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반미'라던 유영익, 그 아들은 미국인?"
[국감-교문위] 안민석 "역사 제대로 기록 가능?"... 이승만·박정희 독재 미화 사실도
▲ 교육부 국감 참석한 유영식 역사편찬위원장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교육부·국사편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우편향 논란의 유영익 역사편찬위원장이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친북정책'으로 규정하는 등 연일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의 아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택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 위원장의 아들 국적 포기 이유가 '병역 회피' 목적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7일 국사편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유 위원장의 인사기록을 확인한 결과, 유 위원장의 아들이 국적을 미국으로 바꾸었다며 병역의무를 회피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무엇보다 유 위원장은 앞서 미국에 대한 편향적 사고를 드러낸 바 있다. 유 위원장은 지난 2009년 <미래한국>의 '우남 이승만 애국상' 수상 당시 "'김대중·노무현 집권기 친북·반미정책의 부당성을 과감하고 예리하게 비판함으로서 좌파정권을 퇴진시키는 데 발군의 노력을 다했다'고 했다"고 축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유 위원장은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신 직후에 미국에 대해서 약간의 비판적인 발언을 하신 적이 있다"면서 참여정부를 '반미'로 규정한 바 있다. 유 위원장은 당시 "그것이 반미냐"는 우원식 민주당 의원의 반문에, "(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서 우리가 당당하게 나가야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이 같은 유 위원장의 편향된 인식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유 위원장은 '미국에 당당하면 반미(反美)'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에 당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이 어떻게 우리나라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모든 공직은 그 자리에 걸맞은 덕목과 다른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자가 있어야 한다"면서 "미국에 치우친 철학을 가진 유 위원장은 다른 자리는 몰라도 국사편찬위원장으로서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끊이지 않는 인사 논란을 보면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면서 "국사편찬위원장 아들의 국적에 관한 사안은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데 개의치 않은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유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이 국적이 다른 것은 아버지와 아들의 성이 다른 것만큼이나 해괴한 일"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기록 편찬해야 하는 역할, 대단히 막중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국사편찬위원장의 아들마저도 병역회피를 위해 미국 국적을 선택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어느 국민이 이 역사편찬위원회의 역할을 인정하겠는가, 유 위원장은 스스로 사퇴해 최소한의 양식이나마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승만·박정희의 기초작업 없었다면... 후진국의 독재 불가피해"
한편, 유 위원장이 지난 10일 국회 교문위원에게 보낸 책자를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존재", "신분적으로 격이 높은 조선왕조 왕족 출신" 등으로 미화한 사실도 알려졌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유 위원장은 지난 10일 "살펴봐주시라"는 내용의 친전과 함께 자신이 책임편집자로 참여했던 <한국사 시민강좌>(2010년 47호)를 국회 교문위 소속 의원들에게 발송했다.
유 위원장은 이 책에서 (이 전 대통령은) 대한제국 멸망 이후 광복까지 기간 동안, 해외 특히 구미지역에서 전개된 독립운동의 최고 지도자였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을 추켜세웄다. 또 "독립운동 기간과 해방공간에서 자웅을 겨뤘던 라이벌들을 제치고 신생공화국의 최고통치자가 된 권력정치에서의 '최후승자'였다"며 그 이유로 "신분적으로 격이 높은 조선왕조 왕족 출신" 등을 꼽았다.
박 의원은 "이승만이 왕족 출신이었다는 점을 독립운동가로서의 탁월한 자질로 꼽는 '봉건적 사고'를 기탄없이 표명하고, 이것을 국회의원들에게 자랑스레 추천하는 인물이 우리나라의 사료 수집과 편찬을 담당하는 최고 책임자라는 점 자체가 부끄럽게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 위원장이 이 전 대통령을 세종대왕에 비유하며 4·19 혁명을 불러왔던 독재를 미화했던 사실도 드러난 상황이다. 그는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도 이에 덧붙여 정당화 시켰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유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열린 '제12회 이승만 포럼'에서 "박정희 대통령이나 이승만 대통령의 기초 작업이 없었다면 과연 경제기적을 이룰 수 있었나 생각한다"면서 "정치학자들이 정직하게 후진국에서 독재라는 것에 대해 사실상 불가피한 것이 아닌가 하는 논의를 좀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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