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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사진전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

보고 나면 이야기가 샘 솟는 사진전

등록|2013.10.05 14:16 수정|2013.10.06 12:14

라이프 사진전 포스터포스터 ⓒ (주)유니크피스

라이프 사진전이 세종문화회관 전시관 1층에서 열리고 있어 보러 갔다.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모두 일정이 있어 우리 부부만 다녀왔다. 전시장 전체를 둘러보고 슬라이드 상영까지 보고 나오니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사진 전시 구성은 마음에 들었고, 동선 또한  무리 없어 즐겁게 관람했다.

전시장을 나오면 기념품 판매대가 있는데, 엘비스 프레슬리가 사용했을 것 같은 마이크(PC에 꽂아 사용가능한), 살바도르 달리가 디자인 한 츄파츕스, 무하마드 알리가 사용한 것 같은 줄넘기 등이 앙증맞게 놓여있다.

우린 사진집을 구입하고 그곳을 나와서 장어구이에 소주 한잔 사이다 한잔 기울이면서 라이프 사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사를 기록한 사진들. 라이프 사진들의 가치는 바로 그 것이 아닐까 한다. 사진에 나타난 역사는 모두 사실이니까.

라이프는 최고의 사진가로 평가 받는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 유진 스미스, 로버트 카파, 더글러스 던컨 등이 활동한 잡지였다.

주간 판매량이 1300여만 부에 이를 만큼 절대적인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며, 900만장의 사진 중 이 번에 전시된 사진은 130여장이다.

백범 김구 선생 Alfred Eisenstaedt, 1946 ⓒ The Picture Collectio

아폴로 11호1969 ⓒ The Picture Collectio


백범 김구선생부터 마이클 잭슨, 한국전쟁에서 아폴로 11호까지 세계 근현대사의 굵직한 순간들을 기록한 사진들과 평범한 일상에서 심오한 인생의 철학을 드러내는 사진에 이르기까지 라이프가 가지고 있는 넓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인생을 보기 위해, 세상을 보기 위해(To see life, To see the world)'라는 라이프의 창간인 헨리 루스의 창간사에 충실한 전시 기획이다.

라이프의 커버를 장식한다는 것은 당시의 모든 사진가들의 자부심이었다. TV가 등장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라이프를 통해 세상을 봤고, 라이프는 사람들의 인생을 기록했다. 간디와 김구는 모두 민족의 지도자로 칭송을 받았지만 모두 암살당했고, 처칠과 히틀러는 정치적 앙숙이었지만 미술에 대한 소질, 출중한 연설 능력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사람을 죽여야 하는 전쟁 속에서 군인들은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하기도 하고 순간의 실수로 인류 최초의 달을 밟은 주인공이 바뀌기도 했다. 삶은 위태롭고 역사의 방향은 예상할 수 없는 궤적을 그린다. 기록하지 않았다면 스쳐 지나갈 사실이 사진가들을 통해 불멸의 역사로 남았다. 라이프사진전은 인생과 역사에 대한 멋진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전시내용은 크게 세 개의 영역으로 분류해놓았다.  

#1 People / 인간 vs 인간

한 인간의 인생을 주의 깊게 바라본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건 역사적인 명성에 가려진 고단한 개인의 삶과 부유함에 가려진 메마른 영혼들이 있었다. 초창기부터 『라이프』는 그 제호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인간의 삶과 공적인 인간의 삶 그 양쪽 모두에 충실한 기록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보다 더 속속들이 파헤쳤던 경쟁자와 협력자, 그리고 동반자들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한 인간의 입체적인 모습을 관람자 스스로 구성하도록 연출되었다. 화가로서 여생을 살았던 윈스턴 처칠과 화가가 되길 그토록 갈망했으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아돌프 히틀러, 피카소의 조형미를 질투했던 마티스, 마티스의 색채감각에 열등감을 느끼던 피카소를 만나볼 수 있다.

#2 Moments / 역사에 기억될 순간

매캐한 화약 냄새와 폭음이 진동하는 전쟁터에서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는 군인들을 보라. 마비된 이성이 쉽사리 광기로 변해버리는 전쟁터 속에서도 본능 속에 남아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은 더할 수 없는 인간애를 보여준다. 『라이프』는 수많은 역사적인 사건을 기록하고 보도했다. 제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우주개발의 시대, 냉전의 순간에서부터 소소한 일상에 이르기까지…

『라이프』가 담아낸 내용은 바로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흘러넘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었다. 이 전시영역은 우리에게 참혹한 전쟁터 속에서 어떻게 인간들이 살아남고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지 또 한 거대한 사회적 냉대를 가슴에 안고 맞서서 진정한 챔피언이 되었는지 그 역사의 순간을 낱낱이 볼 수 있을 것이다.

#3 It's Life / 이것이 우리의 삶

삶에 대한 기록, 이것이야 말로 『라이프』의 본바탕이다. 이름에 걸맞게 『라이프』는 시대의 영웅이나 역사적인 사건만을 쫓지 않았다. 범부들의 지극히 소소한 일상을 특유의 따뜻하고 유쾌한 눈으로 기록하고 남겨두었다.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에서부터 무덤에서 한 인간의 삶이 막을 내릴 때까지 사진이라는 혁신적인 매체를 통해 깊은 울림으로 선사할 것이다. 특히 1950년대에 가장 위대한 사진 전시였던 '인간가족전'의 가장 첫 번째 사진(양츠강 사진)과 마지막 사진(유진 스미스의 '낙원으로 가는 길')으로 장식된다.

양츠강Dmitri Kessel, 1946 ⓒ The Picture Collectio


낙원으로 가는 길W. Eugene Smith, 1953 ⓒ The Picture Collectio

완벽주의자로 알려진 유진 스미스가 남긴 작품 중에서 이번 전시에 선 보이는 제2차 세계대전의 명작 '유일한 생존자'와 '밀림의 성자 슈바이처 박사. 그리고 20세기의 희망을 상징하는 '낙원으로 가는 길'은 그의 집념을 보여주는 대표작들이다.

'낙원으로 가는 길'은 종군 사진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그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당한 큰 부상으로 생사의 기로에 있었을 때 찍은 사진이다. 다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집 주변을 산책하면서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사진을 남기고 싶어 뒤따라가면서 찍었다고 한다.

어둠 속에서 밝은 곳으로 나아가는 아이들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하곤 새로운 희망의 의지를 다시 불태웠다고 한다. 이 사진은 1957년 4월 경복궁 미술관에서도 순회 전시된 바 있다.

라이프 사진전
제목: 라이프사진전 /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
기간: 2013년 9월 6일 ~ 11월 25일 (11:00~20:30) / 81일간
          (단 11월 25일은 오후 4시까지 관람_입장 마감은 오후 3시)
장소: 세종문화회관 전시관 1층
문의: 02-747-7790
Web: www.seelife.co.kr
작품: LIFE Picture Collection 사진저작물, LIFE 작가 사진저작물 약 130여점
요금: 일반/대학생: 12,000원 (단체 20인 이상 10,000원 / 만 19세 이상)
           중/고생: 10,000원 (단체 20인 이상 8,000원 / 만 13세~18세)
           초/유아: 8,000원 (단체 20인 이상 6,000원 / 만 4세~12세)
           특별할인: 6,000원 (만 65세 이상 / 국가유공자 / 장애우)
           무료입장: 만 4세 미만
교통: 5호선 광화문역 하차=> 1,8번 출구 세종문화회관 방향 200미터 지점
                                                     7번 출구 세종문화회관 방향 300미터 지점


덧붙이는 글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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