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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휴대전화 모아 마련한 의약품, 북 어린이에게 전달

우리겨레하나되기 경남운동본부 등 단체, 5000만 원어치 의약품 반출

등록|2013.09.16 16:36 수정|2013.09.16 16:36
남한 시민들이 폐휴대전화를 모은 기금 등으로 마련한 의약품이 북측 어린이들한테 전달된다. 이미 인천항을 출발한 의약품은 단둥-남포 해로를 거쳐 추석 전후 남포에 도착한 뒤, 25일경 황해북도 사리원시 어린이 관련 시설에 배포될 예정이다.

대북지원민간단체인 우리겨레하나되기 경남운동본부(아래 경남겨레하나)는 1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측 어린이들을 위한 의약품 반출"과 "다시가자 금강산 운동"을 선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석규·정석규 경남겨레하나 공공대표와 조형래·이천기 경남도의원, 송영기 전교조 경남지부장, 김정광·박경미 경남겨레하나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 우리겨레하나되기 경남운동본부는 의약품을 마련해 통일부 승인을 받아 대북지원에 나섰다. 사진은 의약품이 인천항에서 출발할 때 모습. ⓒ 경남우리겨레하나


경남겨레하나는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 의약품을 반출했다. 경남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대북인도 지원이 성사된 것이다. 이 단체는 2011년 연말  영유아용 밀가루 50톤을 지원한 지 2년 만에 대북지원을 성사시켰다.

경남겨레하나는 5000만 원 상당의 의약품과 의약소모품을 마련해 보냈다. 포도당 수액제 2만 3000개 등이다.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는 지난 8월 말 남측에 '분배계획서'를 보내왔다. 북측은 의약품을 황북 사리원시 인민병원 소아병동 등 11개 진료소, 육아원·탁아소와 신양유치원 등 12개 유치원, 사리원 영광소학교 등에 배분할 예정이다.

의약품 구입에 들어간 기금은 주로 폐휴대전화기를 모아 마련한 것이다. 이 단체는 2012년 여름 북측에서 큰물난리가 났을 때 '북녘 수해돕기 폐휴대폰 수거운동'을 벌였고, 경남도교육청(교육감 고영진)도 동참하기도 했다.

▲ 우리겨레하나되기 경남운동본부는 1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약품 반출에 대해 밝혔다. ⓒ 경남겨레하나

폐휴대전화기는 1만6000개 가량 모아졌는데, 쌍용자동차 해고자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 재활용해 경비를 마련한 것이다. 여기에다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연대사업비를 내고, 경남겨레하나 700여의 회원들이 성금을 보탰던 것이다.

경남겨레하나는 이번에 "다시 가자 금강산"이라는 제목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 촉구 1만 2000인 선언운동을 벌인다. 이 단체는 지역지부별 대중캠페인과 현수막달기 등을 벌인다. 또 이 단체는 토론회와 전시회 등도 계획하고 있다.

경남겨레하나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와 이산가족 상봉, 인도적 지원도 조금씩 열리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통일부는 아직 전면적인 대북지원은 유보하고 있다"며 "밀가루나 쌀 등의 식량과 콩우유 기계 같은 설비 등은 불허되고 있으며, 영유아 관련 소규모 지원만 제한적으로 허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구나 지금은 인천-남포의 직항 해로가 막혀 있고, 반나절 만에 갈 수 있는 뱃길이 인천에서 중국 단둥으로, 다시 남포로 수일을 소요해야 갈 수 있는 먼 길이 되어버렸다"며 "수십배에 달하는 운송비용도 문제지만, 타국을 거쳐서 북에 가야 하는 심리적 거리감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 개성 육로 역시 막혀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는 지난 8월말 남측우리겨레하나되기 운동본부에 의약품 분배계획서을 보내왔다. ⓒ 경남겨레하나


경남겨레하나는 "국제적인 인도주의 원칙에도 미치지 못하는 선별적 지원만을 허용하는 통일부의 처지도 옹색하거니와 가까운 길을 두고 돌아가야 하는 상황도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며 "올 초 급박했던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넘어, 어렵게 찾아 온 남북 화해의 움직임에 경남겨레하나도 미약하나마 대북 인도적 지원으로 힘을 보태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경남겨레하나 김정광 집행위원장은 "의약품이 육로로 가면 하루만에 갈 수 있는데, 해상 운송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번에 인천항을 출발한 의약품은 사실 지난 9월초에 해상운동하다가 안개로 돌아와서 다시 보낸 것"이라며 "도착하는 상황을 봐서 제대로 분배가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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