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트위터 글, 불법 취득해 증거 안 돼"
새누리 '국정원 트위터 공작' 후폭풍 차단... "검찰, 공소장 변경 신청 취소 검토"
▲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 이희훈
"불법체포를 통해 불법으로 취득한 정보라서 법적인 효력은 없을 것이라고 파악한다." -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새누리당이 20일 공개된 국가정보원의 '트위터 공작' 5만5689개 글에 대해 "증거효력이 없다"고 강변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이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 별지에 첨부된 국정원 심리전단 트위터 글을 공개하자, 그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해 '불법 취득 증거'란 논리를 들이댄 것이다.
야당 법사위원들이 공개한 트위터 글에 따르면, 국정원은 앞서 기소된 댓글 및 찬·반클릭 활동뿐만 아니라 파급력이 큰 트위터에서도 박근혜 새누리당 당시 후보를 지지하고 문재인·안철수·이정희 등 야권 후보들을 비방하는 등 노골적으로 대선개입 활동을 펼쳤다.
"윤석열 팀장 직무배제, 적절한 조처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를 선거개입 활동의 증거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 윤석열 팀장이 공소장을 변경하는데 제시한 (트위터) 댓글이 5만5689건이라 하고 있는데 2233건만 직접적인 증거로, 국정원 직원하고 연결된 직접적 증거로 인정됐다"면서 "(나머지 5만3000여 건은) 추정하고 있을 뿐 (국정원 직원으로) 밝혀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의 글로 확인된 2233건에 대해서도 "법적 의미에서 직접적인 증거라고 해도 법률상으로는 불법 체포를 통해서 불법 취득한 정보로 효력은 없을 것이라고 파악한다"고 주장했다.
즉,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이 국정원 전 심리전단 직원 3명을 긴급 체포하고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보고 과정을 생략했고 국정원에 사전통지를 하지 않은 것을 '불법 행위'로 규정한 셈이다. 앞서 검찰 수뇌부도 이를 문제삼아 윤 전 팀장을 수사팀 직무에서 배제시켰다. 그러나 야당은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축소를 위한 외압"으로 보고 윤 전 팀장의 직무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사건(윤 전 팀장의 직무배제)의 본질은 검찰의 관련 법규와 절차를 무시한 전례 없는 검찰권 남용과 검찰 스스로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검찰 내부조직에 사전에 보고를 받고 결재를 맡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도 (국정원에) 사전통지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소 이후에 체포영장 발부도 문제가 있다고 해서 검찰 내부에서 '잘못됐다'고 해 (긴급 체포됐던 직원들을) 방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소장 변경을 요구할 때는 반드시 피고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해서도 확인을 거쳐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 전 팀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것에 대해서도 "검찰이 적절한 조처를 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국정원 직원과 연계된) 2233건의 트위터 글도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새누리당에서 국정원을 압박해서 대선을 도와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고, 지난 정부, 지난 국정원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비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 "선거개입이 있다면 검찰과 법원에서 밝혀질 문제"라고 말했다.
"공소장 변경 신청 취소 검토하는 듯"... 민주 "입맛 맞는 가이드라인 제시하나"
특히,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트위터 글 5만5689건을 증거로 한, 수사팀의 공소장 변경 신청도 취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공사장 내용 변경을 취소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불법으로 (변경)한 것이기 때문에 검찰이 다시 수사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신청 취소)도 검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기소가 제기된 이후에는 강제 수사를 못한다, 영장을 제시해 체포해 오지 못한다"며 "특별수사팀의 추가 체포는 검찰청법과 규정을 무시한 전례 없는 검찰권 남용"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국정원처럼 선거개입 활동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는 국군사이버사령부 '정치댓글' 의혹에 대해서도 "여러 통로로 확인했는데, (댓글 단 행위는) 개인적인 일"이라며 "22일 국방부 수사결과 발표에서 정확한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글을 공개한 민주당을 향해서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현재 대선 의혹 꾸며내기와 4대강 사업 의혹 부풀리기, 기초연금 딴지 걸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야당은 아직도 일방적인 주장과 정치 공세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윤 팀장에 대한 검찰의 적절한 조치임에도 민주당이 검찰 죽이기라며 사실을 호도하고, 사실 확인도 안 된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등 선동도 점입가경"이라며 '정치공세'로 일축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에 대해 "부적절한 간섭행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이번 일은 수사팀이 판단해서 법이 보장한 직무권한 내에서 수사와 법 집행을 한 것"이라며 "여당이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공소장 변경을 언급한 것 자체가 부적절한 간섭 행위"라고 질타했다.
또 "윤 원내수석부대표의 부당한 (공소장 변경 신청 취소) 언급은 검찰에게 새누리당 입맛에 맞는 수사방향을 지시하기 위한 공개적 가이드라인 제시행위"라며 "벌건 대낮에 국정원이 국기문란 불법행위를 옹호하고 검찰을 수사지휘하려 드는 여당 핵심관계자의 태도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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