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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밀양 송전탑 공사 관련 주민 첫 구속영장 발부

트랙터 몰고 가던 박아무개씨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록|2013.10.18 18:37 수정|2013.10.18 18:37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뒤 처음으로 주민이 구속됐다.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영장담당판사 이준민)은 18일 오후 6시경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박아무개(57·용회동마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씨는 지난 16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로에서 트랙터를 몰고 가다 경찰대원들이 막아서면서 실랑이를 벌였다. 당시 오아무개 순경이 넘어져 쓰러졌고, 경찰은 박씨의 트랙터에 치었다며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 경찰은 16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로 쪽에서 트랙터를 몰고 가던 주민 박아무개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박씨가 트랙터 위에 앉아 있고 그 앞에 경찰대원들이 가로 막고 서 있는 모습. ⓒ 문승연


경찰은 "오아무개 순경이 주민들의 도로 점거를 막기 위해 도로 중앙에서 신호봉을 들고 멈추라고 정지신호를 보냈으나 이를 무시하고 트랙터로 충격하여 2주간의 상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박씨는 당시 농삿일을 하러 가던 길이었고, 오아무개 순경은 트랙터에 의해 부닥친 게 아니라 신발 밑창이 뜯겨진 상태에서 스스로 넘어진 것"이라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당시 넘어진 순경은 병원에서 간단한 타박상 소견으로 당직 의사로부터 퇴원해도 된다는 권고를 받았으나, 얼마 뒤 경찰 관계자들이 응급실을 다녀간 뒤에 퇴원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박씨를 체포한 뒤 창원서부경찰서로 연행해 조사했고, 17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데 이어 18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2일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뒤 밀양 주민이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지난 3일 '탈핵희망버스'에 참가했던 이상홍 경주환경연합 사무국장이 경찰에 연행되어 구속된 적이 있다.

한편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은 공사방해금지가처분 결정 고시문을 18일 추가로 송전탑 건설 예정지에 부착했다. 법원은 지난 8일 주민 등 25명에 대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고, 지난 14일 30곳에 고시문을 부착한 뒤 이날 밀양시 부북면 2곳과 단장면 1곳에 추가로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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