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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진주의료원 퇴직자 재취업률 낮다 스스로 인정"

전체 242명 가운데 51명 취업 밝혀... 노조 "부산 등 먼 곳에 가라고?"

등록|2013.09.09 17:47 수정|2013.09.09 18:14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를 하면서 직원들의 재취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지만 성과는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가 밝힌 재취업자 수도 노동조합이 파악한 숫자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9일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퇴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를 냈다. 이는 지난 8월 26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재취업자 숫자가 매우 낮다고 밝혔던 것과 관련해 나온 것이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의사(18명)·약사(2명)를 포함한 242명(2013년 1월 1일 이후 고용보험 상실자) 가운데 51명이 재취업에 성공했고, 180명은 실업급여를 수급하고 있으며, 11명은 미수급(미취업) 상태라고 밝혔다.

의사 14명, 약사 1명, 간호사 14명, 사무직 10명, 보건직 4명, 전산직 1명, 기능직 7명이 재취업했다는 것. 경남도청 보건행정과 관계자는 "재취업률이 사실 낮다"며 "여러 가지 노력을 했지만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는 5일 오후 경남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공공의료 국정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진주의료원 재개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 윤성효


경남도는 "진주혁신도시 입주기관에 지난 6월 추가 공문을 발송하는 등 진주의료원 직원에 대한 적극적인 채용을 요청하기도 했다"며 "40세 이상 고령자, 의료원 이외 다른 직장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퇴직자 등 약 60명은 현실적으로 재취업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한 종합병원에 재취업을 시도했던 사례도 언급해 놓았다. 경남도는 "지난 6월 부산 한 종합병원에 대규모 간호사 채용계획이 있어 명예·조기퇴직 간호사 51명을 알선했으나 채용지원자가 아무도 없어 취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8월 말에 낸 자료를 통해 전체 직원 205명(의사·약사 제외) 가운데 순수 재취업자는 20명뿐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청산·매각을 위해 일용계약직으로 13명을 채용하고 있었는데, 보건의료노조는 이 숫자를 합쳐도 전체 직원의 16%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남도와 보건의료노조가 전체 직원 숫자 파악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기준을 어느 시점으로 잡느냐에 따른 것이다. 경남도는 올해 '1월1일 이후 고용보험 상실자'를 기준으로 했고, 보건의료노조는 2월 26일 폐업 방침 발표 당시 재직자를 기준으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 뒤 퇴직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취업을 알선해주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실제로는 휴·폐업으로 실직상태에 놓인 퇴직자들을 무책임하게 방치해두고 있다"며 "거짓말만 뻔뻔스럽게 늘어놓은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휴·폐업으로 인해 실직 상태에 놓이는 직원들을 위한 어떤 고용보장책도 세우지 않았고, 실직자의 고통을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9일 박석용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장은 "생활 근거지가 진주이고, 가족들이 진주에 다 살고 있는데, 부산 등 먼 곳으로 가라고 하면 되겠느냐"며 "지역 군지역에, 그것도 최저임금 수준의 일자리가 나서 취업했다가 교통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중간에 그만 둔 사례까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도가 51명이나 재취업했다고 하는데, 그 숫자를 다 인정하더라도 매우 낮은 수준이고, 노조에서 파악한 재취업자 숫자와 많이 차이가 있다"며 "이번 경남도의 자료는 직원들의 재취업률이 극히 낮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밝혔다.

채권 신고 300억 넘어... 조합원, 재개원 투쟁 계속

경남도는 7월 15일부터 9월 15일까지 '채권신고'를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신고된 채권은 300억 원이 넘는다. 경남도 관계자는 "아직 채권 확정이 되지 않았는데, 은행 채권이 많이 들어오면서 전체 규모는 300억 원이 넘었다"며 "신고기간이 끝나면 채권확정을 한 뒤 이사회를 거쳐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산 절차가 마무리 된 뒤에 최종적으로 '종결등기'를 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진주의료원 법인은 완전히 없어지게 된다. 진주의료원 매각 여부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각 방침은 세워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는 의료시설에 매각하는 게 제일 나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재개원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는 조만간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투쟁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박석용 지부장은 "조합원들은 퇴근 선전전을 벌이고, 오는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집회에도 참석하는 등 다양한 재개원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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