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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를 조상신으로 섬기는 사람들

천리대학 부속 천리참고관 박물관

등록|2013.10.07 15:20 수정|2013.10.07 15:21

▲   천리참고관 박물관에 마련된 한반도 관련 유물 전시실입니다. ⓒ 박현국


6일 오후 일본 천리대학 부속 천리참고관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일찍이 일본 신도계 신흥 종교인 천리교에서 만든 박물관입니다. 1930년 설립된 이 박물관은 천리교를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서 세계 각 곳의 문화와 생활을 이해해야한다는 종교적인 목적에서 미술품과 생활용품을 수집하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천리교는 나카야마미키(中山 みき、1798.10-1887.2) 에 의해서 천리에 만들어진 신흥종교입니다. 천리교가 처음 시작된 이곳은 나중에 나라현 천리시가 됩니다. 한때 신도 수가 800만 명에 이른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220 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천리참고관 박물관은 세계의 생활문화와 세계의 고고미술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미술품과 유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고대 문명권의 유명한 곳에서 수집한 값비싼 미술품도 많지만 그것보다는 서민들의 생활 속에서 민중들의 손때가 뭍은 유물들을 더욱 돋보이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천리교의 창시자가 여자이고, 여성의 눈으로 보아 약한 자나 피지배자들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신앙과도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층과 이층에는 한국 양반가정의 모습도 재현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대만이나 파푸아뉴기니아, 발리, 보르네오, 인도, 태평양의 여러 섬들의 생활 모습과 그들의 신앙과 관련된 정령 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무늬의 방패는 이곳에 사는 700 여 부족민들이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식별 기호가 되고 자신들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알리는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   파푸아뉴기니아 사람들이 섬기는 정령들의 숲입니다. ⓒ 박현국


삼층에는 세계의 고고미술 전시장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한국 중국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메소포타미아, 엘람, 이집트 등 여러 곳에서 수집해 온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나 메소포타미아 장식 석조물들은 일찍이 1930년대부터 수집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지금 열리고 있는 특별전에서는 청도기 동탁 유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주로 한국, 중국, 일본의 동탁이나 청동기 제품이 중심이지만 일찍이 청동기의 가치를 인식하고 수집에 노력해온 그들의 안목에 감탄할 따름입니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서 보여주고 있는 냉수충형동고(冷水冲型銅鼓)는 중국 광서(広西)치왕족 자치구에서 옛날부터 사용되던 것으로 청동으로 만든 북입니다. 이곳에서는 지금도 음력 정월 1일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청동 북을 치며 개구리 흉내를 내면서 개구리 축제를 엽니다.

▲   중국 광서(?西)치왕족 자치구에서 개구리 축제 때 사용하는 청동 북(높이:76.3cm)입니다. 사진 왼쪽 아래는 일본에서 발견된 동탁(높이:42cm, 무게:3.8kg)입니다. ⓒ 박현국


이곳에서는 개구리가 마을 사람들의 토템입니다. 자신의 선조는 개구리에서 나왔으며 개구리가 인간의 행복과 풍요와 풍년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개구리 축제 때는 마을사람들이 모두 청동 북을 들고 나와 열을 지어 허리를 굽히고 청동 북을 치면서 개구리를 찾아서 산으로 가기도 합니다. 청동 북은 나무망치로 두드리는데 낮고 무거운 소리가 납니다.

청동 북은 중국 광서에서 가장 많이 출토되었는데 나온 곳에 따라서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청동 북은 8 가지(万家壩型、石寨山型、冷水沖型、遵義型、麻江型、北流型、霊山型、西盟型) 92 개 정도입니다. 청동 북은 구리와 납, 주석 합금을 사용하여  주물기법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출토된 청동 북 겉에는 여러 가지 무늬가 새겨져 있고 위에는 개구리, 말 등 여러 모양이 붙여있기도 합니다. 무게는 크기에 따라서 다르지만 가장 많이 이용하는 크기는 25 kg 정도입니다.

▲   천리참고관 박물관에는 세계 여러 곳에서 수집한 미술품이 있습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집트의 호루스신상, 그리스의 도기 용기, 이란의 인물 그림 사발, 8 세기 중국 당나라 병입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 천리 참고관, http://www.sankokan.jp, 2013.10.7.
인민 중국, http://www.peoplechina.com.cn/home/second/2012-09/10/content_481459_2.htm, 2013.10.7.

가는 법> 오사카 난바나 츠루하시에서 나라행 긴테츠 전차를 타고 야마토사이다이지에서 텐리행 전차로 갈아타고 갑니다. 교토역에서 긴테츠 텐리행 전차를 타고 갑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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