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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선개입 의혹 관련 특별검사 임명하자"

국회서 긴급 기자회견... "미래 대통령 요구? 언급할 가치 없어"

등록|2013.11.04 09:36 수정|2013.11.04 12:10
[기사 보강 : 오전 11시 45분]

안철수 의원 "국정원 대선개입에 특별검사 수사 도입"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정보원 등의 불법 대선개입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특별검사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를 임명하자"고 여야에 제안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군 사이버 사령부, 국가보훈처, 안전행정부까지 대선 개입 의혹이 확대되고 있다"며 "특검에 의한 통합 수사만이 진실을 제대로 밝힐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철저 수사 후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너무 늦었고, 지금 상황에 맞지 않다"며 "첨예한 여야 대치 상황을 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안 의원은 '연내 신당 창당이 가시화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상황이) 진전 되는대로 따로 자리를 갖고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또한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 의원이 '미래 대통령 언급 및 신당 당권' 등을 요구했다는 홍영표 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검 만이 꼬인 정국 풀 수 있어"

안 의원은 기자회견 내내 '특검'을 강조했다. 특검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로 그는 "수사 초기부터 법무부와 검찰이 수사 범위와 법률 적용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윤석열 수사팀장의 배제는 너무나도 분명한 수사 축소 의도"라며 "구체적 수사기밀이 정치권에 그대로 전달돼 상대를 공격할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수개월째 계속되는 국가기관 불법개입 의혹에 대해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특검 법안'을 마련한 안 의원은 자신이 발의할 법안에 대해 "수사 범위가 국정원 뿐 아니라 다른 기관들까지, 또 검찰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범위"라며 "또 특별검사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하는 게 적절하고, 특검 기간도 30일로는 부족하니 60일로 하고 1회에 거쳐 30일 연장을 할 수 있는 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검 법안 통과를 위해 여야 모두를 설득하겠다는 것이 안 의원의 계획이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의 일들은 특검 수사에 맡기고 정치는 산적한 국가적 과제에 집중하자"며 "특검만이 꼬인 정국을 풀고 여야 모두가 국민 삶의 문제에 집중하는 대전환으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여당이 검찰 수사만을 고집하면 이 문제는 정부 여당이 어떤 조치를 취해도 미완의 과제로 기록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정치와 사회에 다시 한 번 깊은 상처와 불신만을 남길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당을 향해 정부 여당이 '대선 불복이냐'고 공세를 펼치는 데 대해 "대선불복 시비는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며 "(대선 결과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며 되돌릴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여야 모두 특검 제안에 부정적 입장 밝혀

한편, 안 의원의 '특검 제안'에 대해 여야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태흠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검찰수사와 사법부에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 특검 운운하는 것은 3권 분립을 훼손하는 발언"이라며 "안 의원은 잊혀져가는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어도 사법부를 불신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은 삼가주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특검이 필요하다'는 큰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정치권이 국가기관 대선 개입 문제를 매듭짓고 국민 삶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건 민주당과 입장을 같이 한다"면서 "다만 특검 도입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 진행 상황, 또 다른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조사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며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김 대변인은 '특검이 필요하다는 원칙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나중에는 (특검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혀 여지는 열어뒀다.

다음은 안 의원이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 지난 10월에 특검을 얘기하고 다시 언급했다. 이유가 뭔가.
"(이번에) 특검 법안을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제안드리는 거다. 또 제가 지난 10월 특검 얘기 말씀드렸을 때 이후로 다른 국가기관 개입들 기관 연계성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더 이상 미루다가는 오히려 정쟁 때문에 국회가 정치가 해야 할 일 못할 거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 특겁 법은 언제 제출할 예정인가.
"곧바로 의원들 서명을 받겠다."

- 법안 관련해서 민주당 야권과 연대 생각을 갖고 있나?
"야당 뿐 아니라 여당의 협조도 필요하다. 최대한 설득하겠다. 이 길만이 여야 모두 공히 외치는 민생을 돌보는 삶의 정치로 복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신당창당 연내 가시화 될 수 있나.
"그 문제에 대해서는 진전 되는대로 따로 자리를 갖고 말씀드리겠다."

- 올해 안에 (자리 마련이) 가능한가.
"따로 말씀드리겠다."

- 검찰이 '사초 실종' 관련 문 의원에 대해 소환 통보를 한 것이 알려졌다. 대화록 정치 공방이 재연될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소환) 시기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진실이 규명되길 바란다."

- 심상정 의원과 국정원 개혁 행보 같이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특검 법안 관련해 정의당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을 것으로 보나?
"사전에 (협의하거나) 그렇지는 않았지만 법안이 있으니 설명 드릴 거다. 여야 정의당 모두 포함해서."

"지금 수사로는 현재 상황에 대한 수사 제대로 못 해"

-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와 특검 법안을 두고 논의한 적이 있나?
"김한길 대표께는 간략하게 내용 설명 드렸다."

- 김한길 대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
"긍정적인 말씀주셨다. 구체적인 법안 내용 두고 설명 드려야겠다."

