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롭지 않은 이 장터의 인기 메뉴는?
아버지와 혜화동 도시장터 '마르셰'에 가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13일 일요일의 오후. 주중의 피로함을 누그러뜨리려 집에서 쉬고 계시던 아버지를 졸라 한 번쯤 가고 싶던 장터로 향했다. 바로 한 달에 한 번 혜화동에서 열리는 도시장터 마르셰(사실 정식이름은 '마르셰@'인데 그냥 '마르셰'라 하겠다)다. 아버지는 도심 한복판에서 시골마냥 장터가 열리는 걸 신기해 하셨지만 마르셰는 이미 '도시농부나 수공예작가, 귀농인 등의 생산자와 도심에 사는 소비자들의 활력장터'로 잘 알려진 곳이다.
우리 두 사람의 나들이가 딸과 아버지의 오붓한 한때가 될지, 아니면 취향이 다른 아빠와 딸의 투닥거림으로 마무리될지 모를 일이었지만 '일단 가보면 뭐든 기억에 남겠지' 하는 마음에 아버지를 설득했다. 물론 통 큰 백수(!)인 딸이 점심값을 제공하는 조건을 달고서 말이다.
도시 장터를 즐기는 사람들의 분위기
멀리서 마르셰의 상징이라는 노란색과 흰색 휘장을 확인하고 장터에 들어서자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보였다.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로 장터에 출점한 팀별 점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시 농지에서 정성스레 키워온 작물을 곱게 진열하거나 재미난 이국음식에 대해 설명하는 보드판, 정성스레 만든 수공예품을 예쁜 천 위에 놓고 판매하는 모습이 이색적이고 재미있었다. "농부와 요리사, 아티스트가 함께 만드는 시장"이란 마르셰의 캐치프레이즈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출점 팀들의 부스 사이로 장터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패션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전원풍 롱스커트와 레이스 장식이 달린 상의를 코디한 소녀, 스트리트 패션 매거진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처럼 위 아래를 핏이 딱 맞게 떨어지는 셔츠와 면바지로 코디한 남자까지. 이쯤 되면 젊은 나에게는 좋지만 혹여 함께 온 아버지에겐 이 장터의 코드가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밀려왔다(졸라서 오게 한 것이니 조금 피곤한 상태에서 마음까지 불편하게 해드린다면 안 되는 거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 아버지와 있는 그대로의 장터를 즐겨보자 싶었다. 일단 도시농부가 직접 키운 식재료로 만든 장터 음식을 먹고 싶다는 데 우리 두 사람 다 동의했다. "기다린만큼 음식이 맛있어야 할 텐데"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살짝 걱정됐다. 오래 기다렸는데 맛 없는 장터음식을 먹는다면 뭘 먹든 맛있는 나야 괜찮겠지만 아버지의 실망감이 클테니.
기다리는 즐거움 그리고 공원에서의 행복한 점심시간
아버지의 허기를 채울 요리 팀 부스를 살펴보다가 마르셰 장터의 인기메뉴인 달달버거를 기다리는 기나긴 줄을 발견했다. 처음 사는 음식부터 너무 오래 기다리면 장터에서 물건 둘러보는 재미가 떨어질 것 같았다. 일단 다른 곳을 돌아다니다 리예뜨(프랑스 전통의 스프레드형 고기)를 얹은 바게트 샌드위치를 산 다음, 아버지를 장터 바깥에 놓인 의자에 앉아 계시도록 하고 달달버거를 사먹는 것으로 동선을 정했다.
막상 줄 앞에 서니 필시 20분 이상은 기다릴 것 같았다. 그런데도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이 정도의 기다림은 즐겁게 감수하겠다'는 인상이었다. 그래, 이 장터의 인기메뉴(!)임이 분명해 보이니 한 번 도전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기다리는 즐거움에 기꺼이 동참한 끝에 두꺼운 패티와 단호박, 구운 양파와 폭신한 빵이 어우러진 달달버거를 사는데 성공. 안타깝게도 줄 뒷 부분에 선사람들은 순번이 밀리는 바람에 버거를 살 수 없었다.
기다리는 중에 입점 점포들의 부스들을 구경해보니 달달버거 외에도 마르셰의 음식들은 인기가 좋아 금방 매진됐다. 내가 갖고 싶은 건 누군가의 눈에도 예뻐보이는 것인지, 재빨리 구매를 결정하지 않으면 그 물건을 지켜보던 다른 누군가와 서로 물건을 사기 위해 작은 실랑이도 벌여야했다.
