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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전단 찬성클릭,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 '베스트 테러' 73일간 4539회... 공소장의 3배

민변, 국정원 아이디 넘어 아이피 기반으로 '오늘의 유머' 분석

등록|2013.10.29 09:13 수정|2013.10.29 09:13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3팀5파트 요원들이 사용한 아이피(IP)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 1일부터 12월 12일까지 73일간 '오늘의 유머'에서 누른 찬성 클릭 횟수가 4539회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로그인을 하지 않은 채 누른 찬성 클릭까지 포함된 숫자로, 국정원 직원들의 찬반 클릭이 지금까지 알려진 규모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그인 기반이 아닌 IP를 기반으로 국정원 직원들의 찬반 클릭 활동이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검찰이 기소한 찬반 클릭은 1711회였는데, 이는 로그인을 기반으로 파악된 결과였다.

'오늘의 유머' 운영자인 이호철씨는 최근 이런 분석 결과를 검찰 측에 참고 자료로 제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아래 민변)은 이 자료를 기반으로 28일 보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직원들의 찬성 클릭이 이미 베스트 게시판에 오른 여권에 불리한 게시물을 첫 페이지에서 뒷 페이지에서 밀어내기 위한 조직적인 대선 개입행위(일명 '베스트 테러')였다는 <오마이뉴스>의 첫 보도를 뒷받침한다(13일 관련기사 : 국정원 '신변잡기 찬성 클릭'은 '베스트 테러'였다).

찬성 클릭은 연예·유머·요리에... "야권 성향 글 밀어내기 위해"

▲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3팀5파트 요원들이 지난해 10월 1일부터 12월 12일까지 73일간 '오늘의 유머'에서 누른 찬성 클릭 횟수가 4539회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민변의 분석에 의하면, 이들은 로그인 상태에서 작성한 글과 반대 클릭은 모두 대선·정치 관련 내용이었지만, 추천 클릭은 연예·유머·요리 관련 내용으로 전혀 다른 성향을 보였다. ⓒ 김지현


분석에 의하면, 국정원 직원들이 로그인 상태에서 작성한 글과 반대 클릭은 모두 대선·정치 관련 내용이었지만, 추천 클릭은 연예·유머·요리 관련 내용으로 전혀 다른 성향을 보였다. 운영자 이씨는 지난 14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원 직원들이 야권 성향의 글을 밀어내 영향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요리·연예 관련 게시글을 집중적으로 찬성 클릭해 첫 페이지를 뒤덮으려고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또 국정원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22일 전까지는 오후에 한 차례 연예나 요리 관련 글에 집중적으로 찬성 클릭을 했지만, 22일 이후부터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찬성 클릭을 퍼부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박근혜 후보와 여권에 불리한 게시물을 밀어내기 위한 '베스트 테러'가 더욱 기승을 부렸던 것이다.

민변은 "지난해 8월 28일부터 12월 11일까지 국정원 직원들이 일정한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추천을 해 추천 대상이 되었던 유머·요리·연예 관련 글 총 2303개 중 2054개를 베스트 게시판으로 올려 추천 조작 성공률이 89.1%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로그인을 해 추천 행위를 한 것에 비해 로그인을 하지 않고 신분을 숨긴 채 추천 행위를 한 건수가 4배에 달할 정도로 추천을 통한 여론조작 과정을 은밀히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박주민 사무차장은 "국정원 직원들이 VPN(가상 사설망 서비스 : IP를 손쉽게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 서비스를 통해 사용한 IP를 가지고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추천 클릭을 했던 것으로 나와 깜짝 놀랐다"며 "특히 기존에 알려진 국정원 직원 IP에 뒤이어 로그인 없이 추천 클릭한 다른 IP가 다수 발견됐다, 검찰의 추가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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