-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최근 자신의 책 <비망록>에서, "안 의원이 미래 대통령을 언급해달라고, 당 전권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말씀 드리기 적절치 않을 뿐 아니라 그렇지 않다고 해도 언급할 가치가 없다."

- 검찰 수사에 한계가 있다고 보나.
"지금 수사로는 현재 상황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이제는 국정원 뿐 아니라 다른 기관 의혹도 있고 그들 간의 연계, 검찰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도 있다. 따라서 이제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국민 동의 얻기 힘들다."

- 10월 재보선에 국가기관 대선 개입 문제에 대한 민심이 반영 됐다고 보나?
"여야 정치권 모두 선거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국민 목소리 듣는 교훈 얻어야 한다."

- 안 의원이 발의할 특검법은 기존 특검법과 다른 게 있나.
"내가 발의한 특검법이 크게 보면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우선은 수사 범위에 대해서 국정원 뿐 아니라 다른 기관들,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까지도 포함하는 포괄적 범위로 돼있다. 둘째로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추천받는 게 적절하겠다는 판단이다. 특검 기간도 지금 여러 국가기관들이 의혹 받는만큼 30일만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60일로 하고 1회에 거쳐서 30일 연장할 수 있다는 안을 만들었다."

- 문재인 의원은 지난 대선에 대해서 부정선거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아까 말했다. 거기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

- 특검이 도입되면 내년 상반기까지 이슈화될 텐데, 절차상으로 보면 너무 오래 끌고 간다는 지적이 있다.
"오히려 특검만이 정쟁으로부터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특검을 하게 되면 정치권은 원래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안철수 의원 기자회견 전문

저는 오늘 지난대선과정에서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의혹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과 수사를 여야에 제안합니다. 저는 지난 10월 21일 윤석열 국정원사건 특별수사팀장의 복귀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검찰수사를 중지하고, 특별검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끝내는 길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에야 철저한 수사 후 문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너무 늦었고 지금의 상황과도 맞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첨예한 여야 대치상황을 풀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저는 첫째, 특별검사에 의한 통합수사만이 사실을 제대로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국가정보원뿐만 아니라 군 사이버사령부에 이어 국가보훈처, 안전행정부 등까지 의혹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또 이 과정의 연계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검찰 따로, 군 수사기관 따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의 수사방식으로는 진실을 제대로 밝힐 수 없습니다.

둘째, 과연 정부가 실체를 규명할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이미 수사초기부터 법무부와 검찰이 수사범위와 법률적용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 뒤이은 윤석열 수사팀장의 배제는 너무나 분명한 수사 축소 의도로 생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결과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셋째, 정치권의 공방과 논쟁에서 보듯이 구체적인 수사기밀이 정치권에 그대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누출된 기밀로 정치권이 정파적 이익에 맞추어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그런 수사기관에 수사를 맡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국가기관의 불법개입 의혹에 대해 이젠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입니다. 이 문제는 신속하게 진실을 규명하여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고 재발방지책을 만들면 될 사안입니다. 이처럼 오랫동안 대치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걱정스럽습니다.

언제까지 이 문제를 가지고 소모적 공방과 대치를 계속해야 하겠습니까? 국민들이 보시기에 '정말 우리 정치는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이냐?'라고 꾸짖고 개탄하셔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는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정부 여당이 제기하고 있는 대선불복 시비는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것입니다. 누구도 그것을 부정할 수 없으며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국가기관에 의해 불법적인 일이 저질러 졌다면, 마땅히 규명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이 당사자이고 첨예한 입장차이가 있어 수사결과에 승복하지 못할 우려가 크기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 할 수 없도록 객관적인 조사나 수사에 의해 밝혀져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진정한 소통이고 합리적인 통합의 정치로 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즉 지난 대선과정의 일들은 특별검사의 수사에 맡기고, 정치는 산적한 국가적 과제와 '삶의 정치'에 집중 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치는 국민의 삶의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아울러 남북관계와 급변하는 동북아정세에 효과적이고 강단 있는 국가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 정치권은 저성장, 고령사회, 양극화로 대표되는 현재의 경제사회적 모순구조와 불안한 미래에 대해 책임 있는 논의를 시작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고도 우리 정치권이 책임 있는 국민의 대표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여야 모두 국민의 삶을 이야기하고 민생을 이야기하는 만큼 특검수사를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특검수사만이 꼬인 정국을 풀고 여야 모두가 국민의 삶의 문제에 집중하는 정치의제의 대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정부여당이 현재의 검찰수사를 고집한다면, 이 문제는 정부여당이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미완의 과제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정치와 사회에 다시 한 번 깊은 상처와 불신만을 남겨놓을 것입니다.

아울러 저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특별검사의 수사를 통해 국가기관의 조직적 대선개입의혹을 밝혀내고, 정치는 고통 받는 삶의 문제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어내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야 공히 저의 제안을 신중히 검토해주시고, 받아들여주실 것을 청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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