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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역 KTX·무궁화호 추돌...인재 가능성 부각

노조 "신호기 오인해 출발 신호 잘못 보내"... 코레일 "곧 정상화 가능"

등록|2013.08.31 08:55 수정|2013.08.31 17:56
[4신 : 31일 오후 5시 55분]

코레일 "9월 1일 첫 열차부터 정상 운행 가능"

국토교통부는 31일 오후 5시 대구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역에서 발생한 열차사고의 수습과 복구에 총력을 다해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종국 국토교통부 철도안전기획단장은 "코레일의 철도 운영과 업무절차, 업무관행의 문제, 현장 종사자의 안전의식과 기강 문제 등 안전관리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단장은 "예방적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도 이날 오후 3시 대구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팽점광 코레일 사장권한대행은 "철도를 이용하시는 고객님들의 주말을 불편스럽게 해드렸고 사고 속보를 접한 국민들께 걱정과 놀라움을 끼쳐드린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낮 12시경 하행선로를 복구해 상하행선 모두를 임시 운행 중에 있다"며 "나머지 선로도 31일 중 복구해 다음달 1일부터는 철도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무궁화호 열차에는 승객 275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서울행 KTX에 627명, 부산행 KTX에 464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2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지병으로 가슴통증을 호소한 김아무개(54)씨는 119로 경북대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1명은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현재 코레일측은 KTX는 오후 1시경부터 전구간 임시로 운행하고 있으며 일반열차의 경우 서울에서 구미, 왜관 구간 및 동대구에서 부산 구간에 대해 운행하고 있다. 운행이 중단된 구간은 임시버스를 연계해 수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레일은 해명자료를 내고 "<오마이뉴스>의 인터뷰 자료에 '한 번도 승무원으로 근무해보지 않은 안전처 직원이 오늘 대체근무에 나섰다가 신호기를 잘못 본 것 같다'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코레일 측은 "이번 대구역 추돌사고 열차승무원은 10여 년의 열차승무 경험을 갖고 있으며 열차승무에 적격한 자격을 갖춘 직원으로 노조가 사고를 빌미로 부당한 주장을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노조 측은 "코레일 측이 '승무사업 효율적 개선방향 연구용역'을 통해 근무경험이 없는 부역장 등을 역무원으로 순환배치 시키는 방법으로 대체근무를 시켜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대구역 열차사고 구간을 9월 1일 오전 3시까지 복구하고 오전 5시경 통과하는 첫 열차부터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다.

[3신 : 31일 오후 3시 20분 ]

철도노조 대구지부 "열차 승부업무에 대체 인력 보냈다가..."

대구역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열차와 무궁화호 열차가 추돌해 동대구역에서 김천 구간 경부선 상하행선 운행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코레일은 오후 1시 20분부터 하행선 한 차선을 임시로 개통해 교차 운행에 나섰다.

코레일은 "복구에 상당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하행선 1차로를 우선 개통시켰다"고 밝히고 "조속한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고는 무궁화호에 탑승하고 있던 여객 전무관이 KTX가 지나가는 신호기의 신호를 잘못 보고 열차를 출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신호기는 컴퓨터로 조작하기 때문에 오인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거의 없고 만일 고장이 나면 붉은색 신호로 바뀌기 때문에 신호기의 오작동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당시 목격자에 따르면 대구역에서 오전 7시 12분경 신호기의 신호를 보고 출발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시속 150km로 달려오던 KTX 열차를 보고 멈추려 했으나 멈추지 못하고 부딪혔다. 이 사고로 무궁화 열차 1량과 KTX 열차 8량이 탈선하면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당초 알려진 2명보다 더 늘어난 4명으로 알려졌다. 사고 후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던 김아무개(54)씨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는 가벼운 찰과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여객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H씨는 "예전에는 수신호로 했으나 요즘에는 컴퓨터로 신호하기 때문에 오작동이 거의 없다"며 "한 번도 승무원으로 근무해보지 않은 안전처 직원이 오늘 대체근무에 나섰다가 신호기를 잘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KTX와 무궁화 열차가 교차하는 대구역의 신호기는 두 개가 불과 10m 이내에 있어 멀리서 보고 신호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처럼 교차구간에 신호기가 가까이 있어 구분이 힘든 기차역은 대구역 뿐만 아니라 서울역을 포함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H씨는 "매일 기차를 타고 신호기의 신호를 따르는 우리들도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며 "한 번도 근무해보지 않은 초보일 경우 더욱 헷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H씨는 "월 20일 근무하고 10일 휴무하던 열차승무원들이 인력이 부족해 초과근무를 해왔으나 지난 7월 20일을 전후해 대체근무제로 바뀌었다"며 "효율화 프로그램에 따라 열차업무를 보지 않던 인원들이 투입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족한 인원을 메꾸기 위해 각 역의 부역장과 안전요원까지 열차승무원으로 주말과 공휴일에 투입됐다는 것이다.

철도노조 대구지부 김학경 운수조직국장은 "민영화를 위해 경영합리화라는 이유로 열차승무원들을 가벼운 업무로 여기고 대체 근무자를 탑승시킨 게 사고의 원인"이라며 "민영화 추진을 포기하고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범일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사고현장을 방문해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 교통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 시장은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열차 이용객과 시민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부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열차 운행 여부를 확인하고 집을 나설 것"을 당부했다.

