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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KT 전격 압수수색... '이석채 소환' 신호탄?

'부동산 헐값 매각' 고발 뒤 속전속결... '사퇴 압박' 속 국감 출석 여부 관심

등록|2013.10.22 14:25 수정|2013.10.22 15:14

▲ 이석채 KT 회장이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검찰 수사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사진은 지난해 1월 2일 오전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TE 서비스 계획을 밝히는 모습. ⓒ 김시연


[기사 재보강 : 22일 오후 3시 15분]

"올 것이 왔다?" '이석채 국감'을 앞두고 검찰이 KT 본사 등을 전격 압수수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조사부(양호산 부장검사)는 22일 오전 이석채 KT 회장 고발 사건과 관련, KT 분당 본사와 서초사옥, 임직원 자택 등 16곳에 수사관을 파견해 압수수색했다. 이날 기업 사업 부문과 홍보팀이 있는 광화문 지사도 경비 요원을 평소보다 몇 배로 늘리는 등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광화문 사옥에도 이날 오후 2시쯤 검찰 수사관이 자료 보관용 상자를 들고 올라가는 모습이 목격됐고 취재진들도 속속 모여들고 있다.

검찰은 KT가 수사에 비협조적이어서 자료 확보를 위해 압수 수색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주변에선 이석채 회장 소환 조사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T 관계자들이 압수수색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참여연대 등 고발인들은 지난 10일 KT '부동산 헐값 매각' 관련 추가 고발 뒤 2주일도 안돼 압수수색이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매각 문제와 관련해 검찰이 구체적 혐의를 포착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참여연대 2차 고발 12일 만에 전격 압수수색... '부동산 특혜 매각' 혐의 포착?

▲ 검찰은 22일 이석채 회장 고발 사건 관련 KT 본사 등 16곳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KT 기업 사업 부문과 홍보팀이 있는 광화문 사옥 입구. 이곳에서도 이날 오후 검찰 수사관이 압수수색용 상자를 들고 올라가는 모습이 목격된 가운데 주요 신문과 방송 카메라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 김시연


참여연대 등은 지난 2월 서울도시철도공사 '스마트(SMRT) 애드몰' 사업 투자 등과 관련해 이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지난 10일 KT 부동산 헐값 매각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마침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17일 '스마트 애드몰' 사업 입찰 담합 혐의로 KT에 과징금을 71억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이 회장이 사업성이 떨어지는 '스마트 애드몰' 사업에 60억 원을 추가 투자하고, 이 회장 친척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과 관련된 적자 기업인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과 ㈜사이버MBA에 각각 60억 원, 77억 원에 인수하면서 회사에 200억 원대 손해를 끼쳤다고 고발했다. (관련기사: '낙하산 원조' 이석채 KT 회장, 낙하산에 무너지나 )

당시 KT는 지하철 역사와 전동차 광고 임대권 사업인 스마트 애드몰 사업 계약이 이 회장 취임 이전인 2008년에 이뤄졌고 취임 이후 60억 원 재투자도 연대보증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 10일 2차 고발 직후였다.

참여연대와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10일 이 회장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KT 사옥 39곳을 매각하면서 감정가보다 싸게 팔아 회사와 투자자에 최대 869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차 고발했다.

2011년 노량진, 강동, 성남 등 20개 사옥, 2012년 고덕, 반포, 성북 등 8개 사옥을 KT AMC가 모집한 특정 펀드에 '감정평가 대비율' 75~76% 정도로 값싸게 매각했고 이를 다시 KT가 임차하기로 하면서 1년 임차료로 매각가 7.5%를 책정한 것도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이에 KT는 당시 감정가에 비해 싸게 판 것도 아니고 1년 임차료도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고발장 접수 5일만인 지난 15일 고발인들을 불러 조사에 나섰다. 당시 중앙지검에 출석해 3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던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검찰이 사전 준비를 많이 마친 상태여서 많이 놀랐다"면서 "검찰도 KT가 매각한 사옥에 다시 장기 임차로 들어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부동산 매각 과정에서 어떤 특혜가 없었는지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고 밝혔다.

안진걸 처장은 "10년이 지나면 해당 부동산 매수인은 건물 값을 임대료로 모두 회수할 수 있어 사실상 무상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매우 비정상적인 계약"이라면서 "KT 부동산을 매입한 펀드의 실제 주인과 펀드 모집 절차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수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담합 과징금에 국감 증인 채택까지 '사면초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정위는 지난 17일 스마트 애드몰 사업 입찰 담합에 가담한 KT 등 4개 업체에 과징금 187억 61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지난 2008년 KT가 포스코ICT와 컨소시엄을 결성한 뒤 하도급업체인 피앤디아이앤씨를 앞세워 롯데정보통신에 대가를 약속하고 입찰 들러리로 참여시켰다고 봤다.

이에 KT는 "공정위 결정을 뒷받침하는 자료는 객관적 증거가 아닌 진술 자료에 불과하다"면서 담합 가담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행정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 CEO 취임 전에 추진된 사업"임을 강조하면서 "수익 향상과 손실 최소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이 회장 고발건과 연관성 차단에 주력했다.

현재 이석채 회장은 시민단체와 언론단체의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과 검찰 수사, 청와대 사퇴 종용설 등으로 사면초가 상태다. 특히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31일 미래부 확인 국정감사에 이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이석채 국감'만 벼르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미래부 국감에서도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KT 낙하산 인사 문제와 잇따른 노동자 자살 문제를 제기하며 '이석채 책임론'을 언급하자 KT 출신인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까지 거들고 나섰다.

이 회장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사실상 불출석을 예고했다. 하지만 검찰에서 이미 이 회장 해외 출장 사실을 알고 출국 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져 국감 출석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KT는 이날 "참여연대 고발 건으로 오늘 오전 10시 30분쯤부터 서초, 광화문 사옥과 일부 계열사 대상으로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간 정상적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해 왔으며 검찰 조사에도 성실히 응해 왔다고"고 밝혔다.

반면 내부에서 이석채 회장 경영 행태를 비판해온 KT 새노조(이해관 위원장)는 이날 "뒤늦게나마 검찰이 이석채 회장의 비정상적 경영에 대해 사법의 칼날을 들이댄 것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검찰이 고소 사실 뿐 아니라 이 회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개인비리 등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여 이 회장이 반드시 구속 처벌되기를 바란다"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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