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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게바라 티셔츠' 입었다고 합창단 지휘자 중징계

등록|2013.08.16 14:11 수정|2013.08.16 14:17
(광주=전승현 기자) 광주시는 광복절 경축식에서 시립 소년·소녀합창단이 사회주의 혁명가 체 게바라의 얼굴이 새겨진 옷을 입고 축하공연을 벌여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합창단 이모(37·여) 지휘자를 중징계하기로 했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16일 "국가 기념행사에 사회주의 혁명가의 옷을 입고 공연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징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징계에는 해촉, 정직, 강등이 있는데 정직 처분을 내릴 예정"이라며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해촉하는 것과 같은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립 소년·소녀합창단은 지난 15일 오전 10시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애국지사와 광복회원,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사회주의 혁명가로 알려진 체 게바라(Ernesto Guevara)의 얼굴이 새겨진 옷을 입고 공연을 했다.

당시 이를 지켜본 전홍범 광주보훈청장은 자리에 함께 있던 강운태 광주시장에게 "광복절 기념행사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강 시장은 "진상을 자세히 파악해 문제가 있다면 관계자를 징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이 지휘자는 시에 제출한 경위서를 통해 "지난 6월 정기공연 때 단체로 구입한 티셔츠를 광복절 경축식 때 입고 나왔다"며 "고의가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지휘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제가 고의가 없었는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한) 언론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단장은 지난 2011년 시립합창단장으로 내정됐으나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광주시립예술단지부가 광주시에 "이씨는 프로 합창단 지휘, 운영 경험이 없고 예술적·도덕적 기량이 미달된다"고 탄원서를 제출해 내정이 철회되는 등 말썽이 일었다.

이 지휘자는 2010년 1월부터 소년·소녀합창단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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