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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출발' 뒤집기에 성공한 콩콩아, 축하한다

[하부지의 육아일기 ⑫]'콩콩이'와의 알콩달콩 이야기

등록|2013.10.07 11:27 수정|2013.10.07 11:27
레슬링 시합이 아니다. 손녀딸 '콩콩이'의 이야기다. 7월 10일에 태어난 언니인 하은이는 10월 26일, 그러니까 107일 만에 뒤집기에 성공했었다. 콩콩이가 태어난 지 167일째(10월 5일)다.

그래서 아내나 애 엄마, 가족 모두 '콩콩이'의 뒤집기를 기다린다. 손가락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다가 '음마, 음마' 옹알이를 한다. 아내나 애 엄마는 벌써 '엄마, 엄마' 말(?)을 한다고 호들갑이다.

콩콩이생후 167일 신장 75.5cm, 체중 8.4kg ⓒ 문운주


오늘도 물 180CC에 분유 25.5g 을 타서 3시간만인 오전 11시 20분에 먹였다. 한 번에 먹지 못하고 조금 남겼다가 나머지를 장난치듯 쪽쪽 빨아 마신다. 그리고 예의 왼손으로 콩콩이의 목을 보호하고 오른 손으로 안은 채 트림을 시켰다. '크윽' 식도를 타고 쑥 내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콩콩이'를 이부자리에 누였다. 안고 흔들거나 어르다간 먹은 우유를 토할 염려가 있다. 아이의 위는 병과 같아서 흔들다간 밖으로 다 토해 낸다. 그래서 우유를 먹인 뒤에는 항상 조심하는 중이다. 그런데, 가만히 누워있던 '콩콩이'가 딸꾹질을 하기 시작한다. 다시 안아 방을 서성였다. 내가 뭘 잘못했나. 우유를 너무 급하게 먹은 걸까.

콩이와 콩콩이콩콩이의 이름은 은우다. 하은이와 '은', 우애하라고 '우' 자매가 우애하며 살아갔으면 하는 엄마, 아빠의 장고 끝에 지은 이름이다. ⓒ 문운주


언니인 하은이가 '콩콩이'는 자신이 돌본다고 엎드려서 '까꿍' 하면서 어른다. 그런데 너무 위험하다. 나무라고 싶어도 잘못 건드렸다간 '콩콩이' 보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혹 떼려다가 혹 붙인 꼴이 된다. 스스로 물러나게 해야 하는데... 하은이 달래기가 더 어렵다.

아이들의 신체 발달 순서는 뒤집기, 배밀이, 기기, 서기, 걷기 순이라고 한다. 잠만 자던 '콩콩이'가 자는 횟수와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손발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엎드려서 머리를 들거나 움직인다. 맨 처음 시도하는 뒤집기를 그래서 애타게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왜 조급할까. 뒤집는 것도 기거나 서는 것도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스스로 알아서 할 텐데.  어느 스님은 자식을 돌볼 때 5세(영유아)까지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돌 봐야 하고 아동기인 7세부터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엄마는 TV를 보면서 아이들 보고 책 봐라 하는 것은 내가 생각 해 봐도 좀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소년기인 13세부터는 지켜봐야 한다고.

'콩콩이'를 엎어 놓았다. 머리를 들고 목에 힘을 주는 훈련이다. 그리고  몸을 옆으로 돌려 누인 뒤 연습을 했다. 색깔 있는 장난감으로 시선을 유도하고 조심스럽게 아기체조를 시켰다. '까꿍' 어르면서 방향을 돌릴 수 있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시켰다. 부드러운 다리를 쭉쭉 당겨주었다. 옛날 어머니가 '큰다, 큰다' 하는 의미를 되새기면서.

'콩콩이'가  공중으로 발길질을 한다.  양손을 허우적거린다. 안간힘을 쓰며 온 몸을 옆으로 돌린다. 그리고 다시 조용해 졌다. 얼마나 힘들까. 그래 뒤집기만 하면 다음부터는 조금 쉬울 수 있어. '콩콩이' 힘내세요.

며칠간 용 쓰듯이 버둥거리더니 드디어 뒤집기 성공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게 중요하듯이 '콩콩이'의 뒤집기는 새로운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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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의 뒤집기며칠간 용 쓰듯이 버둥거리더니 드디어 뒤집기 성공이다 ⓒ 문운주


 "콩콩이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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