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OP 시연 현장현장 사진 ⓒ 박채순
유럽식 문화를 고집하며 타 문화에 지극히 보수적인 아르헨티나에 부는 K-POP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물론 아직까지 주로 젊은층 여성들만이 한류를 즐기지만, 그럼에도 아르헨티나에 한국의 음악, 댄스를 곁들인 K-POP이 등장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한류가 숨쉬는 현상을 살펴본다.
지난 8월 24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내 중심지에 뒤치한 해군장교회관(Circulooficial de Mar)에서 K-POPArgentina 총책임자인 히메나 곤잘레스(Jimena Gonzalez)등이 주관한 'Hallyu Kermesse' 행사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었다. 한국 문화산업교류재단(KOFICE)이 후원한 K-POP행사장에서는 김밥 등 한국 음식을 먹을 수도 있었고, 한류스타 뮤직 비디오가 상영되고 있었으며, 한국 번역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있었다. 또 한글을 이용한 게임 등을 볼 수 있었다.
또한 2013년 초 한국에서 창립한 세계 한류학 학회(WAHS) 아르헨티나 지부장인 살바도르 대학교 교수 마리아 델 바제 게르라(Maria del Valle Guerra)와 총무를 담당하는 파올라 뻬르난데스(Paula Fernadez)가 한류학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본 행사격인 아르헨티나의 주 한류 활동인 K-POP팬 댄서들의 경연에 나선 이들은 각각 자기들이 좋아하는 한국의 K-POP 가수들을 모방하여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수준 높은 실력을 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행사 중간 중간에는 한국의 한류 스타들의 뮤직 비디오가 상연되는데, 자기들이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면 화면임에도 불구하고 환호의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 조직의 코디네이터 책임자인 루드밀라 메이란(Ludmila Melian)에 의하면 행사 당일 총 1,000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런 한국의 한류를 대변하는 K-POP행사를 아르헨티나에서 최근에 자주 목격할 수가 있다.
▲ 누리패의 사물놀이 교포 청년들 사물놀이 ⓒ 박채순
▲ 장구춤장면 1의 사진 들임 ⓒ 박채순
이날 한류 행사에선 아르헨티나 거주 교민 청년들로 구성된 '누리패'의 사물놀이와 한인 동포 여성 그룹의 '민속국악원'(원장 박혜선)의 장구춤과 부채춤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이날 행사에 우정 출연하여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문화의 장을 만들고 온통 한국 열기로 채웠다.
아르헨티나의 한류 붐을 오랫 동안 취재해온 현지 <한국일보> 계정훈 기자에 의하면 아르헨티나에는10000여명의한국팝의팬과 90여개의 팬 클럽이 활발하게 활동한다고 한다.
▲ 장면 2의 심사위원들과 사회자현장 ⓒ 박채순
▲ 한류 팬의 모습장내 현장 ⓒ 박채순
지난 8월 31일 오후 3시부터 부에노스 아이레스 문화의 거리(Av. Corriente 1660)에 위치한 복합 공연장 '빠세오 라 쁠라자(Paseo La Plaza)에서 제 4회 중남미 K-POP 경연대회(4th Edición Concurso K-POP Latinoamérica) 본선이 개최 되었다.
이 '중남미K-POP 경연대회'는 2010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네번째로 실시되고 있는 중남미 케이팝대회의 결산판이다. 주 아르헨티나 한국 대사관(한병길 대사)과 해외문화홍보원(KOCIS:Korean Culture and InformationService)이 주최하고 중남미한국문화원(이종률 원장)에서 주관한 행사는 중남미 12개 팀 200여 그룹 중에서 예선을 통과하여 선발된 13그룹이 참여한 최종 선발전이다. 한국인 출신 방송인, 텔런트 이정화(SeñoritaLee)씨가 사회를 본 이날 행사의 심사위원은 동포 방송인 황진이, 한인 연출가 정연철, 한국의 비디오 연출가 정성문과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음악 감독을 맡았던 작곡가 및 연출가인 크리스티안 마소(Christian Basso)씨 등이 맡았다
물론 이 행사는 한국 정부와 대사관 및 문화원의 후원 하에 이뤄지긴 하였지만 나날이 증가하는 중남미에서의 한류 열풍을 확인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장에는 아르헨티나의 언론들이 찾아와서, 한류와 K-POP의 실체를 카메라에 담았다. 중남미에서 출전한 현지인들이 한국말로 노래하고 한국 가수들의 춤을 추고, 팬들이 환호하는 그야말로 한류가 숨쉬는 현장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이날 출현한 최종 그룹들은 아르헨티나 5팀, 브라질 2팀, 칠레 1, 볼리비아 1, 뿌에르또 리코1, 페루 2, 콜롬비아1 팀 등이다.
▲ 참가자들관 관계자들무대위 ⓒ 박채순
▲ 최우수자에게 수상하는 이종률 원장시상식 ⓒ 박채순
심사 결과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U&I-AILEE 를 들고 노래를 한 19세의 빅토리아 카페라따가 최 우수상으로 결정되어 삼성에서 준 부상과 한국 왕복 항공권을 받았다. 그녀는 K-POP이 좋아서 4년 전부터 노래를 시작했다고 한다. 우수상은 뿌에르도 리코 출신 오마르 카반의 현란한 춤을 곁들인 World if you hurt-2AM에게 주어졌다.
K-POP은 한국에서 유래한 문화다. 이러한 현상 뒤에는 정부와 대사관의 한류 붐을 조성하고 유지하고자 하는 지원과 노력에 힘도 크다. 또한 한인 동포들의 '누리패'나 '민속국악원'의 지원 출연 등의 협조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르헨티나 이민 50년을 맞은 우리 동포들이 현지에 정착해 나가는 과정에서 현지인으로부터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때가 많았다. 그러나 이 한류인 K-POP의 등장으로 대한 민국이 선망 대상의 나라, 좋아하는 음악인의 나라, 문화와 예술의 나라로 인식하는 젊은이들이 차츰 늘고 있다.
우리 한인동포들은 이 한류 붐이 일시적인 태풍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문화 현상이 되어 중남미 현지와 한인 동포들이 함께 어울리는 신나는 매개가 되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정치학 박사 박채순의 아르헨티나 현지 취재임. 이 기사는 월드 코레안 신문에 기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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