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동신문>, 김정은-로드먼 만남 비중있게 보도
김정은 앞에서 시가 든 로드먼... 세계는 어떻게 볼까
▲ 북한 김정은 제1비서와 만찬 중인 로드먼(이 사진은 <로동신문>에서 갈무리했음을 밝힙니다) ⓒ <로동신문> 갈무리
지금은 그래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북한 관련 기사를 송고하면서 북한의 폐쇄성을 강조하기 위해 늘 '은둔하는(reclusive) 북한'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중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이 점이 마음에 걸렸든지 "서방에서 나보고 은둔한다고 하는데, 난 해외 방문도 자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은둔하는 국가'가 미국의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으로 '괴짜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데니스 로드먼을 초청해 그들의 최고 지도자가 반갑게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내가 로드먼을 두고 '괴짜 행보'라고 표현하는 것은 유감이나 그는 지난 2월 북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닿을 시기에 북한 김정은 제1비서를 면담한 뒤 "내가 다음 노벨 평화상 후보 3위 안에 안 든다면 이상한 일"이라고 언론을 통해 말한 바 있다.
로드먼의 말은 어찌 보면 사실일지도 모른다. 북한의 최고 권력 기관인 노동당의 기관지 <로동신문>은 7일(현지시각) 이 괴짜 로드먼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시가(담배)를 김정은 제1비서 앞에서 들고 있는 장면을 파격적으로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전 NBA 선수가 바로 얼마 전까지 미국을 상대로 상대로 핵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북한 최고 지도자 앞에서 시가를 물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세계인들은 믿을 수 있을까.
김정은 제1비서, 파격적 옷차림으로 로드먼 접견
▲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로드먼 일행을 맞이하는 모습(이 사진은 <로동신문>에서 갈무리했음을 밝힙니다) ⓒ <로동신문> 갈무리
또 <로동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비서는 로드먼을 만날 때 인민복 대신 셔츠 차림이었다. 미국이 이란과 같은 '악의 축'이라고 비난한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로드먼을 맞이하기 위해 즐겨 입던 인민복을 버리고 아주 파격적인 셔츠 차림에 선글라스까지 착용하며 로드먼과 포옹하는 장면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로드먼은 이번 방북에서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지만, 김 제1비서 앞에서 한 모습과 똑같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시가를 물고 7일(현지시각) 베이징 공항에 모습을 나타냈다.
기자들이 달려와 그에게 배씨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그것은 내 일이 아니니, 오바마나 힐러리 클린턴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또 그는 "세상 사람들이 김(김정은)을 어떻게 생각하든 그는 내 평생의 친구"라며 "이번 방북에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보드카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세계 언론들이 미국인 케네스 배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을 때 이른바 '마식령 스키장 건설 속도'로 인민의 생활을 향상시키겠다는 북한의 선전 의도와 '은둔의 나라' 북한의 최고 지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몸값을 높이고 있는 로드먼의 이해가 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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