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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경찰 보호 속 밀양 송전탑 공사 레미콘 차량 투입

22일 바드리마을 84번 철탑 현장... 문정선 의원 거세게 항의

등록|2013.10.22 10:54 수정|2013.10.22 10:56
대규모 경찰이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해 나선 주민들을 차단시킨 가운데,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가 공사 재개 뒤 처음으로 레미콘 차량을 투입시켰다.

한전은 송전탑 공사 재개 21일째인 22일 오전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84번 철탑 현장에 레미콘 차량 5대를 진입시켰다. 주민들이 공사장 진입로인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도로에 밤샘농성하며 막으려 했지만, 대규모 경찰이 주민들을 차단했다.

이날 오전 8시 50분경 민주당 소속 문정선 밀양시의원은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와 도로를 막고,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차 안에서 스카프로 자신의 목을 매려했다. 이때 경찰이 차 문을 열고 들어가 문 의원을 밖으로 끌어냈다.

▲ 한국전력공사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속에, 21일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 주민들이 공사 차량의 출입을 막기 위해 모여 있다. 주민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가 돌아오자 경찰이 서 있어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일부터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공사를 계속해서 벌이고 있다. 사진은 21일 82번 철탑 공사 현장. ⓒ 한국전력공사


당시 이곳에는 주민들이 있었지만, 레미콘 차량이 오자 경찰이 주민들을 차단했다. 경찰의 보호 속에 한전은 레미콘 차량을 공사 현장으로 올려 보냈다.

한전은 이날까지 10곳에서 철탑 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84번 철탑은 공사 진척도가 가장 빠르다. 기둥을 세우기 위한 원통형 구덩이 4개를 파고, 거기에 철근을 엮은 뒤 콘크리트를 넣어 철탑을 세우게 된다. 콘크리트 작업은 철탑을 세우기 위한 기초 작업의 마무리 단계다.

한전은 이날 오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레미콘 차량 15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에 있는 126번 철탑 현장에도 기초작업이 거의 마무리 되었는데, 한전은 헬기로 콘크리트를 옮겨 구덩이에 넣을 예정이다.

한전은 이날 82, 86, 88, 89, 95, 109, 125번 철탑 현장에서 타설작업과 부지정지, 울타리 설치, 진입로 벌목 등 작업을 벌인다.

주민들은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주민들은 바드리마을 입구와 평리 마을, 평밭마을 등 10여 곳에서 농성하면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단식 농성도 계속되고 있다. 천주교 조성제 신부는 지난 3일부터 서울에서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밀양 상동역 앞에서 3일부터 단식농성해 오던 박정규씨는 20일만인 21일 해제했다.

21일부터 상경 투쟁하고 있는 주민 10여명은 서울에서 활동을 계속 벌이고 있다. '밀양 주민 상경투쟁단'은 매일 낮 12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765배 퍼포먼스'를 하고, 종교계 지도자 예방과 국회 방문, 저녁 촛불집회 참석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전은 밀양 4개면에 송전탑 52기를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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