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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의 선정성, 그 안타까움에 대하여

온라인뉴스서비스의 맹점

등록|2013.09.29 09:46 수정|2013.09.29 11:06

▲ ⓒ 네이버 캡처


'[영상] 퍽퍽! 연예인 A씨 흥분! "계속 해도 돼?"' 대학생 A군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다 흠칫 놀란다. 이제는 이런 내용도 기사로 나오나 싶기도 하면서, 은근히 궁금한 내용에 자기도 모르게 기사를 눌러 보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기사 내용은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지만, 제목만은 19금을 뛰어 넘어 음란물 수준이다.

최근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 뉴스가 뉴스의 주류가 되면서부터 많은 기사들, 특히 연예와 사회 기사 등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흥분, 노출, 발육, 몸매, 가슴 등 음란영상물 등에서나 볼법한 단어들이 기사 제목에 버젓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노출 사진이나 여성의 특정 부위를 강조한 사진들도 기사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꿀벅지나 베이글녀 혹은 G컵녀, 압구정 가슴녀 등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단어들도 쉽게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선정적인 제목들은 포털이나 닷컴뉴스, 또는 신문사의 인터넷 홈페이지 등 온라인 뉴스가 활성화되면서 뉴스 생산 매체들 간의 경쟁 심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좀 더 많은 조회 수, 좀 더 많은 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점차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단어들로 독자들의 눈을 이끌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결국 인터넷으로 뉴스를 자주 접하는 아동, 청소년 등에게 잘못된 성적 자극 등 정서적인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성(性)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지나친 상품화, 뉴스보도의 질적 하락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온라인 뉴스 홈페이지에서 많이 등장하는 광고들을 보자. 거의 헐벗은 여성들의 사진이나 성적 광고, 혹은 성인 광고들이 홈페이지 화면을 뒤덮고 있다. 그것을 보게 되는 아이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가지게 될까. 또 그런 광고들에 노출되는 청소년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그 뿐만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결국 독자들에게 하여금 기사의 내용이나 객관성에 대해 의심하게 한다. 기사 자체의 신뢰성을 떨어뜨려 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들이나 소위 낚시라고 말하는 기사들로 인해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하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최근의 뉴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졌다.

결국 모든 것은 돈과 인지도라는 근원적인 이유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이다. 또한 이런 문제가 지속된다면 온라인 뉴스 전체의 질적 저하와 함께 여성의 성적 상품화, 청소년의 정서적 문제 등은 갈수록 커지게 될 것이다. 과연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에 경제적 이유들을 들어 방관해야 하는 것일까?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필자가 가지는 생각이다.

선정적인 제목 문구는 결국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 매체와 생산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결론적으로는 잠깐의 이득을 위해 시장 전체가 위태로워지는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뉴스는 대중들이 정보를 얻는 매개체이다. 그 매개체가 선정적인 문구들과 이미지로 뒤덮이게 된다면 결과적으로는 대중들의 거부를 받게 될지 모른다.

다행히 온라인 포털 사이트 등 뉴스 게재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N 포털은 낚시, 선정적 기사들을 관리하기 위해 뉴스화면을 뉴스캐스트로 변경하고 뉴스 엠베세더를 실시하고 있고 D 포털 등도 그와 유사한 노력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관리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뉴스 게재를 맡고 있는 포털 사이트, 닷컴뉴스 등만이 나서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관계자들은 입법이나 제재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독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선정적인 기사의 제목들에 대한 비판의식을 가져야 하며, 뉴스 생산자들 또한 자성의 의지를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단순히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사람들의 많은 조회를 받아야 좋은 기사인 것은 아니다. 또한 좋은 기사라고 해서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질적인 향상을 통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대중들이 언론 매체와 기사들에 가지는 사회적 기대를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노력이 깊어지고 많아질수록, 오히려 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은 성인사이트의 광고만으로도 충분하다.
덧붙이는 글 다음 아고라와 동시에 연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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