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철도 2호선 '지옥철' 될까 우려된다
수송인원 1호선과 비슷한데 차량은 25% 수준... 무인시스템이라 시민 안전도 불안
▲ 인천지하철2호선 건설 사업 개요 ⓒ 한만송
인천시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맞춰 2호선의 조기개통을 추진하다 극심한 재정난 때문에 상당한 논란을 겪은 뒤 2016년 상반기로 개통을 미뤘다. 하지만 개통 3년을 앞두고 이번엔 2호선 사업이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버스준공영제(587억 원)와 대중교통 수도권 통합 환승(570억 원), 대중교통 유류 보조(39억 원) 등에 예산 총 1196억 원을 지출했다. 대중교통 운영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는 것은 그 만큼 공공성이 높기 때문이다. 2호선 건설과 운영 사업도 공공성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2호선 사업이 최초 계획부터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천시가 작성해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인천도시철도2호선 기본계획'을 보면, 2호선의 하루 평균 수송인원을 26만명으로 예상한다. 이는 현재 인천도시철도 1호선이 하루 평균 29만명을 수송하는 것에 견줄 때 3만명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문제는 1호선이 현재 8량(=차량 8칸 의미)으로 운행되고 있는데, 2호선은 2량 운행으로 계획된 데 있다. 단순 수치상으로도 '지옥철'이 예상된다.
2호선의 승·하차 인원 상위 역 출근 시 1편성 당 132명의 승·하차가 예상되고, 재차인원은 1편성 당 588명에 달한다. 2호선 차량 탑승 정원은 1편성 당 202명이기 때문에 정원의 세배를 태워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표 참고)
▲ 인천지하철 1,2호선 수송 인원 비교 분석표<시사인천 제작> ⓒ 한만송
또한 현재 1호선은 하루 평균 310회 운행하고 있는데, 2호선은 하루 평균 210회만 운행 하는 것으로 계획돼있다. 평일 출·퇴근시간에 주요 환승역인 부평역·부평구청역에서 벌어지는 혼잡한 상황을 떠올려보면 2호선 주요 환승역의 상황을 예상하는 게 어렵지 않다.
이와 관련, 황도연 인천지하철노조 조직국장은 "2량 1편성이 당장의 건설비용 절감과 같은 경제논리에는 부합할지 몰라도, 그에 따른 과도한 혼잡도는 장기적으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부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며 "1호선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차량으로 비슷한 수의 시민을 수송하겠다는 설계부터 잘못됐다, 4량 1편성으로 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호선은 무인운전시스템으로 운행할 계획인데, 이는 스크린도어 끼임과 같은 안전사고 발생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도시철도 본연의 장점인 정시성과 신속성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2031년까지 2량 1편성으로 운행이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계획됐다"면서 "수송수요가 초과할 경우 차량편성을 4량으로 확대하고, 배차시간을 늘리면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2호선은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서구를 관통하고 인천에서 도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서구와 남동구를 잇고 있어 시민들의 이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 2호선 이용객이 예상수치보다 더 늘어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2호선은 최대 4량 1편성 운행으로 설계돼있고, 이에 맞춰 지하철역사도 설계됐기 때문에 '지옥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천문학적인 재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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