이런 장터에서는 앞에 놓인 물건을 안 샀을 경우 자신이 얼마 동안 후회하게될지(물건을 사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그 물건이 눈앞에 아른거릴지), 혹은 이 장터 아니면 구할 장소가 변변치 않을지 등등을 재빠르게 효용을 따져보고 지갑을 열어야 하는 법인가보다.
긴 기다림 끝에 산 달달버거와 리예뜨를 양손에 조심스레 들고 아버지가 앉아 계신 벤치로 항했다. 오붓하게 점심식사를 하면서 아버지는 음식 사올 나를 기다리며 구경했던 사람 이야기를 하고, 나는 달달버거를 사오기 위해 얼마만큼 기다렸는지, 기다리는 뒷줄에서 사람들이 어떤 애기를 했는지를 늘어 놓았다. 갓구운 빵과 해당 점포에서 특별히 만들었다는 달달버거 특제 소스, 여기에 두툼한 패티가 어우려져 입안 가득 재료의 신선함이 전해졌다(물론 아버지 왈, "왜 이리오래 걸렸냐, 씹기가 불편하구나" 하고 다소 불평하셨지만 심각한 건 아니었다).
씹기 다소 힘들다는 아버지에게 버거 속 재료를 골고루 씹으실 수 있도록 버거 겉부분을 먹은 다음 아버지께 드렸다.
"조금 먹기 사납지만 채식버거니까 몸에 좋을 거예요, 아버지."
아빠와 공원벤치에 앉아 아웅다웅 하며 빵을 먹는 시간은 버거의 이름만큼이나 달달한 기억이다(나만 이렇게 기억하는 건 아닌지 사실 쓰는 지금도 걱정된다).
생기 가득한 맛의 세계, 물건 만든 이와 대화하는 곳
모처럼 장터에 왔는데 먹기만 하고 가려니 아쉬워서 식사 후 아빠와 함께 본격적으로 장터를 둘러봤다. 히비스커스 레몬차, 사과 카스텔라나 진저시럽 등 평소 요리에 문외한인 내 귀에 이국적이고 재미있게 들리는 각종 음식들이 눈 앞에 가득했다. 음식을 보면서 괜히 들뜨는 것이 마치 어릴 적 읽은 소설 <작은아씨들>에서 라임피클이 나오는 장면을 읽었을 때의 기분과 비슷했다.
마르셰에서 생전 처음으로 밀크쨈과 바질페스토를 맛봤는데 달콤한 밀크쨈의 식감과 향기로운 바질의 맛이 인상 깊었다. 새로운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지인의 말은 이런 걸 가리키는 건가 싶었다.
장터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마르셰에서는 판매자가 곧 생산자 임을 알게 된다. 자신의 물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봐온 만큼 직접 만든 물건에 대해 들려줄 얘기도 많았나보다. 판매자들은 손님이 물건과 관련해 좀 많다 싶을 정도로 이것저것 물어보아도 성내지 않고 친절하게 대답해줬다.
맛의 비밀을 알리지 않겠다는 듯 "다른 분이 만드시면 이런 맛이 안 나요"라며 조금 튕기시던(!) 언니도 있었다. 그밖에 소금 색이 신기하다는 말에 흑초를 물들여서 그런 거라며 식재료의 효능을 열심히 설명해준다거나 자신이 직접 만든 양초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이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아버지와 장터를 둘러보면서 물건을 꼭 사지 않아도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풍성하게 들을 수 있었다.
판매자와 생산자 사이의 대화야말로 요즘 좀처럼 장을 보면서 즐길 수 없었던 마르셰만의 재미였다. 아버지 입장에서 안 즐거웠으면 어쩌지 싶지만 아버지는 내가 물어보면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든 재미있다 말씀하실 테니까 굳이 아버지에게 묻지 않고 그저 서로 사소한얘기를 나누며 엄마와 남동생이 먹을 간식거리를 사서 집으로 향했다.
시집을 간다거나 알바로 생계유지를 하는 프리터 생활을 그만두고 직장에라도 나간다면 아버지와 어울릴 시간이 없을 것 같다. 점점 내 길을 찾아간다면 아버지와 투닥거리며 채식버거를 먹을 날도 별로 없겠지 싶다. 함께하는 지금만큼은 아버지와 종종 데이트를 할 생각이다. 피곤한 아버지에게 향긋한 채식버거를 권하는 일 같은 사건을 할 수 있는 한 자꾸 벌이겠다. 차곡차곡 추억의 저장고에 넣어두려고.
