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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고 집에만 있지 말고 산행 하세요

[사진] 북한산 문수봉에 다녀와서

등록|2013.08.14 13:41 수정|2013.08.14 13:42

▲ 구기동탐방지원센터에서 대남문 가는길 ⓒ 이홍로


대한민국은 지금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서울은 연일 33도를 오르내리고 남부 내륙 지방은 37도를 넘었다고 보도합니다. 그러나 며칠 동안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고 오히려 몸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난 13일은 용기를 내어 북한산 문수봉에 다녀오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은평구 신사동에서 7212번 버스를 타고, 이북5도청 앞에서 내리니 벌써 오전 10시 30분입니다. 오늘 산행은 북한산 구기동탐방센터-구기동 계곡-대남문-문수봉-승가봉-사모바위-승가사-구기동탐방센터입니다.

날씨가 무덥고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산에 오르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천천히 구기동 계곡을 걷습니다. 등산로는 숲이 우거져 있어 산행하기는 좋습니다. 등산로 옆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기분이 상쾌합니다. 땀을 좀 흘리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쉼터에 도착하였습니다.

▲ 쉼터 ⓒ 이홍로


▲ 대남문 오르는 길 ⓒ 이홍로


지난봄에 이 길을 걸을 때, 하얀 꽃을 아름답게 피웠던 산사나무는 이제 열매가 열렸습니다. 열매꼭지가 마치 왕관 같습니다. 산사나무는 꽃도 아름답고, 빨간 열매도 아름다워 분재나무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제 대남문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계단을 숨차게 오르고 나니 대남문이 보입니다. 대남문에 도착하니 12시입니다. 쉬엄쉬엄 오르니 구기동탐방센터에서 대남문까지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대남문에서 잠시 쉬었다가 문수봉을 향하여 오릅니다.

대남문에서 문수봉을 오르는 등산로 옆에는 며느리밥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며느리밥풀 꽃은 슬픈 전설이 있는 꽃입니다. 어느 산골에 효성이 지극한 아들과 어머니가 살고 있었는데, 아들이 장성하여 결혼하였습니다. 며느리는 아들보다 더 시어머니에게 효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집이 가난하여 아들은 산 너머 다른 마을로 머슴살이를 떠났고, 이때부터 시어머니의 구박이 시작되었습니다.

▲ 산사나무 열매 ⓒ 이홍로


▲ 며느리밥풀꽃 ⓒ 이홍로


시아버지 제삿날 밥을 하다가 밥이 잘 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솥뚜껑을 열고 밥알 몇 개를 입에 넣는 순간 솥뚜껑 여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시어머니가 '제사를 지내기 전에 네가 먼저 밥을 먹느냐?'면서 때렸답니다. 그 후 며느리는 밥알을 입에 물고 쓰러져 며칠을 앓다가 숨지고 말았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남편이 달려와 통곡하고 아내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는데, 여름이 되자 무덤가에 붉은 입술에 하얀 쌀을 머금은 듯한 꽃이 피었는데 이 꽃을 '며느리밥풀 꽃'이라 하였답니다.

▲ 누리장나무꽃 ⓒ 이홍로


▲ 등골나물과 호랑나비 ⓒ 이홍로


북한산에는 요즘 누리장나무 꽃, 등골나무 꽃, 원추리 꽃, 꿩의 다리 등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 문수봉에서 바라본 비봉 능선 ⓒ 이홍로


▲ 나한봉과 의상봉 능선 ⓒ 이홍로


▲ 승가봉에서 바라본 문수봉 ⓒ 이홍로


문수봉에 오르니 하늘은 맑고 뭉게구름이 아름답게 흘러갑니다. 북한산 백운대가 가까이 보입니다. 햇볕이 뜨거운데도 한 등산객이 산 아래를 내려다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문수봉의 두꺼비 바위는 오늘도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문수봉 아래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도 먹고 한 동안 쉬었다가 문수봉 암벽 코스로 하산합니다.

▲ 문수봉에서 바라본 보현봉 ⓒ 이홍로


▲ 승가봉에서 바라본 비봉 능선 ⓒ 이홍로


▲ 사모바위 ⓒ 이홍로


문수봉 암벽 코스는 안전 시설물이 있기는 하지만 조심하셔야 됩니다. 잘못 실수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문수봉에서 비봉 능선을 바라보는 풍경도 아름답습니다. 승가봉, 사모바위, 비봉, 향로봉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저는 사모바위를 지나 승가사로 하산하였습니다.

하산 길은 계곡물과 나란히 하기 때문에 맑은 물에 손도 씻고, 수건도 빨아 얼굴을 닦으니 기분이 상쾌합니다. 여러분도 무더운 날이지만 집에만 있는 것보다 1~2시간 정도 산행하시면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실 것입니다. 그러나 절대 무리하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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