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울산 북구청장, 44년만에 여동생 재회

쌍둥이로 태어나 7개월만에 양녀로...'사람을 찾습니다' 생방송서 상봉

등록|2013.09.14 18:03 수정|2013.09.14 20:38

▲ 지난 9월 13일 KBS 생방송 '사람을 찾습니다' 프로그램 녹화장에서 44년만에 쌍둥이 동생(왼쪽에서 네번째)과 재회한 윤종오구청장 가족 ⓒ 울산 북구청 제공


지역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의 건축허가를 반려해 올해 1월 17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 받은 후, 다시 9월 4일 3억6800만 원 배상 판결을 받는 등 고충을 겪던 윤종오 울산 북구청장이 이번에는 44년만에 헤어진 여동생을 만나 기쁨을 만끽했다.

윤 구청장의 부모는 2남 4녀를 낳았고, 이중 두 딸은 쌍둥이다. 하지만 지난 1968년 넷째로 태어난 쌍둥이 딸 중 동생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생후 7개월 만에 부잣집에 양자로 보내졌고 이후 44년간 생이별을 해야 했던 것.

양녀로 떠나 보낸 딸을 단 하루도 잊어 본 적이 없는 어머니(78)는 나머지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후 죄책감으로 지난 10여년간 방송에 사연을 보내는 등 애타게 딸을 찾다 결국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됐다.

헤어진 가족, 44년만에 생방송에서 극적 상봉

지난 13일 서울 KBS 생방송 <사람을 찾습니다> 프로그램 녹화장에서 어머니를 비롯한 윤종오 구청장 가족들은 꿈에도 그리던 쌍둥이 동생 임아무개(45)씨와 극적인 상봉을 했다.

양녀로 보낸 쌍둥이 딸의 친구가  KBS '사람을 찾습니다' 프로그램에 소개된 사연을 보고 그녀에게 알렸고, 결국 이날 상봉이 이루어진 것. 그녀는 "20대쯤 우연히 가족사에 대해 알게 됐다"며 "막연하게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가족을 찾게 되어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특히 "구청장이 된 오빠를 보니 더욱 자랑스럽다"며 기뻐했다. 

윤 구청장은 "당시 어머니가 동생을 은행에 근무하는 사람집에 보내고 나서 많이 우셨다"며 "4개월 뒤 딸의 돌이 된 뒤 그 집에 찾아가 동생을 다시 데려오려고 했지만 이미 호적정리가 끝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돌아와야만 했다"고 밝혔다.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어머니는 시장에서 죽장사와 콩국장사, 과일장사 등 으로 힘들게 남은 다섯남매를 키우고 모두 출가를 시켰다. 어머니는 어릴 때 품속에서 떠나보내야 했던 쌍둥이 딸을 간절히 찾았고,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마침내 만날 수 있었다.

그녀와 쌍둥이 언니는 모두 미술에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쌍둥이 언니는 울산에서 유명한 칼라클레이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동생은 관련공부를 해 현재 부산에서 의류업을 하며, 6살 난 딸을 둔 엄마가 됐다.

윤 구청장은 "쌍둥이라 그런지 미술에 소질이 있는 것이 둘 다 같다"며 "마음 한 구석 늘 동생 생각에 힘들어 하신 어머니에게 추석을 앞두고 정말 큰 선물이 됐다"고 기뻐했다.

그는 이어 "훌륭하게 키워준 양부모님과 가족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추석은 처음으로 헤어졌던 동생가족뿐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뜻 깊은 명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울산 북구청장 가족의 사연은 오는 20일 오전 11시 KBS 생방송 '사람을 찾습니다'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