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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는 것은 핵 없는 삼척, 핵 없는 국가"

전국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 7일 서울 광화문광장 도착

등록|2013.09.08 10:47 수정|2013.09.08 10:47

▲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는 전국 탈핵희망 도보순례단. ⓒ 성낙선


전국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이 7일 마침내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지난 8월 15일 강원도 삼척시 성내동성당을 떠난 지 24일만이다. 전국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은 이로써 지난 6월 6일 이후 모두 3차례에 걸쳐 실시된 도보순례를 모두 끝마치게 됐다. 도보순례는 부산에서 시작해, 삼척을 거쳐, 이날 서울에서 마무리됐다.

성원기 교수(강원대 삼척캠퍼스)를 단장으로 한 전국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이하 도보순례단)은 이날 오후 3시 광화문광장에 도착하는 즉시 이순신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핵발전소 확대 정책을 포기하고, 삼척에 핵발전소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도보순례에는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를 비롯해 근덕면원전반대투쟁위원회, 삼척환경시민연대, 삼척여고 동문, 탈핵전국교수모임 등이 함께했다. 그리고 일정별로 나뉜 각 순례 구간에는 그 지역의 환경단체와 종교단체, 노동단체 등이 참여해 수많은 사람들이 성원기 단장과 함께 걸었다.

도보순례단이 순례를 떠난 목적은 탈핵을 염원하는 동시에 국민들에게 삼척핵발전소 반대 운동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성원기 단장은 이번 순례를 앞두고 "우리는 과감히 불편함을 감수하고 후손들과 온 생명들에게 온전한 자연을 물려주고자 탈핵희망을 담아 걷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성원기 단장과, 도보순례에 함께했던 삼척 반핵 단체 회원들, 진보정의당 김제남 국회의원,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은 뒤,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이 작성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으로 끝났다.

▲ 전국 탈핵희망 도보순례단, 성원기 단장. ⓒ 성낙선

기자회견에서 성원기 단장은 "핵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도보순례에 나서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도보순례를 하는 동안, 원전 비리 등으로 핵발전소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았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그 누구도 핵 때문에 불안한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공동대표인 박홍표 신부는 "우리가 도보순례에 나선 것은 정부가 시민들의 핵 반대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부에 "핵발전소 확대 정책을 포기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는 데 힘쓰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우리가 염원하는 것은 핵 없는 삼척, 핵 없는 국가"라며 "삼척에 핵발전소를 건설하려면 먼저 주민투표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서에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고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수산물조차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가 계속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을 개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러 차례 핵 사고를 경험한 이후로 인류가 탈핵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 정부는 그런 세계적인 탈핵 흐름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이후로 "정부는 어떠한 신규 핵발전소 건설도 추진하지 말 것과 특히 삼척과 영덕을 대상으로 한 핵발전소 건설 예정구역 고시를 즉각 취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국 탈핵희망 도보순례단은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이유로 ▲ 방사성 물질들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한다 ▲ 핵폐기물을 무독화 하는 기술은 아직 없다 ▲ 핵 발전은 돈이 많이 드는 값비싼 사양 산업이다 ▲ 국토의 2%를 태양광 패널로 덮으면 핵발전소 대체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도보순례단이 순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도보순례단은 1차로 지난 6월 6일부터 6월 10일까지는 부산에서 포항까지 105km를 걸었고, 2차로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9일까지는 포항에서 삼척까지 220km를 걸었다. 그리고 3차인 이번 순례에서는 400km를 걸었다. 성원기 단장은 이날 순례 일정을 끝으로 "당분간은 대학 강의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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