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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군, 화학무기 공격... 1300명 사망"

시리아 반군 주장... 내전 2년 6개월 만에 최악 참사 우려

등록|2013.08.22 08:13 수정|2013.08.22 08:14

▲ 시리아 내전의 화학무기 인명 피해를 보도하는 영국 BBC ⓒ BBC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해 1300여 명이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한국시각) 시리아 반정부 단체 시리아국민연합(SNC)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 정부군이 다마스쿠스 동부의 구타 지역 일대에 화학무기가 적재된 로켓 공격을 벌여 1300명 이상 사망하고 3600명 이상 부상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SNC가 공개한 사진과 활동가의 증언에 따르면 "호흡곤란, 경련, 구토 등 독성가스에 중독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으며 엄청난 수의 시신이 늘어져 있다.

공격을 당한 곳이 민간인 거주 지역이라 여성과 어린이 희생자가 많았으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 상당수가 위독한 상태이며 의료진과 의약품도 부족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SNC는 인명 피해가 급격히 늘어났고, 희생자나 부상자가 뚜렷한 외상을 입지 않았으며 심각한 독성가스 중독 증상을 보인다며 정부군이 사린가스와 같은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즉각 화학무기 사용을 부인하고 나섰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반군이 유엔 화학무기 조사단의 활동을 방해하려는 시도"라며 "만약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유엔 조사단이 입국해 있는데 사용할 리 없다"고 반박했다.

시리아 정부는 앞서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유엔의 조사단 파견을 요청했고, 이를 수락한 유엔 조사단이 시리아에서 이틀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것은 (반군이 조사를 방해하려는) 미디어 전쟁이며 아주 어리석은 방법"이라고 비난했다.

아직 확실한 증거 없어... 국제사회 우려

시리아 내전이 화학무기 사용이라는 중대한 고비를 맞이하자 국제사회도 나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유엔 조사단이 사고 지역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아랍연맹의 나빌 알 아라비 사무총장도 성명에서 "유엔 조사단이 즉각 구타 지역으로 가서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유엔 조사단이 시리아 내전의 화학무기 사용 실태를 확실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 사용을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6월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반군에 무기 지원을 결정했지만 의회와 여론의 반대로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화학무기 사용의 주체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유엔 조사단이 파견 나온 상태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위험을 무릅쓰고 화학무기를 사용한 배경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아 수많은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11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독재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평화적 시위로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이슬람 종파 분쟁으로 번지면서 지난 2년 6개월간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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