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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뉴스9'에 힘 보태야 하는 이유

등록|2013.10.29 15:22 수정|2013.10.29 15:22

▲ 28일 jtbc9시뉴스 '국가보훈처까지 선거개입 의혹' 보도 기사 갈무리 ⓒ jtbc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의혹이 보훈처까지 확산된 셈입니다."

28일 <JTBC> '뉴스9'는 이렇게 시작됐다. 이날 뉴스9는 '보훈처도 선거개입 의혹…"교육용 DVD서 박정희 찬양"' 제목 기사에서 "'2년 동안 젊은이들이 균형 있는 역사의식을 갖도록하는 나라사랑 교육에 역점을 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새정부 들어 이례적으로 유임되면서 한 말이었다"면서 "이 교육이 도마위에 올랐다. 야당에서는 그 내용이 선거개입이라고 주장했고, 여기엔 또 국정원이 연루돼있다는 의혹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주목할 점은 기존 기사 형식인 1분 30초짜리 스트레이트 기사가 아니라 손석희 아나운서가 국회 취재 기사를 직접 연결해 보훈처 개입 의혹을 심층 보도했다는 점이다. 참고로 이날 KBS·MBC·SBS 메인뉴스는 보훈처 관련 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뉴스9는 같은 기사에서 "또 친박근혜계 인사로 분류되는 박 처장이 안보교육용 DVD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과 반유신 운동은 종북세력이라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져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보도해 박 처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위배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음을 상기시켰다.

뉴스9는 같은 날 '군 "3명 추가 압수수색 영장"…조직적 개입 의혹 짙어져' 제목 기사에서도 "사이버사령부의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침묵하던 군이 오늘(28일) 요원 3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추가로 청구했다고 밝혔다"며 "이미 밝혀진 4명 외에 또 다른 인물들이어서, 개인이 아닌 조직 차원에서 댓글 작업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9는 지난 24일 군사이버사령부가 4팀으로 나눠 조직적 댓글 활동을 했다고 단독보도했었다.

뉴스9는 또 '박형철 부팀장도 '공보 업무'서 배제…수사팀 입단속?' 제목 기사에서 국정원 특별수사팀장인 윤석열 여주지청장만 아니라 "윤 전 팀장과 수사를 이끌어 오던 박형철 부팀장까지 공보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뉴스9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기소 후 언론 대응을 맡아온 박 부팀장은 공안 출신이지만, 원 전 원장의 공소장 변경을 직접 신청하는 등 강경 입장을 유지해왔다"면서 "이 때문에 앞으로 국정원 수사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JTBC 뉴스9가 국정원과 군사이버사령부에 이어 국가보훈처까지 대선부정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단독보도와 심층보도를 하고 있다. 공중파3사가 외면하는 것을 집중 보도하자 뉴스9에 대한 시청자들과 누리꾼들 반응이 좋다.

'뉴스9'는 지난 21일부터 국내 방송 사상 처음으로 네이버와 다음을 통해 생중계하고 있다. 방송 이후, 하루 약 8만 명이 두 포털 생중계로 뉴스9를 본 사람이 3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JTBC 측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5일 동안 '뉴스9'을 시청한 인원은 네이버 다음 합산 335,953명, JTBC 온에어 52,341명으로 총 388,294만 명에 달했다. 하루 평균 약 8만 명이 온라인으로 '뉴스9'을 본 셈이다.(참고 <뉴스엔> JTBC '뉴스9' 손석희 효과? 하루 8만명 온라인으로 뉴스봤다)

시청률 역시 손석희 사장이 앵커로 나선 이후 높아졌다. 29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21~24일 나흘간 전국 성인 1천214명에게 요즘 어느 방송사의 뉴스를 가장 즐겨보는지 물은 결과, KBS 36%, MBC 17%, SBS 13%, YTN(10%)였다 TV조선 4%, JTBC 3%, MBN 2%, 채널A 1%였다.

이는 <한국갤럽>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주요 뉴스채널 선호도 평균을 집계한 결과에서 TV조선 2%, MBN 2%, 채널A 1%, JTBC 0.4%와 뉴스Y 0.3%와 비교하면 JTBC 뉴스 선호도가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국갤럽>은 "9월 16일부터 손석희 앵커가 저녁 9시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JTBC의 9~10월 선호도가 8월 이전 대비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8%포인트, 응답률 16%(총 통화 7713명 중 1214명 응답 완료)였다고 한국갤럽은 밝혔다.

손석희 사정 체제 JTBC 뉴스9는 과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누리꾼 반응을 보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on5****는 "손석희 9시뉴스가 이제는 타 방송사와는 완전히 격이 다르다"며 신뢰한 후, "타 방송사는 한 꼭지도 다루지 않는 보훈처. 국방부의 선거개입까지.. 이쯤되면 여기저기서 경쟁 심리도 생겨야 하는데 타 방송사는 요지부동이다"며 공중파가 국정원 부정선거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jbya*****는 "JTBC 손석희 9시 뉴스 팩트에 입각한 사실적이고 공정한 뉴스 정말 속이 뻥 뚫리네~"라며 환호했다.

특히 @blue*****는 "조선 중앙 동아 이른바 수구꼴통 조중동의 프레임이 깨지고 있다"면서 "JTBC가 꼴통에서 벗어나고 있다. 손석희가 JTBC사장으로 9시뉴스를 맡은 이후 공중파 3사보다 현장감 있고 진보적인 보도를 한다"고해 <중앙일보>는 아직 <조중동>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jtbc는 조중동 프레임을 깨고 있다고 분석했다.

@Oop****** 역시 "세상에 '절대'는 없지만.... 결국 9시 뉴스는 JTBC를 자주 볼란다. 애시당초 TV자체를 거의 보지 않았는데 가끔 뉴스는 MBC 를 봤지만 안 본 지가 2,3년 되었다. 손석희씨의 종편행에 말이 많지만 현재로선 다른 대안보단 나은듯하다"고 했다.

그리고 @love****는 "손석희가 JTBC에서 9시뉴스를 진행하며 뉴스를 바꿔놓을거였으면 그곳이 MBC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 영향력은 종편보다 공중파가 나을 텐데 싶고.. 신뢰도 추락한 친정방송국 살리고 후배들도 살리고... 뭐 나 혼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거지"라고 말해 손석희 사장이 MBC에 남아 현재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봄 손석희 사장이 JTBC로 갈 때 아쉬움과 의구심, 심지어 배신감까지 다양한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뉴스9를 맡은 지 한 달 만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평범한 기자 한 명은 JTBC를 바꾸기 힘들지만, 사장 한 명은 JTBC 바꿀 수 있음을 손석희 사장은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아쉬움도 있고,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손석희를 지지하고, 힘을 보태야지, 작은 것 하나 꼬투리를 잡아 손석희도 별 수 없다고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김재철 사장 한 사람이 MBC를 망가뜨렸다면, 손석희 사장 한 사람이 뉴스9를 통해 방송 뉴스를 살릴 수 있다. 살리는 힘을 우리가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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