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원들 "교육장악 위한 전교조 탄압 막겠다"
교문위 소속 야당의원 14명 성명, 전교조 농성장도 지지 방문
▲ 8일 오후 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 윤근혁
"해고자를 빌미로 전교조를 설립 취소하겠다는 것은 국제 표준도 무시하는 시대착오적 조치다. …24년 역사를 가진 전교조는 그렇게 말살할 수 없는 단체다."
8일 오후 3시 20분, 유기홍 간사(민주당)를 비롯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 6명이 서울광장에 마련된 전교조 탄압 저지 농성장을 처음으로 찾았다. 이날 유 의원은 "말살"이란 강한 표현을 써가면서 '해고자의 조합원 인정' 규약을 문제 삼아 전교조에 대한 설립 취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유기홍 "정부가 전교조 말살하려 덫을…"
유 의원은 "해고자의 조합원 인정 문제는 이미 국회에서 입법과정을 거치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고용노동부가 설립 취소를 최후 통보했다"면서 "이것은 국회 본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전교조 탄압에 대해 강하게 따지는 파이팅 국감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재정 의원(민주당 대변인)은 "교문위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고 도종환 의원(민주당)은 "10월 23일 고용노동부의 최종 설립 취소 통보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긴밀한 상의와 협조가 필요한 시기"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단식 13일째인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교육부가 오늘 근무시간 외에도 집회 참석이 위법이라는 어이없는 군부독재식 공문까지 학교에 보냈다"면서 "교육 민주화가 후퇴하지 않아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투쟁하고 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89년 해직 시련을 겪은 전교조는 그 동안 전술적으로 옳은 판단을 해왔다"고 전제하면서도 "저쪽이 전교조를 말살하려고 어떤 덫을 놓고 기다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지혜롭게 더 살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은혜 의원(민주당)도 "지금은 속전속결의 상황이 아닌 지속적인 활동이 그 어떤 시기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40분간 이어진 농성장 방문에서는 박홍근 의원(민주당)과 정진후 의원(정의당)도 참석해 전교조 탄압을 막기 위해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교문위 야당의원 성명 "불순한 시도, 국민 저항에 실패할 것"
한편, 야당 대표의원들이 농성장을 방문하기 직전 교문위 소속 야당의원 14명은 성명을 내어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 탄압에 나선 것은 더 큰 음모가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면서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교학사 역사교과서로 역사교육을 왜곡하고자 하는 이 정부가 가장 먼저 전교조를 무력화함으로써 교육현장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또 "교육을 장악해, 친일독재의 역사를 애국애족의 역사로 왜곡해 교육하려는 불순한 시도는 국민적 저항에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과거로 회귀하는 노조탄압, 교육장악을 위한 전교조 '법외 노조화'를 좌시할 수 없으며 전교조 탄압을 막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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