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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첨가물 MSG, 본체는 천연 그대로다

[서평] 최낙언의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등록|2013.10.20 09:32 수정|2013.10.20 09:33

책겉그림〈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 예문당

추석 때였지 싶다. 온 가족이 모였으니 맛난 것들을 많이 먹었다. 홍어에다 갈비, 그리고 떡도 만들어 먹었다. 오랜 만에 먹은 것들이라 그런지 그 맛들이 일품이었다. 어제는 넷째 형이 홍어 맛이 그립다며 한 상자를 요청해 서울로 올려보냈다.

그러면서 형은 우리 아이들이 먹는 걸 걱정했다. 이른바 과자나 다른 화학첨가물이 들어간 식품들은 될 수 있으면 먹이지 않도록 하라는 뜻이었다. 그 대신에 고구마와 토마토 등 자연에서 나는 것들을 주로 먹이도록 당부했다.

그 이야기에는 나도 지극히 동의하고 있다. 여태 읽은 책들이나 또 사람들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자연에서 얻은 것들은 우리 몸에 맞는 것들이지만 화학적 첨가물은 우리 몸에 좋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서 아토피 때문에 고생했던 우리 집 둘째 아들은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긁지 않는다. 이곳 목포로 내려오면서부터 피부도 거의 깨끗한 상태다. 서울에서는 매일 긁고 약을 발라주고 했는데, 여기서는 전혀 긁지도 않는다. 그런 일들 때문에라도 오염되지 않는 자연친화적인 먹을거리가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첨가물을 단 한 번도 써보지도, 맛보지도 않은 사람이 나서서 첨가물에 대한 엉터리 정보를 퍼다 나른다. 문제는 일반인과 건강전도사뿐 아니라 의사마저 아무런 생각 없이 이런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여 방송이나 언론에서 말한다는 사실이다. 그럴듯한 거짓말이 인터넷에 실리고, 이를 언론이 인용하고, 인터넷은 언론에서 보도된 권위 있는 사실이라고 다시 퍼뜨리면서 거짓말이 무한히 증폭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61쪽)

이는 최낙언의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른바 각종 매스컴에서 유해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식품첨가물에 관한 주장이다. 지난 20년간 식품첨가물을 다룬 식품공학 전문가답게 보존료와 MSG 등 각종 화학적 첨가물에 관한 솔직한 의견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일반인들이 풍문으로 들은 여러 오해들을 풀어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MSG(Mono Sodium Glutamate)가 무조건 안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저자는 MSG가 모든 생명체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가지 아미노산 중에서 가장 폭넓게 쓰이는 L-글루탐산 1분자와 미네랄 중에서 가장 많이 필요한 나트륨 1분자를 결합해서 만들어진 물질이라고 한다.

그것은 미생물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유해성도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카제인에 나트륨을 붙였다고 해서 화학적 합성품으로 불리듯 글루탐산도 나트륨을 붙였다고 해서 화학적 첨가물로 분류한 것과 같은 이치 때문이란다. 그만큼 그 본체는 천연 그대로라는 뜻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자신의 실험을 바탕으로 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식품첨가물과 관련된 남들의 체험담을 무작정 믿는 것처럼 위험한 선택도 없다고 이야기한 것 말이다. 그만큼 이 세상의 체험담들이 과학적이고 진실한 것들이었다면 이 세상의 건강문제는 벌써 오래부터 해결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철분을 가진 사람들은 암 발생 위험이 5-6배 더 증가한다.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육고기를 많이 먹으면 대장암이 증가하는 이유가 육고기를 통하여 철분이 많이 공급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과도한 철분은 면역기능을 억제시킬 수 있다. 철분은 우리 몸에 너무나 중요하다. 그런데 적정 농도의 5배만 초과해도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한다."(140쪽)

결국 이 책을 읽는 동안 깨달은 게 그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뭐든지 지나침은 부족함보다 못하다는 것 말이다. 아이스크림에 들어 있는 '유화제'도 적당하게 먹으면 괜찮은 것이지만, 비타민이나 미네랄도 실은 첨가물이니 지나치게 과용한다면 그 역시 독성이 쌓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결국 제어하기 힘든 건 인간의 욕망이지 결코 식품첨가물의 요소에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 책은 그렇듯 건강식품과 아토피 치료, 그리고 다이어트 등 여러 체험담에 관한 함정들을 바로잡고자 하고, 유통 시 품질을 향상시키고 작업성과 영양까지 높이고, 거기다가 기호성까지 높여주는 여러 첨가물들에 관한 상세한 소개를 하고 있다. 이른바 '보존료 산화방지제', '유화제 응고제', 미네랄과 비타민과 아미노산과 각종 식이섬유 등 여러 식품첨가물에 관한 특징들을 바르게 분별토록 하는 게 그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여태껏 뜬 소문으로 들어왔던 여러 식품첨가물에 관한 오해를 풀고 이제부터라도 바른 시각을 갖추었으면 한다. 물론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그것이 천연식품이거나 다른 식품첨가물이라 해도,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걸 늘 기억하며 먹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쓴 저자도 그걸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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