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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가대교 화물 통행료, '서울-부산' 구간과 비슷

화물연대 "통행료 인하 촉구"..."교통탄력도 조사 결과 반영 안돼" 지적

등록|2013.09.11 14:23 수정|2013.09.11 15:10
"서울-부산간(경부고속) 395km의 화물차 통행료가 3만1000원인데, 불과 8.2km(거가대교) 거리가 3만 원이다. 이런 살인적인 통행료는 말이 되지 않는다. 화물 노동자를 비롯한 모든 운수 종사자들은 불합리한 거가대교의 통행료를 인하하기 위한 행동을 전개할 것이다."

화물노동자들이 거가대교(거제~부산 가거도) 통행료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화물연대 포항·울산·부산·위수탁·경남지부와 공공운수연맹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는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등과 함께 1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촉구했다.

거가대교 통행료는 소형차 1만 원, 중형차 1만5000원, 대형차 2만5000원, 특대형차 3만 원으로 정해져 있다. 다른 유료도로의 화물차 통행료와 비교할 때 거가대교는 비싸다.

▲ 전국화물연대 포항, 울산, 부산, 위수탁, 경남지부와 공공운수연맹 부산, 울산, 경남지역본부는 1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가대교의 살인적 화물차 통행요금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인천대교는 소형 5600원, 중형 9500원, 대형 1만2300원이고, 천안-논산 고속도로는 소형 9100원, 중형 9600원, 대형 1만2900원이며,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소형 8000원, 중형 1만3600원, 대형 1만7700원이다.

또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는 소형 6500원, 중형 7600원, 대형 1만800~1만1000원이고, 부산 광안대교는 소형 1000원, 중형 1500원,이며, 마창대교는 소형 2500원, 중형 3800원, 대형 5000원 등이다.

거가대교 통행량 예측치를 보면, 소형차는 초과 달성이지만 중·대형차는 훨씬 못미치고 있다. 2011년 통행량의 경우 소형차는 예측치의 106%, 중형차는 13%, 대형차는 10.2%, 특대형차는 9.7%에 불과했다. 이런 추세는 2012년에도 비슷했다.

거가대교는 민간업체가 건설해 부산광역시·경상남도와 최소운영수익보장(MRG) 계약을 맺었는데, 개통 뒤 통행량이 예측치에 훨씬 못 미치면서 두 자치단체가 민간업체에 돈을 지원해 오고 있다.

화물 노동자들은 통행량이 비싼 것이 적자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은 "부산-거제 사이 화물을 운송하는데 화주들은 운전기사한테 35만 원을 주는데, 기사들은 통행료 6만 원과 기름값 등을 지불하고 나면 적자라고 한다"며 "그런데다 화주들은 거리 단축을 이유로 요금을 인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2011년 감사원 감사 결과 책정된 통행료가 불합리 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감사원 지적에 따라 국토연구원과 한국교통연구원이 실시한 '교통탄력도 조사 결과'를 보면 통행료를 낮추도록 해놓았지만,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거가대교 요금체제는 전국에서 가장 비싼 통행료에, 전국에서 가장 높게 책정된 부당한 차종 간의 요금 편차"라며 "이는 높은 통행료에 덧붙여져 다른 도로와 두세배 이상의 통행료 차이가 발생하는 한 원인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전국화물연대 포항, 울산, 부산, 위수탁, 경남지부와 공공운수연맹 부산, 울산, 경남지역본부는 1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가대교의 살인적 화물차 통행요금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거제)이 감사원 등 관련 자료를 갖고 설명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화물연대는 "국토연구원과 한국교통연구원의 '교통탄력도 조사' 결과치를 보면 중형차는 현행 1만5000원보다는 최대 1만500원으로, 대형차량은 현행 2만5000원보다는 최대 2만으로, 특대형차량은 현행 3만 원에서 최대 2만4000원으로 요금을 인하시킬 때 통행량이 가장 많아서 통행료 수입도 최대점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며 "그러나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이러한 용역 결과를 얻었음에도 민자사업자와 주무관청은 그동안 이를 숨기고 통행료에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높은 통행료를 책정해 예측치의 10%에 불과한 중, 대형차들의 통행량을 방치하여 도민의 세금을 낭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거가대교는 소형차와 버스의 요금 차이가 150%에 달하는데 이는 전국에서 최고 높은 수치"라며 "한국도로공사 요금기준보다 무려 27배 차이가 난다, 이는 결국 운전자와 도민들에게 전가되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화물연대는 "높은 통행료는 거가대교 개통을 계기로 부산과 서부경남의 산업과 관광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당초 목적에 반하는 것"이라며 "매각만 서둘 것이 아니라 교통탄력도 조사결과를 반영해 즉각 통행료를 인하시킬 것"을 촉구했다.

화물연대는 통행료 인하 등을 요구하며 거가대교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 전국화물연대 포항, 울산, 부산, 위수탁, 경남지부와 공공운수연맹 부산, 울산, 경남지역본부는 1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가대교의 살인적 화물차 통행요금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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