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리아 군사공격 천명 "준비 끝났다"
백악관 성명 발표 "의회 승인 얻을 것"... 시리아 정부 '반발'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군사 공격 성명 발표를 보도하는 CNN방송 갈무리 ⓒ CNN
미국이 시리아 군사 공격을 천명하며 의회 승인을 요청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한국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성명을 통해 "반드시 시리아 사태에 군사적 개입을 할 것이며 공격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다마스쿠스에서 벌어진 일(화학무기 공격에 따른 대규모 인명 피해)에 대해 눈을 감아서는 안 되고, 눈을 감지도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고민 끝에 군사적 개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나에게는 군사 공격을 명령할 권한이 있지만 민주적 토론을 거치는 것도 필요하므로 의회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며 "때로는 당파적 차이보다 더 중대한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이 끝난 직후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대통령이 의회와 국민에게 정당함을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시리아 공격에 필요한 승인을 요청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수전 라이스 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팀을 모두 백악관으로 소집해 시리아 사태를 논의했다.
전날 케리 국무장관 역시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한 확실한 증거가 있다"며 "시리아 정부군은 화학무기 공격 전 방독면 착용을 지시했고 로켓이 어디서 발사되어 어디에 떨어졌는지 모두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리아 정부군이 금지선을 넘었는데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다면 이란, 헤즈볼라, 북한 등에 나쁜 선례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시리아 공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날 시리아 유엔 조사단이 레바논으로 철수했고, 백악관 성명이 발표되면서 곧바로 공격 명령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여름 휴회를 끝내고 다음 달 9일 다시 문을 열면 군사 공격을 결정해달라"고 밝혔다.
불리한 여론... 오바마 대통령의 '정면 돌파'
최근 영국, 독일 등이 시리아 군사적 개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미국에서도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직접 성명을 발표하고 의회 승인을 얻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모든 미국인이 계속되는 전쟁에 지쳤고, 나도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지쳤다고 책임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미국의 주장은 거짓이고 근거도 없다"며 "케리 국무장관이 군사적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미국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만약 근거가 있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내놓아야 한다"고 맞섰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군사 공격이 시리아의 민간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국제적 여론이 분열된 가운데 과연 미국 의회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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