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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송전선로 건설 차질없이"... 대책위 "공사중단하라"

신고리원전 3. 4호기, 부품 성능시험 실패... 민주당도 "송전탑 중단"

등록|2013.10.16 18:01 수정|2013.10.16 18:35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 부품 재검증 결과 제어케이블 성능시험에 실패한 가운데,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 중단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송전선로 공사를 계속 하겠다고 밝혔지만,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아래 대책위)는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산업부 "송전선로 건설은 차질없이 마무리"

▲ 16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로에서 송전탑 공사 차량의 진출입을 막기 위해 농성하던 주민들이 경찰에 의해 강제 제압된 뒤 도로에는 경찰대원들이 배치되어 있다. ⓒ 윤성효


한국전력공사는 신고리원전 3·4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경남 창녕에 있는 북경남변전소까지 가져가기 위해 울산-기장-양산-밀양-창녕 구간에 걸쳐 송전탑(161기, 밀양 4개면 52기)을 짓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6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새한TEP의 시험성적서 위조에 따라 재시험을 추진 중이던 신고리원전 3·4호기 JS전선 케이블의 재시험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한수원은 신고리 3·4호기 JS전선 케이블에 대한 화염시험 재시험 실패에 따라 동 케이블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한수원은 동 케이블의 신속하고 안전한 교체를 위해 가능한 인력·수단을 총동원하는 등 전사적 차원에서 최선을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 케이블 교체작업이 철저한 안전성을 확보하는 가운데 최대한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한수원의 모든 케이블 교체 작업과정과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케이블 교체로 인해 신고리 3호기의 준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은 차질없이 마무리 짓도록 하는 한편, 신고리 3호기 준공 지연에 따른 내년 여름 전력수급 애로에 대해서는 국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내년 여름 전력수급상황 점검과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정부 발표에 반박 성명 발표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신고리 3호기 준공이 연기돼도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대한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밀양 주민들은 또한 한결같이 신고리 3호기의 준공은 제어케이블 부품 성적서 위조문제로 한참 뒤로 밀릴 것이며, 그 시간동안 밀양 송전탑 문제의 쟁점들을 토론하자고 수없이 주장했다"며 "그리고 밀양 주민들의 주장대로 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16일 아침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공사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농성하고 있다. ⓒ 윤성효


대책위는 "밀양 주민들은 지난 보름동안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맨몸으로 공사에 맞서 왔다"며 "그리고 다만 공사가 중단되기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지옥같은 시간을 버텨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와 한전은 대안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민들의 대안은 파행으로 끝난 전문가협의체를 포함해 과연 한번 제대로 검증조차 해봤던가? 한국전력의 일방적인 주장만이 난무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금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사회적 공론화기구를 구성하라"며 "시간이 2년 이상 남아있는데, 뭐가 급해서 이렇게 주민들을 밀어붙이는가? 밀양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공론의 형성이 그렇게 두렵고 자신이 없는가? 이런 식으로 강행되는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사고와 그 후과를 대체 어떻게 감당하려 하는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명분마저 사라진 공사를, 시급하지도 않은 공사를, 주민들이 울부짖는 공사를 한사코 강행하는 작금의 사태는 이 나라 민주주의에 대한 심대한 폭거"라고 규정하면서 "국가 운영의 최소한의 합리성을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밀양 송전탑 공사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경남도당도 이날 논평을 내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자행되는 국가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고,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주민과 대화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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