우리 두 사람의 나들이가 딸과 아버지의 오붓한 한때가 될지, 아니면 취향이 다른 아빠와 딸의 투닥거림으로 마무리될지 모를 일이었지만 '일단 가보면 뭐든 기억에 남겠지' 하는 마음에 아버지를 설득했다. 물론 통 큰 백수(!)인 딸이 점심값을 제공하는 조건을 달고서 말이다.
도시 장터를 즐기는 사람들의 분위기
▲ 마르셰에 모인 사람들주말의 한낮, 마르셰가 열리는 혜화동 예술가의 집에 가니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 이상미
멀리서 마르셰의 상징이라는 노란색과 흰색 휘장을 확인하고 장터에 들어서자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보였다.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로 장터에 출점한 팀별 점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시 농지에서 정성스레 키워온 작물을 곱게 진열하거나 재미난 이국음식에 대해 설명하는 보드판, 정성스레 만든 수공예품을 예쁜 천 위에 놓고 판매하는 모습이 이색적이고 재미있었다. "농부와 요리사, 아티스트가 함께 만드는 시장"이란 마르셰의 캐치프레이즈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출점 팀들의 부스 사이로 장터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패션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전원풍 롱스커트와 레이스 장식이 달린 상의를 코디한 소녀, 스트리트 패션 매거진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처럼 위 아래를 핏이 딱 맞게 떨어지는 셔츠와 면바지로 코디한 남자까지. 이쯤 되면 젊은 나에게는 좋지만 혹여 함께 온 아버지에겐 이 장터의 코드가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밀려왔다(졸라서 오게 한 것이니 조금 피곤한 상태에서 마음까지 불편하게 해드린다면 안 되는 거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 아버지와 있는 그대로의 장터를 즐겨보자 싶었다. 일단 도시농부가 직접 키운 식재료로 만든 장터 음식을 먹고 싶다는 데 우리 두 사람 다 동의했다. "기다린만큼 음식이 맛있어야 할 텐데"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살짝 걱정됐다. 오래 기다렸는데 맛 없는 장터음식을 먹는다면 뭘 먹든 맛있는 나야 괜찮겠지만 아버지의 실망감이 클테니.
기다리는 즐거움 그리고 공원에서의 행복한 점심시간
▲ 출점팀이 판매하는 각종 물건들수공예품부터 도시농사로 수확한 농산물, 유기농 식품부터 다육식물까지 판매품목이 다양하다 ⓒ 이상미
아버지의 허기를 채울 요리 팀 부스를 살펴보다가 마르셰 장터의 인기메뉴인 달달버거를 기다리는 기나긴 줄을 발견했다. 처음 사는 음식부터 너무 오래 기다리면 장터에서 물건 둘러보는 재미가 떨어질 것 같았다. 일단 다른 곳을 돌아다니다 리예뜨(프랑스 전통의 스프레드형 고기)를 얹은 바게트 샌드위치를 산 다음, 아버지를 장터 바깥에 놓인 의자에 앉아 계시도록 하고 달달버거를 사먹는 것으로 동선을 정했다.
막상 줄 앞에 서니 필시 20분 이상은 기다릴 것 같았다. 그런데도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이 정도의 기다림은 즐겁게 감수하겠다'는 인상이었다. 그래, 이 장터의 인기메뉴(!)임이 분명해 보이니 한 번 도전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기다리는 즐거움에 기꺼이 동참한 끝에 두꺼운 패티와 단호박, 구운 양파와 폭신한 빵이 어우러진 달달버거를 사는데 성공. 안타깝게도 줄 뒷 부분에 선사람들은 순번이 밀리는 바람에 버거를 살 수 없었다.
기다리는 중에 입점 점포들의 부스들을 구경해보니 달달버거 외에도 마르셰의 음식들은 인기가 좋아 금방 매진됐다. 내가 갖고 싶은 건 누군가의 눈에도 예뻐보이는 것인지, 재빨리 구매를 결정하지 않으면 그 물건을 지켜보던 다른 누군가와 서로 물건을 사기 위해 작은 실랑이도 벌여야했다.
이런 장터에서는 앞에 놓인 물건을 안 샀을 경우 자신이 얼마 동안 후회하게될지(물건을 사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그 물건이 눈앞에 아른거릴지), 혹은 이 장터 아니면 구할 장소가 변변치 않을지 등등을 재빠르게 효용을 따져보고 지갑을 열어야 하는 법인가보다.
