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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공사 강행, 주민 무시한 행위"

[인터뷰] 서울에서 단식 1인시위 중인 밀양 농민 김정회씨

등록|2013.10.12 17:06 수정|2013.10.12 17:47

김정회 밀양 농민김정회 밀양농민과 부부 그리고 천주교 신부가 12일 현재 대한문과 서울시청 앞에서 '밀양송전탑 강행 중단'을 촉구하며 11일째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시청 앞에서 단식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정회 농민과 대화를 나눴다. ⓒ 김철관

"주민의 의사 반영하지 않는 밀양 765kV 송전탑 공사 강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 10월 2일부터 정부를 향해 밀양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대한문과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밀양시 단장면 동화마을 주민 김정회(42)·박은숙(41) 농민 부부와 천주교 조성제 부산교구 신부. 이들은 12일 현재 단식 11일째를 맞고 있다.

11일 오전 8시 단식 10일째를 맞아 서울시청 앞 정문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정회씨를 만나,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주변에는 마실 물병과 송전탑 건설 반대를 알리는 피켓이 놓여 있었다. 김씨는 오랜 단식 탓에 서 있을 힘이 없어 의자에 앉아 1인시위를 진행했다.

먼저 김씨는 대한문에서 시청 정문으로 옮겨 1인시위를 하게 된 동기를 집시법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한문에서 저와 아내, 그리고 신부 등 3명이 모여 단식을 하고 있으니 경찰이 집시법 위반이라고 하면서 떨어져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한 사람은 대한문에서, 또 한 사람은 서울시청 정문에서 그리고 한 사람은 텐트에서 서로 1시간씩 교대하며 단식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그는 밀양송전탑 공사 강행 사건에 대해 서울에서 알리려고 한 이유에 대해 "서울에 인구가 많고, 우리나라 전력 소비를 서울에서 가장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전력을 생산은 안 하고 소비만 한다. 서울에서 생산전력의 40%를 쓴다. 생산된 전기는 서울로 많이 집중돼 있는데, 오는 과정이 너무 많은 지역주민들의 피해를 주고 있다. 전기가 올라오는 지역마다 농촌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주민 등의 건강과 재산 피해를 주면서 올라오고 있다. 밀양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알리려고 온 것이다.

그리고 서울에서 연대하는 단체가 많아 연대도 도모하기 위함이다. 특히 서울사람에게 시골 농촌이나 어촌 등 서민들의 피눈물을 타고 오는 전기가 서울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쓰고 있는 이유를 알리기 위해 서울에서 단식 1인시위를 강행하게 됐다."

김정회 농민지난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10일째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잇는 김정회 밀양농민이다. ⓒ 김철관


그는 "일단 밀양송전탑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들 간의 대화를 통해 합의 하에 공사를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과 합의를 하지 않고 일방적 밀어붙이기식 공사를 강행하면서 공권력이 투입되고, 할머니와 주민들이 폭행을 당하고 할머니 수십 명이 병원에 실려가 치료 받고 있는 상태다. 주민의 삶을 걱정해야 할 국가가 이렇게 폭력을 동원해 공사를 강행하면 안 되는 것이다. 공권력이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의 재산을 지켜야 하는데 폭도로 변해 힘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폭행하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조직폭력배나 테러리스트도 아닌데, 적군도 아니고 전쟁도 아닌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폭행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그는 이날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며 지금도 계속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소식을 전해 온다고 말했다.

"오늘 새벽에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경찰과 한전 직원들에게 끌려서 5명 이상 부상으로 실려 갔다고 한다."

그는 "이런 상황들이 우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야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면서 "보상을 해주라는 것도 아니고, 살고 있는 곳에서 농사짓고 그대로 살겠다는데 그것이 뭐가 잘못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매일 폭행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절대 단식을 중단할 수 없다. 3000명 이상 경찰병력이 집결해 공사 강행을 돕고 있는데,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단식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단식 중단식 중인 김정회 밀양농민이 서울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김철관


이어 그는 한국전력이 송전탑을 강행하려는 이면에는 기업들의 이권이 걸린 해외 원전 건설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온 일본 원전 사고를 보면서, 전 세계가 원전을 감축해야 하는 여론에 휩싸여 있는데, 우리나라는 원전을 확대하고 있다. 신고리 3호기가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야 계약을 마친 우리나라 기업이 아랍에미리트에 가 우리 기술로 원전을 건설할 수 있기 때문에 밀양송전탑 등을 강행하면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실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밀양송전탑 공사 중단을 위해 끝까지 밀양주민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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