[2신: 31일 낮 12시 35분]

노조 "신호기 오인해 출발신호 잘못 보냈다"

▲ 대구역에서 31일 오전 서울로 향하던 KTX 열차와 무궁화호 열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부선이 전면 통제됐다. ⓒ 조정훈


31일 오전 발생한 대구역 KTX와 무궁화호의 추돌사고는 인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선 코레일 측과 민주노총 철도운수노조 대구역지부(아래 대구역지부)는 '신호기 오인'으로 이번 추돌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레일 측은 자세한 정황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 중이라며 언급하길 꺼렸다.

대구역지부에 따르면 대구역에서 서울 쪽으로 향하는 1번 레일에서 KTX 출발을 기다리던 무궁화 1204호 승무원(여객 전무관)이 1번 신호기와 2번 신호기의 신호를 오인해 무궁화호 열차에 출발 신호를 보냈다는 것. 모든 열차에는 기관사 1명과 승무원 1명이 탑승하는데, 이 승무원은 여객 전무관으로 기차의 출발 신호 등을 기관사에게 알려준다. 사고가 난 무궁화 1204호의 승무원은 대구역 상황실로부터 출발을 알리는 무전 연락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객 전무관으로부터 출발 신호를 받은 무궁화호 기관사가 열차를 출발 시켰고 이후 옆 레일로 달려오는 KTX 열차에 부딪히면서 열차가 탈선했다. 잠시 후에는 추돌 사고를 보지 못하고 부산으로 향하던 경부선 KTX 열차가 이미 탈선해 있던 KTX 열차와 부딪히기도 했다.

민주노총 철도운수노조 대구역지부 김학경 운수조직국장은 이번 사고가 "열차 승무원들을 순환근무 시키면서 제대로 교육을 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며 "철도 민영화가 부른 사고의 전초전"이라고 주장했다.

김 조직부장은 "코레일이 그동안 열차 승무원의 업무를 가볍게 보고 기차역의 부역장과 순환근무를 시키면서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열차 승무원이 아닌 다른 업무의 직원들로 대체근무를 시키면서 최소 50시간에서 100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형식적인 교육만 시켰다는 것이다.

김 조직부장은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기관사와 첨승해 다니면서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무자격자인 대체 근무자가 신호기 상태 등을 충분히 점검하지 않고 열차 승무에 투입돼 발생한 인재"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승무원은 코레일 대구본부 안전처에서 근무했을 뿐 열차 승무원으로는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휴일에 대체근무를 하는 일반 업무의 코레일 직원들은 15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안전교육과 열차승무 기본교육 등 소양교육을 받고 투입돼야 하지만 인력이 모지란다는 이유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대구역지부는 주장했다.

한편 대구역에서 일한다는 한 시민은 "KTX 열차가 먼저 출발하고 무궁화호 열차가 출발해야 하는데 무궁화호 열차가 먼저 출발해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1신 보강: 31일 오전 11시 5분]
대구역에서 KTX-무궁화호 열차 추돌

▲ 31일 오전 7시 15분께 대구역에서 KTX 열차와 무궁화호 열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놀란 KTX 승객들이 창문을 깨고 탈출하기도 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조정훈


▲ 대구역에서 31일 오전 열차 추돌로 KTX열차가 탈선한 모습. ⓒ 조정훈


31일 오전 7시 15분쯤 대구역에서 서울로 향하던 경부선 KTX 열차와 무궁화호 열차가 추돌해 경부선 상하행선 모두 운행이 중지됐다.

이번 사고로 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50대 남성인 환자는 119로 이송돼 현재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며 또다른 환자는 팔로 유리창을 깨고 나오다 찰과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서울로 향하던 KTX 4012호 열차와 무궁화호 1204호 열차가 추돌하면서 발생했다. KTX 열차를 피해 정지해 있어야 할 무궁화호 열차가 신호 혼선으로 출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후 부산으로 향하던 KTX 101호가 탈선한 KTX 열차를 발견하지 못하고 접촉하는 사고가 추가로 발생했다.

▲ 대구역에서 31일 오전 KTX와 무궁화호 열차가 추돌해 KTX 7량과 무궁화호 1량이 탈선했다. KTX 열차가 탈선한 모습. ⓒ 조정훈


추돌사고로 인해 9량으로 편성된 무궁화호 열차 가운데 1량과 20량으로 편성된 KTX 4012호 열차 가운데 2~9호 객차 8량 등 모두 9량이 탈선해 상하행선의 열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코레일은 사고 열차 탑승 승객들이 동대구역으로 이동해 전세버스 등을 이용, 구미·대전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게 조치하고 탑승하지 않은 승객들에게는 전액 환불조치 해주기로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복구작업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오전 11시쯤부터 임시로 운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대구역에서 KTX 열차와 무궁화호 열차가 추돌해 경부선 상하행선 열차가 전면 중단된 가운데 이를 모르고 나온 승객들이 기차표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조정훈


하지만 열차 추돌 사고를 알지 못한 승객들이 대구역에서 기차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무궁화호를 타고 김천에 가기 위해 나왔다는 승객 김아무개(32)씨는 "사고가 난 후 한참이 지났지만 알지 못해 대구역에 나왔다"며 사고 소식을 빨리 알려주지 않은 코레일측을 비난했다.

한편 대구역의 열차 추돌사고로 인해 동대구고속터미널과 동부시외버스터미널 등은 서울과 부산 등으로 향하는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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