▲ 달달버거를 요리하는 모습마르셰에서 가장 긴 줄을 자랑하는 달달버거, 두 사람 이상 왔으면 교대로 기다려가며 주변 구경을 하는 게 좋다 ⓒ 이상미
긴 기다림 끝에 산 달달버거와 리예뜨를 양손에 조심스레 들고 아버지가 앉아 계신 벤치로 항했다. 오붓하게 점심식사를 하면서 아버지는 음식 사올 나를 기다리며 구경했던 사람 이야기를 하고, 나는 달달버거를 사오기 위해 얼마만큼 기다렸는지, 기다리는 뒷줄에서 사람들이 어떤 애기를 했는지를 늘어 놓았다. 갓구운 빵과 해당 점포에서 특별히 만들었다는 달달버거 특제 소스, 여기에 두툼한 패티가 어우려져 입안 가득 재료의 신선함이 전해졌다(물론 아버지 왈, "왜 이리오래 걸렸냐, 씹기가 불편하구나" 하고 다소 불평하셨지만 심각한 건 아니었다).
씹기 다소 힘들다는 아버지에게 버거 속 재료를 골고루 씹으실 수 있도록 버거 겉부분을 먹은 다음 아버지께 드렸다.
"조금 먹기 사납지만 채식버거니까 몸에 좋을 거예요, 아버지."
아빠와 공원벤치에 앉아 아웅다웅 하며 빵을 먹는 시간은 버거의 이름만큼이나 달달한 기억이다(나만 이렇게 기억하는 건 아닌지 사실 쓰는 지금도 걱정된다).
생기 가득한 맛의 세계, 물건 만든 이와 대화하는 곳
모처럼 장터에 왔는데 먹기만 하고 가려니 아쉬워서 식사 후 아빠와 함께 본격적으로 장터를 둘러봤다. 히비스커스 레몬차, 사과 카스텔라나 진저시럽 등 평소 요리에 문외한인 내 귀에 이국적이고 재미있게 들리는 각종 음식들이 눈 앞에 가득했다. 음식을 보면서 괜히 들뜨는 것이 마치 어릴 적 읽은 소설 <작은아씨들>에서 라임피클이 나오는 장면을 읽었을 때의 기분과 비슷했다.
마르셰에서 생전 처음으로 밀크쨈과 바질페스토를 맛봤는데 달콤한 밀크쨈의 식감과 향기로운 바질의 맛이 인상 깊었다. 새로운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지인의 말은 이런 걸 가리키는 건가 싶었다.
장터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마르셰에서는 판매자가 곧 생산자 임을 알게 된다. 자신의 물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봐온 만큼 직접 만든 물건에 대해 들려줄 얘기도 많았나보다. 판매자들은 손님이 물건과 관련해 좀 많다 싶을 정도로 이것저것 물어보아도 성내지 않고 친절하게 대답해줬다.
맛의 비밀을 알리지 않겠다는 듯 "다른 분이 만드시면 이런 맛이 안 나요"라며 조금 튕기시던(!) 언니도 있었다. 그밖에 소금 색이 신기하다는 말에 흑초를 물들여서 그런 거라며 식재료의 효능을 열심히 설명해준다거나 자신이 직접 만든 양초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이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아버지와 장터를 둘러보면서 물건을 꼭 사지 않아도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풍성하게 들을 수 있었다.
판매자와 생산자 사이의 대화야말로 요즘 좀처럼 장을 보면서 즐길 수 없었던 마르셰만의 재미였다. 아버지 입장에서 안 즐거웠으면 어쩌지 싶지만 아버지는 내가 물어보면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든 재미있다 말씀하실 테니까 굳이 아버지에게 묻지 않고 그저 서로 사소한얘기를 나누며 엄마와 남동생이 먹을 간식거리를 사서 집으로 향했다.
시집을 간다거나 알바로 생계유지를 하는 프리터 생활을 그만두고 직장에라도 나간다면 아버지와 어울릴 시간이 없을 것 같다. 점점 내 길을 찾아간다면 아버지와 투닥거리며 채식버거를 먹을 날도 별로 없겠지 싶다. 함께하는 지금만큼은 아버지와 종종 데이트를 할 생각이다. 피곤한 아버지에게 향긋한 채식버거를 권하는 일 같은 사건을 할 수 있는 한 자꾸 벌이겠다. 차곡차곡 추억의 저장고에 넣어두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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