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노인들 앞에서 "안타깝고 죄송"
기초연금 공약 후퇴 거듭 사과... "노인 빈곤 해결에 최선 다할 것"
▲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인의 날 기념 전국 어르신 초청 오찬행사에서 인사말을 마친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연금 등 복지 공약 후퇴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27일 노인의 날을 기념해 이심 대한노인회장 등 노인 183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당초 계획했던 것처럼 모든 분들께 (기초연금을) 다 드리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서 저도 참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기초연금제를 도입해서 모든 분들께 20만 원씩 드리겠다고 공약을 드렸지만 세계 경제가 다 어려워서 우리도 세수가 크게 부족하고 국가의 재정상황도 안 좋아서 비교적 형편이 나은 소득 상위 30%의 어르신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어르신들께 매월 20만 원씩 드리는 기초연금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어제 발표를 했다"며 "그래도 당장 내년부터 형편이 어려우신 353만 명의 어르신들께 매월 20만 원을 드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노년층 민심 달래기' 나선 박 대통령
이날 오찬 행사는 매년 노인의 날을 맞이해 열리는 정례 행사지만 박 대통령은 이날 기초연금 수혜 대상 축소에 따른 노년층 민심 달래기에도 공을 들였다. 박 대통령은 26일 국무회의에서와 마찬가지로 재정 여건이 호전될 경우 기초연금을 확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새 정부는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사회적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어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재정여건이 나아지고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면 소득상위 30%의 어르신들께도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께 노후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 드리고 1인1연금을 정착시켜서 OECD 최고수준인 노인빈곤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수 있도록 앞으로 저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어르신들의 건강에 대한 염려를 덜어드리는 일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며 "금년 7월부터 틀니에 대해서 건강보험 적용을 시작했고 내년 7월부터는 임플란트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지난 대선 때 기초연금 공약을 내건 배경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어르신들께서는 6·25 이후 폐허나 다름없었던 나라를 땀으로 일으켜 세워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신 주인공들이시다, 가진 것 없이 열심히 노력해서 집안을 일으키는 것을 자수성가라고 하는데 우리 어르신들은 자수성가를 넘어서 자수성국을 이루신 분들"이라며 "그러나 어르신들 중에는 가족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느라 정작 본인의 노후 준비는 하지 못한 분들이 많이 계시고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 중에서 제일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그대로 놔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어르신들이 노후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은 국가가 보장해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초연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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