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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앵커의 '종북' 멘트?... 방통심의위 '문제없음'

'일베' 누리꾼 문제제기... 심의위원 8명 중 5명이 '문제없다'

등록|2013.09.11 11:24 수정|2013.09.11 11:51
[김세옥 기자]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회원 등 보수 성향 누리꾼들이 국가정보원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수사에 대한 김성준 SBS <8뉴스> 앵커의 클로징 멘트를 문제 삼으며 '종북' 논란을 전개하고 있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산하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회(이하 보도교양특위) 다수 위원의 의견은 달랐다.

방심위 보도교양특위가 10일 오후 회의를 열어 지난 8월 28일 방송된 김성준 앵커의 클로징 멘트가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 2항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결과, 이날 회의에 참석한 8인의 위원 중 5인이 '문제없음'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8월 28일 방송된 <8뉴스> 말미 김성준 앵커는 "미묘한 때에 초대형 사건이 불거졌습니다. 국민이 놀랐습니다. 시점과 내용으로 볼 때 국가정보원이 조직의 명운을 건 외길 걷기에 나선 것 같습니다. 진실 말고는 길잡이가 없습니다"라는 클로징 멘트를 남겼다.

김 앵커의 이 같은 클로징 멘트에 대해 "소신있다"며 지지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종북' 등의 언급을 하며 격한 반응을 보였고, 특히 '일베' 회원들은 김 앵커 퇴출 운동을 주장하며 방심위에도 민원을 제기했다. 확인 결과 방심위에는 김성준 앵커 클로징 멘트와 관련해 52건의 민원이 제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민원을 제기하며 "뉴스 진행자(김성준 앵커)가 국정원의 정당한 수사행위에 대해 마치 선거개입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꾸민 음모인 것처럼 시청자를 오도하는,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내용의 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보도교양특위 논의 결과 5인의 위원은 김 앵커의 클로징 멘트가 공정성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행정지도성 조치인 '권고' 의견은 2인, 법정제재인 '주의' 의견은 1인에 그쳤다.

앞서 김 앵커는 자신의 클로징 멘트가 논란이 된 당일이었던 지난 8월 28일 트위터에 "클로징을 비난하는 멘션들 보고 놀랐습니다. 국민이 국정원을 주목하는 시점에 초대형 사건을 공개했으면 국정원이 큰 결심을 한 것 같다. 진실된 결론이 나면 신뢰를 얻을거고 아니면 잃을거다. 다른 셈법 없이 진실만을 찾기 바란다는 건데…"라며 클로징 멘트를 둘러싼 논란에 아쉬움을 표현한 바 있다.

이날 보도교양특위는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이석기 의원을 포함한 다수의 관계자들이 수사를 받게 된 통합진보당의 상황을 '고난의 행군'에 비유한 CBS <하근찬의 아침뉴스>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했다.

<하근찬의 아침뉴스>는 지난 8월 29일 주요 뉴스를 전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의 통합진보당 수사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공통된 평가는 정치권에 핵폭탄급 이슈가 터졌다는 겁니다.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과 국정원 개혁 등 최근 정국을 뜨겁게 달궈 온 현안들이 이 사건으로 모두 묻힐 가능성이 커졌습니다…(중략) 당사자인 통진당은 고난의 행군을 하게 됐습니다"라는 기자 멘트를 방송했다.

문제가 된 것은 '고난의 행군'이란 표현으로, 이석기 의원에 대한 국정원의 압수수색은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적법하게 진행된 것임에도 기자가 이를 '고난의 행군'에 비유해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민원의 주요 요지다.

이와 관련해 보도교양특위는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 2항 위반 여부를 논의했는데 '문제없음' 의견 4인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 4인('권고' 의견 2인, '주의' 의견 2인)으로 팽팽히 맞섰다. 제재의 필요성을 제기한 이들은 북한 노동당의 구호인 '고난의 행군'이란 비유를 사용한 것 자체에서 고의성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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