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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추도식에서 "아버지 대통령 각하!"

[현장] 미화발언 쏟아져... "님께서 난 구미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

등록|2013.10.26 17:49 수정|2013.10.26 18:32

▲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남유진 구미시장, 김태환, 심학봉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조정훈


구미시와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주관으로 26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정희 대통령 제34기 추도식'이 열렸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발언이 쏟아져 논란이 일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린 추도식에는 김태환, 심학봉 새누리당 국회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남유진 구미시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제례와 추도식의 순서로 진행됐다.

추도식에서 심학봉 의원은 "아버지 대통령 각하"라며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34년 됐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또 "아버지의 딸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관용 도지사는 "박 대통령이 구국의 결단을 나설 때 나는 구미초등학교 교사여서 그때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참 대단한 어른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5·16 쿠데타를 미화했다.

남유진 구미시장도 추모사를 통해 "님께서 난 구미 땅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

추도식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육성 발언과 진혼시 낭송, 묵념, 헌화와 분향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김영숙 진홍시 낭송협회 경북지부 지부장은 이은상이 쓴 '박정희 대통령 영전에'라는 시를 통해 "태산이 무너진 듯 강물이 갈라진 듯 / 이 충격, 이 비통 어디다 비기리까 / 이 가을 어인 광풍 낙엽지듯 가시어도 / 가지마다 황금열매 주렁주렁 열렸소이다..."라고 낭송했다.

▲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추도식을 마친 참가자들이 박정희 추모관에서 큰절을 하며 추모하고 있다. ⓒ 조정훈


▲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추모하는 시민들 ⓒ 조정훈


추도식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길게 줄을 서 흰 국화꽃을 들고 추모관에 들어가 큰 절을 하며 분향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추도식을 지켜본 일부 시민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것은 좋지만 독재한 것들도 미화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모동에서 온 김아무개(36)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근대화를 이루고 산업을 발전시킨 것은 인정하지만 독재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어간 것도 기억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민주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많은 분들에게 사과하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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