외로 한정 ▲국내보안 다른 기관으로 분리 ▲수사권 분리 ▲예산회계 특례법(국정원 본예산 외에 나머지 예산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법) 폐지 등을 개혁안으로 제시했다.

다음으로 이경호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언론이 국정원 대선개입을 제대로 보도하고 있지 않다는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언론이 '통제와 감시에 의한 어쩔 수 없는 복종'에서 '자발적 복종'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이 부위원장은 ▲공영방송 사장 선임과 방통위 의사결정 방식의 개혁 ▲보도·편성의 자율성 확보 ▲시청자 비판 수용과 개선장치 마련 등을 언론 개혁 방법으로 제시했다.

▲ '엄마부대'가 민주당 천막당사 앞에서 "민주당은 장외투쟁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가라"를 외치며 집회를 열고 있다. ⓒ 이정희


마지막으로 박주민 변호사는 국정원, 경찰, 검찰이 모두 대통령 밑에 있다며 "적어도 하나 이상은 국민 통제로 두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검사장급 이상 간부를 국민이 직접 선출해야 한다"며 "이것은 유례없는 일이 아니며 해외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제도"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 밖에도 경찰은 수사경찰과 일반경찰을 나누고 지방자치 경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해외의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 공무원들에게도 사적 영역에서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이 되어야 내부 통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한길 대표는 축사에서 "대북정보 수집에 주력하면 평화가 정착되지만 (지금 국정원처럼) 국내정보를 수집하면 천안함·연평도 같은 사건이 발생한다"며 "국정원에 대한 감시·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정권과 대통령을 위한 국정원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정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개혁 방안이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회가 끝날 즈음 서영교 의원이 토론자들에게 국정원 개혁이 아닌 해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윤 교수는 "국정원을 해체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여기서 나온 의견들이 제도화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가 진행되던 오전 11시경에는 '엄마부대'라는 단체가 천막당사 맞은편에서 마이크를 들고 "국정원 해체를 주장하는 민주당은 장외투쟁 중단하라"며 맞불집회를 놓았다. 이들은 "민주당이 민생문제를 외면하고 장외투쟁에 나서 대선 불복으로 사회를 혼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가한 김옥경(64·여)씨는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국정원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의 집회는 한 시간여 동안 계속되다가 낮 12시경 해산했다.
덧붙이는 글 황혜린, 이정희 기자는 <오마이뉴스> 18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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