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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인증샷 찍기로 시작되는 스터디, 대.다.나.다

[스터디에 빠진 대한민국] 취업 위한 온·오프라인 모임... 불성실시 '강퇴'도

등록|2013.11.04 17:34 수정|2013.11.04 17:34
"오전 6시. 일어나서 종이에 날짜 적어서 시계와 함께 사진찍어 올리기. 오전 6시 30분. 파이팅~ 등 간단한 아침 인사 올리기(31분부터는 결석)."

공무원 시험 준비 온라인 커뮤니티인 '9꿈사'(9급 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의 스터디 모집 게시판에 올라온 '카카오톡 스터디' 모집글의 일부분이다. 수험 생활 관리를 위해 카카오톡이나 메신저를 활용하는 스터디 모집글이 하루에 수십 건씩 지속적으로 올라온다. 메신저 스터디 모집글들만 올라오는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다.

기상 시간·하루 공부량 인증샷... "나태한 일상 자극 받으려"

최근 들어 인기가 높은 '메신저 스터디' 운영 방식은 다양하다. 영어단어 암기 확인 및 문장 독해, 각 과목별 문제 출제 후 서로 모의시험 보기, 기출시험 문제 풀기 등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스터디는 오프라인 만남을 갖음으로써 소요되는 시간들을 절약하고 학습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은 이들이 활용하고 있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아침 기상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에 맞춰 인증샷 올리기, 휴식 식사 외출 시간을 메시지로 남기면서 시간관리 하기, 하루 동안의 공부량 인증샷 주고받기 등을 한다. 성실히 하지 않을 때는 '강퇴'의 조치가 내려진다. 학습 효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닌 수험생활 관리를 위한 방법으로의 '생활스터디'는 이제는 낯설지 않은 단어의 조합이다. 

'카카오톡 스터디'를 한 적이 있는 김경은(가명)씨는 "카톡 스터디는 구속력이 강하지 않아 오래 지속되지는 못하지만, 혼자서 시험 준비를 하며 나태해지기 쉬운 생활에는 자극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스터디는 치열한 취업 경쟁 속에서 시간 절약을 위해 공부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효율성 추구를 위해 강구해 낸 새로운 형태의 스터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불안감과 초조함때문에 찾게 되는 스터디

▲ 카페에서 모여 스터디 하는 사람들... 이런 풍경은 요즘엔 '흔한 풍경'이 되었다. ⓒ 김민화


온라인 스터디 이상으로 오프라인 스터디 역시 많은 '취업준비생(아래 취준생)'들이 찾고 있다. 오프라인 스터디 그룹은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함께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또는 지난한 취업 준비 과정의 외로움을 달랠 수단으로 문을 두드린다.

기자가 되길 희망하며 1년 넘게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정아름(26, 가명)씨는 기자 채용 조건에 맞춰 논술·작문 스터디, 시사상식 스터디, 영어 스터디를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교양과 논리적 사고 함양을 위해 독서토론 스터디까지 일주일에 3~4개의 스터디를 하고 있다.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사람들과 만나 자극을 받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책임감과 의지가 약해져 중간에 그만 두는 일이 많다, 그러나 혼자서 공부를 하면 정보가 부족하다는 불안과 초조함때문에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의 스터디 모집 게시판을 찾게 된다."

온라인 스터디보다 시간을 더 내야하는 오프라인 스터디는 학습을 위한 그룹들이 대부분이다. 어학 스터디, 면접 및 PT발표 스터디, 시사상식 스터디, 독서 토론모임, 리더십 스터디, 인턴 준비 스터디 등등 목표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스터디들이 생겨나고 있다.

자기계발의 요구와 보이지 않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결과가 반영된 듯 한 모습이다. 10월 31일 오후 5시 현재, 취업 준비 온라인 커뮤니티의 스터디 게시판에 올라온 새로운 스터디 모집글은  230개를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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