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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공사 엿새째, 주민-한전 '충돌' 잇달아 송전탑 반대 시민 1명 구속영장발부, 3명은 기각

한국전력, 5곳 기초굴착작업 등 벌여... 밀양 주민들,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등록|2013.10.07 10:20 수정|2013.10.07 18:01
[3신 : 오후 5시 55분]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경찰에 연행되었던 환경·반핵단체 회원 1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7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영장전담 이준민 판사는 이상홍 경주환경연합 사무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아무개, 변아무개씨와 이재식 민주노총 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무국장에 대해 "재범 위험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나머지 3명에 대해선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으며, 같은 범행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은 사실이 없어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탈핵희망버스' 회원으로 참석했다. 영장 기각된 3명은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의 펜스를 뜯고 들어가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수석부본부장은 경찰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되었는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측은 당시 현장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경찰 폭행 혐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2신 : 오후 5시 30분]
주민들, 병원 후송... 한전, 공사는 계속 진행

▲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낮 12시경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농성하면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윤성효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와 관련된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공사를 재개한 지 엿새째인 7일에도 주민과 한전·경찰 사이의 충돌과 대치는 계속됐다. 일부 지역에선 한전·경찰과 대치·충돌하던 주민들이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밀양시 상동면 도곡마을 109번 철탑 현장 주변에서는 주민 2명이 병원에 후송되었다. 여승호(80) 할머니는 허리를 다쳐 병원에 후송되었고, 점안순(61)씨는 실신해 병원에 실려갔다가 퇴원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현재까지 주민 27명이 병원에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도로와 산속에서 농성하다 쓰러지거나 경찰과 대치·충돌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주민은 6명이고, 나머지는 농성 현장에 복귀했거나 집으로 돌아갔다.

▲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낮 12시경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농성하면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여는 동안 헬기가 계속 오르내렸다. ⓒ 윤성효


한편 지난 3일 경찰과 충돌 현장에서 연행되어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던 환경단체·반핵단체 회원 4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7일 오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렸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저녁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전력공사가 주민을 포함해 26명에 대해 신청했던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한 3차 심리가 이날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재판부는 심리를 종결했으며, 결정은 1주일 전후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이날 철탑 현장 5곳에서 공사를 계속 진행했다.

[1신 : 7일 오전 9시 40분]
송전탑공사 엿새째, 주민-한전 '충돌' 잇달아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된 가운데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지 엿새째인 7일에도 공사를 강행하려는 측과 주민들 간의 마찰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아래 한국전력)는 7일 현재 84·89·95·109·126번 철탑에서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사에는 한국전력 직원 188명과 시공업체 73명이 투입되었으며, 모든 공사 현장에서는 기초 굴착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 한국전력공사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와 밀양시의 움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 시도 나흘째인 5일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 있는 움막을 지키고 있다. ⓒ 윤성효


또 한국전력은 이날도 헬기를 이용해 밀양시 단장명 단장리 소재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에서 장비를 운반하는 작업을 벌인다. 밀양시 부북면 도방마을에 있는 126번 철탑 현장에서는 'L/P고정용 콘크리트 타설'하는 작업을 벌인다.

이날도 곳곳에선 주민과 한국전력측의 마찰·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89번 철탑 주변과 126번 철탑 주변에서 한국전력 직원과 경찰이 주민과 충돌을 빚었다.

126번 철탑 주변 현장에서는 김영자(57·여수마을)씨를 비롯한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또 상동면 도곡마을 쪽에 있는 109번 철탑 현장 주변에서는 주민들이 한국전력 차량을 막으면서 충돌이 빚어졌고, 주민들은 도로가 막히자 산길을 올랐다.

이날 주민 한 명이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109번 철탑 현장 주변에서 공사 재개에 항의하던 여아무개(80) 할머니는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 허리를 다쳐 병원에 후송되었다. 지난 1일부터 현재까지 병원에 후송된 주민은 20여명이며, 이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현재 입원 중이다.

한편 송전탑 공사 반대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주민들은 7일 오전 마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힌다.
경북 청도 주민 20여명과 충남 당진 주민 40여명 등은 이날 오전 밀양을 찾아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지지 방문할 예정이다. 또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는 이날 낮 12시 단장면 단장리 움막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오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쪽 움막 앞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미사"를 올렸다. ⓒ 윤성효


▲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오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쪽 움막 앞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미사"를 올렸다. ⓒ 윤성효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이날 오후 1시 30분 단장리 단장면 움막농성장 앞에서 "수녀 폭행사건이 벌어졌다"며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1박 2일 일정으로 밀양지역 곳곳을 돌며 '봉헌미사'를 올릴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3일 경찰과 충돌 과정에서 연행되었다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4명에 대한 실질심사가 이날 오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각계 인사와 시민들로부터 수천장의 '탄원서'를 받아 재판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송전탑 공사 반대를 내건 단식농성도 계속되고 있다. 상동면 금호마을 박정규 이장은 상동역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고, 천주교 조성제 신부와 동화전마을 주민 김정회씨는 부인 등 가족과 함께 서울에서 단식농성하고 있다. 126번 철탑 현장 아래 산속에서 단식농성했던 아주머니 3명은 건강 악화로 단식을 풀고, 2명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오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쪽 움막 앞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미사"를 올렸다. ⓒ 윤성효


경찰이 도로·임도를 막자 주민들은 산속 농성장으로 오르기 위해 산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입산금지명령'이 논란을 빚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현장에서 경찰이 밀양시장의 입산금지명령이 떨어져 올라갈 수 없다며 산으로 오르는 주민들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밀양시 산림녹지과 담당계장은 "입산금지는 11월 1일부터 산불 예방을 위해 내려지고, 현재 시장 명의로 내려진 입산금지명령은 없다"며 "평소에도 산으로 갈 때는 주인의 입산허가가 있어야 하고, 산 주인의 입산허가가 없이 산을 오르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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